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 팀별 리뷰

입력 2007.02.02 08:56  수정

´황금 드래프트´ 10개 팀별 드래프트 분석

데일리안 스포츠

2007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가 1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렸다. 김태술·이동준·양희종 등 향후 한국농구를 이끌어나갈 특급 유망주들이 대거 참가한 이번 드래프트는 참가자 33명 중 25명이 지명을 받아 역대 3번째로 높은 취업률(75.8%)을 기록했다. 농구대잔치 세대에 이어 프로농구 2세대의 등용문이 될 이번 ´황금 드래프트´를 10개 팀별로 분석해본다. (대학/포지션/신장/지명순위)

▲ 서울 SK 나이츠
* 김태술 : 연세대/포인트가드/180cm/1라운드 1순위
* 김재환 : 연세대/파워포워드/197cm/2라운드 10순위

1998년 첫 드래프트 이후 9년만에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얻는 쾌거를 누린 SK의 선택은 대학 최고의 포인트가드 김태술이었다. 강양택 감독대행은 일찌감치 김태술을 1순위 감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정통 포인트가드 김태술은 강동희-이상민-김승현으로 이어지는 천재 포인트가드 6년 주기설의 주인공으로 경기운영능력, 패싱력, 코트비전, 농구센스, 슈팅력, 배짱 등 포인트가드로서 안 갖춘 게 없다. 특히 팀 동료들을 살릴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며 이는 모래알 같은 조직력으로 대변되는 SK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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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술은 ´빅뱅´ 방성윤과도 대학시절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만큼 더욱 빨리 팀에 녹아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술의 지명으로 기존 주전 포인트가드 임재현의 입지가 축소됐지만, 임재현이 슈팅가드로도 활약이 가능한 만큼 김태술이 다음 시즌 SK 주전 포인트가드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SK는 2라운드에서 빅맨 김재환을 뽑았는데, 전희철·김종학 등 팀내 선배들을 넘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SK로서는 김태술의 지명만으로도 이번 드래프트의 승자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 대구 오리온스
* 이동준 : 연세대/파워포워드/200cm/1라운드 2순위
* 김영수 : 명지대/포인트가드/176cm/2라운드 3순위
* 홍성헌 : 성균관대/센터/198cm/3라운드 8순위

오리온스가 모험을 강행했다. ´다니엘 산드린´으로 익히 알려진 혼혈 귀화선수 이동준을 지명한 것이다. 양희종·김영환 등 팀내 취약 포지션인 스몰포워드 자원이 많았지만, 김진 감독은 이동준을 택했다. 이동준의 어마어마한 가능성 때문이다.

당당한 신체조건에 탄력이나 기동력 등 운동능력까지 출중한 이동준은 골밑 플레이가 강하다. 다듬기에 따라 외국인선수 급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다. 김효범·한상웅 등 교포선수들의 성장세가 더디다는 점도 이동준이나 오리온스에게 걸림돌이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구단 사상 처음으로 연세대 선수를 지명할 정도로 이동준에게 기대를 걸고 있고 이동준도 비교적 자유분방한 오리온스 팀컬러가 적합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리온스는 2·3라운드에서 포인트가드 김영수와 센터 홍성헌을 지명했다. 단신이지만 빠른 스피드로 중무장한 김영수는 김승현의 백업 포인트가드로 활약할 전망. 정재호와 추철민의 군입대가 유력하기 때문이다. 또한 백업센터 감으로 홍성헌을 뽑았는데 부족한 웨이트로 과연 프로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안양 KT&G 카이츠
* 양희종 : 연세대/스몰포워드/193cm/1라운드 3순위
* 신제록 : 고려대/슈팅가드/189cm/2라운드 2순위

KT&G는 이번 드래프트의 숨은 승자다. 다른 해였더라면 당장 1순위로 지명됐을 양희종을 데려오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재다능함으로 똘똘 뭉친 양희종은 강력한 수비력과 이타적인 플레이가 강점이다. 특히 수비력은 당장 프로 주전으로도 손색이 없다는 평. 2순위로 지명된 이동준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것에 반해 양희종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즉시전력감이다.


FA라는 변수가 있지만, 주희정·은희석·양희승 등이 모두 남는다면 강력한 ´희 포(four) 라인´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설령 그들 중 몇몇이 빠져나가더라도 공수 양면 모두 꽉 찬 알짜배기인 양희종은 KT&G 간판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큰 스타임에 틀림없다.

KT&G는 2라운드에서 삼성으로부터 신제록을 양도받았다. 슈팅가드치곤 운동능력이 좋은 신제록은 외곽슛이 뛰어난 슈터 타입이다. FA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양희승을 제외하면, 마땅한 슈터가 없는 KT&G에서 웬만한 출장시간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나란히 KT&G에 지명된 양희종과 신제록이 다소 껄끄러운 과거가 있다는 점. 이동준 출전 문제로 첨예한 대립을 보인 지난해 연고전에서 두 선수는 몸싸움을 벌였던 바 있다.

