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7년차 최고연봉 가능할까

입력 2006.12.28 17: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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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크라운 ´2006 최고타자´

누적성적 부족...칼자루는 롯데

한화 김태균이 지난 20일 내년 연봉 3억1000만원에 계약했다. 지난 2001년 연봉 3억원을 받은 이승엽의 7년차 최고연봉을 뛰어넘는 순간이었다. 물론 그 때 당시와 지금의 물가 차이 등을 고려해야겠지만 상징성 면에서 김태균은 한화 구단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

그러자 이번에는 롯데 이대호(24)가 7년차 최고연봉에 도전장을 내던졌다. ´1982년생 거포 라이벌´ 김태균에게 뒤질 수 없다는 자존심도 한 이유. 과연 이대호가 7년차 최고연봉을 넘을 수 있을까.

▲ 최고의 2006시즌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이대호는 약점 많은 기대주에 불과했다. 과체중으로 2루타성 타구를 치고도 1루 베이스를 밟는데 만족해야 했고 몸쪽 공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체력도 약해 혹서기 때마다 고전했다.

결국, 이대호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 엔트리 60명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라이벌 김태균이 당당히 WBC 멤버로 최종 발탁된 것과는 자못 대조적이었다.

하지만, 이대호는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국가대표 4번 타자로 거듭났다.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당당히 대표팀 4번 타자로 맹활약한 것.

이대호의 진화는 비단 다이어트 성공뿐만이 아니다.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결과였다.

기술적으로는 테이크백 동작이 간결해지면서 투수들의 공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 정신적으로는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웠다. 욕심을 버리니 공도 방망이 중심에 맞아가기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무심타법´을 깨달은 것.

이대호는 지난 1984년 이만수 이후 22년만의 타격 트리플크라운의 주인공으로도 올라섰다. 타격(0.336)·홈런(26개)·타점(88개)은 물론 장타율(0.571) 타이틀까지 거머쥐는 등 타격 4관왕을 차지했다. 물론 객관적 지표만을 놓고 본다면 이대호의 트리플 크라운의 가치는 떨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극심한 ‘투고타저’ 시즌에서 이대호는 가장 독보적인 타자였다. 규모가 큰 사직구장, 빈약한 팀 타선 등까지 고려할 때 이대호의 트리플 크라운은 분명 값어치가 크다.

▲ 누적성적이 문제

이대호의 2006시즌은 그 누구도 의심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연봉이라는 것이 한 시즌만 잘해서는 안 된다. 꾸준함을 상징하는 누적성적도 연봉협상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구단에서는 흔히 말하는 ´반짝´ 활약을 걱정하기 때문.

반대로 선수 입장에서는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한 보상심리가 있기 마련. 이대호가 내심 7년차 최고연봉을 바라는 것도 극악의 팀 상황에서도 고군분투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와도 다름없다.

7년차 최고연봉을 기록한 김태균은 올 시즌 예년보다 다소 부진했다. 타율 2할9푼1리·13홈런·73타점. 지난 5년간 연평균 타율 3할1푼2리·20.8홈런·77.8타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거포 본능을 상실해 팬들로부터 ´김똑딱´이라는 비아냥거림까지 들어야했다.

하지만 한 해 정도는 부진할 수 있고 올 시즌 성적도 결코 부진하다고 말 할 수 없다. 결정적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반면 이대호의 누적성적은 자신의 올 시즌 성적은 물론 김태균의 누적성적과도 비교되지 않는다. 이대호의 지난 5년간 누적성적은 연평균 타율 2할6푼1리·10.6홈런·38.8타점에 불과하다. 올 한해 리그를 지배하는 압도적인 활약을 펼친 것은 사실이지만, 누적성적에서 김태균에 많이 뒤진다.

제 아무리 한 시즌을 잘하더라도 꾸준한 누적성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대폭적인 연봉인상을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롯데는 페넌트레이스 7위에 그쳤다. 팀 성적 프리미엄도 이대호는 기대할 수 없다.

▲ 칼자루는 롯데

이대호는 7년차 최고연봉에 대해 내심 욕심을 드러냈다. 롯데가 비록 ´짠돌이 구단´이지만 쏠 때는 시원하게 쏜다. 지난해 손민한이 대표적인 케이스. 손민한은 지난 겨울 연봉 1억8000만원에서 무려 2억2000만원이 오른 4억 원에 계약, 연봉 인상률 122%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MVP와 다승왕을 거머쥐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손민한의 경우에는 누적성적이 2004년부터 좋았다.

이대호도 마찬가지. 지난해 타율 2할6푼6리·21홈런·80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고 올해 대박을 터뜨렸다. 손민한과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다.

하지만 롯데 구단에서는 3억 원도 어렵지 않겠냐는 반응을 보였다. 올해 이대호의 연봉은 1억3000만원. 김태균의 3억1000만원을 넘기 위해서는 연봉 인상률이 무려 144% 이상 되어야 한다. 손민한에게는 화끈한 대접을 해줬지만 예부터 롯데는 투자에 인색했고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예우도 그리 훌륭하지 않았다.

4년 전 간판스타 박정태와의 FA 협상 줄다리기가 그 예다. 송진우·정민철·구대성 등 프랜차이즈 스타들에게 진심 어린 대우를 해주는 한화와는 대조되는 장면이다.

이대호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대형타자임에 틀림없다. 이대호가 장차 롯데를 이끌어나갈 중심이라는 점에서 롯데 구단은 라이벌 김태균 못지않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기진작 차원에서라도 말이다.

7년차 최고연봉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롯데로서는 이대호의 누적성적과 올 시즌 성적 그리고 사기진작과 내후년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적정선을 찾는데 고민을 거듭해야 할 입장이다. 롯데의 고민은 해를 넘어 정해년 초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데일리안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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