1년 장관보다 못한 파병 용사의 죽음

입력 2007.03.03 11: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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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 1년 지내면 1등급 훈장주고, 목숨바친 사람에게는 5등급 주나?

국가와 민족을 위해 전투에 참가하여 무공을 세운 군인에게만 주는 영예인 무공훈장은 태극무공훈장 ·을지무공훈장 ·충무무공훈장 ·화랑무공훈장 ·인헌무공훈장 등 다섯 종류가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테러로 사망한 육군 다산부대 윤장호 병장의 주검이 2일 오전 성남공항에 도착했다. 육군은 윤 병장 사망을 전사로 처리하면서 하사로 1계급 진급 추서명령을 하달함과 동시에 인헌무공훈장(5등급)을 수여했다.

참여정부는 2005년 11월30일 문희상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장관급 18명에 대해 청조근정훈장(1등급), 유인태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 등 27명에 대해 황조근정훈장(2등급)이 각각 수여했다.

2006년 초에는 성과에 대한 검증도 되지 않은 8.31부동산대책 관련 공무원 30여명에게 훈포장을 수여해 논란이 있었다. 참여정부들어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훈포장은 DJ정부시절에 비해 2.6배나 많다.

문제는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에게는 5등급 훈장을, 뚜렸한 공적도 없이 1년간 장관으로 재직한 사람에게는 1등급 훈장을 주는 것이 정당한 평가인가란 점이다.

상훈법에는 ‘대한민국훈장 및 포장은 대한민국 국민이나 우방국민으로서 대한민국에 뚜렷한 공적을 세운 자에게 수여하며 서훈 기준은 서훈대상자의 공적 내용, 그 공적이 국가사회에 미친 효과의 정도 및 지위, 기타 사항을 참작하여 결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공무원에게 주는 근정훈장과 군인에게 주는 무공훈장을 단순히 등급으로 비교하는 것은 옳지 않다란 반대도 있을 수 있겠지만 훈장을 남발하는 이 정부 하에서 베트남전 참전 이후 첫 해외 파병 군인의 전시 사망에 대해 5등급 훈장을 수여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미국 정부는 윤하사에게 연합작전 수행 중 순직한 외국 군인에게 수여하는 최고의 훈장인 동성무공훈장을 추서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우리와는 달리 무공훈장 말고 다른 훈장이 없기 때문에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더욱이 3.1절인 어제 태릉과 남성대 골프장에서는 장성 6명과 장교 100여명이 골프를 즐겼다고 한다. 지난 28일 국방부는 윤하사 추모 차원에서 장군들의 골프장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지침을 하달했다고 한다. 6명의 장성들이 전역할 때 관례대로라면 윤하사보다 높은 서열의 훈장을 받을 것이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진다.

훈장등급이 공적보다 연공서열에 의해 좌우되는 나라,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12가지 훈장제도를 만들어 훈장을 나눠먹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더 한심한 것은 말로는 상훈제도를 바꾸겠다고 하지만 해가 갈수록 나눠먹기가 더 심해진다는 점이다.

하지만, 윤하사의 미니홈페이지에는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고 윤하사 추모 카페가 생겨서 검은 리본을 단 추모 글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윤하사의 죽음을 5등급으로 취급했지만 네티즌들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그의 죽음을 기리고 있다. 빈소 좌우에 있는 노무현 대통령과 한명숙 총리의 화환보다도, 그 어느 훈장보다도 값지고 명예스러운 것이리라.

잘생긴 대한민국 청년 고(故) 윤장호 하사의 명복을 빌며.

아프가니스탄 폭탄테러로 숨을 거둔 故윤장호 하사의 유해가 2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 운구병들이 고인의 영정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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