▲ 인천 전자랜드 블랙슬래머
* 정영삼 : 건국대/슈팅가드/187cm/1라운드 4순위
* 김영환 : 고려대/스몰포워드/193cm/1라운드 8순위
* 박세원 : 동국대/슈팅가드/182cm/2라운드 9순위
* 정병국 : 중앙대/슈팅가드/183cm/3라운드 2순위


또 다시 불운이 전자랜드를 덮쳤다. 전통적으로 드래프트에서 운이 없기로 유명한 전자랜드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4순위 지명권과 5~8순위 지명권을 확보해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두 지명권 모두 가장 낮은 4순위와 8순위에 그치는 불운을 입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대어급 선수들은 놓쳤지만, 비교적 괜찮은 선택을 했다는 평. 4순위로 뽑은 정영삼은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넘나드는 듀얼가드로 공수 양면에서 다재다능함을 과시하는 선수. 지명순위가 높다는 평가가 있지만,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소화할 수 있는 실속파다. 8순위까지 미끄러진 김영환은 대학무대 최고의 득점기계였다. 신장도 크고 슛 타이밍도 빠르며 내외곽 모두 공격이 가능하다. 폭발력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럽다.

2·3라운드에서 지명한 박세원과 정병국은 비슷한 타입의 선수들로 트위너 성향이 강하다. 두 선수 모두 슈팅력은 뛰어나지만, 프로에서 슈팅가드로 뛰기 위해서는 작은 신장을 극복해야 할 뿐더러 그외 부분에서도 보완해야할 점이 많다는 지적.

전자랜드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무려 4명이나 지명했다. 정영삼과 김영환은 당장 즉시전력감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전자랜드에 비슷한 타입의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이번에 지명한 선수들을 제외하고서라도 전자랜드는 슈팅가드와 스몰포워드 포지션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여기에 무려 4명이나 같은 포지션 선수들이 가세한 만큼 시즌 종료 후 교통정리가 불가피해 보인다.

▲ 부산 KTF 매직윙스
* 박상오 : 중앙대/파워포워드/197cm/1라운드 5순위
* 허효진 : 중앙대/스몰포워드/189cm/2라운드 6순위
* 남정수 : 조선대/포인트가드/177cm/3라운드 5순위

드래프트에서 언제나 조용한 승자 노릇을 해왔던 KTF는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실속있는 선택을 했다는 평이다. 1라운드에서 김영환·이광재·함지훈 등이 남아 있었음에도 추일승 감독은 ´예비역´으로 군문제가 해결된 박상오를 지명했다.

박상오는 빅맨치곤 빠르고 슈팅력도 좋다는 강점이 있지만 프로에서 파워포워드를 맡기에는 신장이 작다는 흠이 있다. 이 때문에 스몰포워드 변신이 유력하다. 스피드 농구로 중무장한 KTF에서 박상오의 기동력과 공격력은 팀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이며 추일승 감독도 박상오에게도 상당한 기회가 줄 것으로 관측된다.

2라운드에서 선택한 허효진은 지난해 농구대잔치 MVP 출신. 대학에서 부상 등으로 오랜 기간 침체했지만, 정확한 외곽슛을 지닌데다 스피드도 빨라 속공가담에도 강하다. 김도수가 올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하는 만큼 KTF로서는 적합한 선택이라는 평가.

3라운드에서 뽑은 조선대 출신 포인트가드 남정수는 신기성·이홍수·옥범준에 군에서 제대하는 최민규까지, 두터운 포인트가드진에서 얼마나 출장시간을 확보할지 미지수지만 멀리 내다보고 지명한 선수인 만큼 조급해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 전주 KCC 이지스
* 신명호 : 경희대/포인트가드/184cm/1라운드 6순위
* 유병재 : 동국대/슈팅가드/190cm/2라운드 5순위

세대교체가 숙명인 KCC에게 이번 드래프트는 매우 중요했다. 그러나 허재 감독은 윤호성-백주익을 지명한 지난해 드래프트에 이어 이번 드래프트에서도 다소 이해할 수 없는 지명을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1라운드에서 김영환·이광재·함지훈 등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포인트가드 신명호를 뽑았다. 신명호는 강력한 수비가 트레이드마크인 포인트가드지만, 경기운영능력이 떨어지고 프로에서 필수인 외곽슛이 부족하다. 물론 KCC 입장에서도 최고참이 된 이상민의 다음을 대신할 포인트가드가 필요하지만 과연 6순위에서 신명호를 지명했어야 했는지는 의문인 게 사실. 하지만 KCC로서는 포인트가드가 필요했고, 이번 드래프트에서 김태술 다음 가는 포인트가드인 신명호의 지명을 나쁘게만 봐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2라운드에서 낙점한 유병재는 성공적이라는 평가. 타고난 운동능력을 갖춘 유병재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동국대에서 포인트가드와 슈팅가드를 수시로 넘나든 유병재는 득점력도 쏠쏠하고 패싱력도 괜찮은 편이다. 슈팅가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슈팅력을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지만 세대교체 시기가 도래한 KCC에서 상당한 출장시간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 원주 동부 프로미
* 이광재 : 연세대/슈팅가드/186cm/1라운드 7순위
* 김봉수 : 명지대/파워포워드/197cm/2라운드 4순위


동부는 1라운드에서 김영환이 있었지만 이광재를 선택했다. 양경민이라는 전천후 포워드가 있기 때문에 이광재를 선택한 것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 이광재는 정확한 외곽슛이 장기이며 돌파력도 준수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황진원과 비슷한 플레이 스타일을 지녔다.

그러나 과연 동부의 팀 시스템에 적응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광재의 재기발랄함이 동부의 꽉 짜인 세트오펜스에 죽을 우려가 있는 것. 하지만 동부가 언제까지나 지금 같은 팀컬러를 유지할 수 없고, 이광재에게도 상당한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창진 감독의 눈에 들 수 있을 정도의 수비력 발전은 필수다.

2라운드에서 뽑은 김봉수는 김주성의 백업이 유력하다. 물론 김주성이 FA로 풀리지만, 동부는 김주성을 잡는다는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김봉수는 골밑 파워가 뛰어난 빅맨이지만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평가다.

그러나 김봉수 입장에서는 얼마나 많은 출장시간을 얻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동부의 낙점을 받았던 토종빅맨 김영재와 권철현 모두 출장시간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 창원 LG 세이커스
* 송창무 : 명지대/센터/203cm/2라운드 7순위

지난해 오프시즌 대대적인 팀 개편 과정에서 LG는 드래프트 상위 지명권을 잃고 말았다. 결국 LG는 2라운드 전체 17순위로 정통센터 송창무를 지명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송창무는 이번 드래프트 참가자 중 최장신으로 높이와 파워가 좋다. 센터치곤 기동력도 괜찮다는 평이다. 그러나 테크닉, 농구센스, 농구이해도 등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 특히 신선우 감독이 선수에게 요구하는 사항이 많은 만큼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절실하다. 다행히 LG에는 마땅한 백업센터가 없어 송창무에게는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서울 삼성 썬더스
* 우승연 : 경희대/스몰포워드/194cm/1라운드 9순위
* 김동우 : 한양대/슈팅가드/189cm/2라운드 8순위

삼성은 이규섭을 제외한 나머지 포워드들이 약하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 우승연을 지명하며 포워드진을 강화하는데 성공한 모습이다.

우승연은 슈팅력이 정확하며 적극적인 리바운드나 수비 가담 등 궂은일에도 열심이다. 화려하거나 특출나지는 않지만 속이 꽉 찬 선수다. 멤버들의 개성이 강한 삼성에서 우승연은 보이지 않게 팀에 높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라운드에서 지명한 김동우는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력이 뛰어나 삼성의 스피드를 더해줄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선수층이 얇은 슈팅가드-스몰포워드 포지션을 보강한 삼성이지만 2% 아쉬움을 감출 수는 없다. 먼저 이정석의 군입대를 대비한 포인트가드 지명이 포워드진 보강보다 더 시급했다. 또한, FA가 되는 서장훈이 팀을 떠날지 모르는 마당에 1라운드에서 남아있던 빅맨 함지훈을 그냥 지나친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지적된다.

▲ 울산 모비스 피버스
* 함지훈 : 중앙대/센터/200cm/1라운드 10순위
* 박구영 : 단국대/슈팅가드/182cm/2라운드 1순위
* 최고봉 : 조선대/파워포워드/187cm/3라운드 10순위
* 강우형 : 경희대/스몰포워드/190cm/4라운드 1순위


모비스는 전자랜드와 함께 이번 드래프트에서 가장 많은 4명의 선수를 지명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양동근·김동우·정상헌 등이 군입대하기 때문에 선수보강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1·2라운드에서 뽑은 함지훈과 박구영은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된다. 대학무대 최고 빅맨으로 명성을 떨친 함지훈은 전형적인 블루워커 타입이지만, 공격력도 출중해 이창수의 대를 이을 선수로 기대된다. 당초 상위지명이 유력했던 함지훈을 1라운드 마지막으로 잡은 건 모비스에게 행운이다. 박구영은 단신 슈팅가드지만 득점력과 패싱력이 뛰어나다. 모비스에서 뛰기 위한 필수요소인 수비도 좋다.

3·4라운드에서 낙점한 최고봉과 강우형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 최고의 다크호스로 손꼽힌 최고봉은 신장은 187cm에 불과하지만, 골밑 플레이를 즐기는 전형적인 파워포워드. 프로에서는 스몰포워드 변신이 불가피하나, 승부근성이 대단한데다 유재학 감독이 조련사라는 점에서 기대되고 있다. 드래프트에서 맨 마지막으로 지명된 강우형은 에이스를 전담마크하는 전문수비수로 유재학 감독의 스타일에 딱 맞는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비스는 이번 드래프트에서 뽑은 4명 모두 지명순위에 비해 기대이상의 수확이라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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