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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어른만 보는 판타지 ´판의 미로´


입력 2006.12.12 09:45 수정        

아름답지 않은 동화속 판타지, 잔혹한 운명이 시작된다.

비밀의 문이 열리는 순간 기이한 판타지의 전설이 깨어난다.

지난 금요일 평소처럼 좋아하는 판타지 영화의 개봉과 더불어 극장을 찾았다. 판타지 영화라는 정보만으로 여섯 살 난 아이를 동반하고서 말이다.

내란으로 불안한 전쟁터 비달장군의 비인간적 카리스마는 영화를 시종 불안하게 한다. 내란으로 불안한 전쟁터 비달장군의 비인간적 카리스마는 영화를 시종 불안하게 한다.

´판의 미로´는 판타지라기보다는 잔혹한 스페인 내란 전쟁과 더불어 암울하고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주축을 이루고 있어서 아이랑 영화를 보러 온 몇 몇 사람들이 대략 낭패를 보았을 것이다.

영화는 시작하면서 오래된 동화와 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하세계의 공주가 지상을 동경해서 탑을 올라오다가 빛에 의해 죽음을 당했다는 이야기와 인간세계에 환생한 공주가 언젠가는 지하궁전에 돌아오리라는 암시를 깔아둔다.

그리고 1940년 현실에선 꿈 많은 소녀, 오필리아가 만삭인 엄마와 함께 내란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군인인 새아버지가 계시는 부대안 저택으로 이사를 간다.

지하왕국의 파수꾼 판과 만난 오필리아는 자신이 공주임을 알고 그가 제안하는 세가지 미션을 수행하기로 한다. 지하왕국의 파수꾼 판과 만난 오필리아는 자신이 공주임을 알고 그가 제안하는 세가지 미션을 수행하기로 한다.

하지만 첫 만남부터 자신을 못 마땅해하는 냉혹한 새아버지에게 두려움을 느끼지만 동화책을 좋아하는 오필리아에게는 신비한 숲으로 둘러싸인 저택의 분위기에 마음을 빼앗긴다.

잠을 못 이루던 오필리아에게 나타난 작은 곤충은 거짓말처럼 요정으로 변신해서 오래된 미로를 통과해 판이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오필리어를 데리고 간다.

신비로운 모습에 이끌린 오필리아는 요정을 따라 미로로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판이라는 기괴한 요정을 만난다. 판은 오필리아에게 그녀가 지하왕국의 공주였으나 인간세계로 나왔다 돌아가지 못하고 인간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알려주고 다시 공주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으로 세 가지 미션을 제안한다.

첫번째 미션인 거대한 두꺼비를 죽이고 열쇠를 손에 넣기위한 도전을 위해 두꺼비가 살고있는 고목앞에 선 오필리아 첫번째 미션인 거대한 두꺼비를 죽이고 열쇠를 손에 넣기위한 도전을 위해 두꺼비가 살고있는 고목앞에 선 오필리아

영화는 처음부터 암울한 현실과 소녀가 감당하기 어려운 미션등으로 잔혹한 동화의 양면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반란군과의 전투, 끝없이 냉혹하고 잔인한 오필리아의 새아버지 비달장군과 반란군에 애인을 둔 메르세데스라는 가정부와 함께 비달장군의 비뚜러진 인간성을 믿고 결혼한 오필리아 엄마의 출산 후 죽음은 공포스런 인간세상에 오필리아가 미련을 두지 않도록 한다.

<판의 미로>는 기본적으로 ‘끔찍한 현실’과 ‘환상의 모험’을 왔다갔다하는 오필리아의 일상을 다룬다. ‘현실’은 스페인 내전으로 인해 식량을 배급해야 할 정도로 궁핍하며, 반군은 저택 안까지 침투해 정보를 빼돌린다.

반란군의 스파이 메르세데스는 엄마를 잃은 오필리아의 구원자이며 정부군 군인들의 눈을 피해 의약품을 비롯한 여러 정보들을 반군에게 전하는 용감한 여성이다.

미션수행에서 첫번째로 필요한건 용기. 미션수행에서 첫번째로 필요한건 용기.

메르세데스와 비달장군과 반란군의 만들어내는 긴박한 전쟁영화의 줄거리가 커다란 맥을 이루고 있다면 한편에서는 판이 찾아오는 밤이 되면 모아나 공주가 된 오필리아가 기이한 ‘환상’을 보여주며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이중 구조를 펼친다.

첫 번째 임무 수행을 위해 오래된 나무속으로 들어간 모아나 공주는 거대한 두꺼비를 만난다. 두 번째 임무는 아이들을 잡아먹었다고 알려진 전설의 식인귀를 만나 칼을 훔쳐 오는 것이다.

오필리아에게 판이 알려준 세 가지 미션은 용기와 인내와 희생에 관한 불가능한 모험들이다. 그러나 마법의 동화책과 어디로든지 들어갈수 있게 문을 만드는 마법 분필과 요정들만 있다면 오필리아는 두려울게 없다. 왜냐면 그녀는 정말로 마법세계인 지하왕국의 모아나 공주이기 때문이다.

비달의 잔인함이 드러날 수록 오필리아는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해 더욱 지하세계를 갈망한다. 비달의 잔인함이 드러날 수록 오필리아는 현실에서 도망치기 위해 더욱 지하세계를 갈망한다.

영화는 곳곳에 잔인한 장면에 대한 장치를 많이 해두었다. 시종일관 손에 땀이 고이는 등 아슬아슬한 공포의 예감으로 인해 긴장을 늦추기 힘들다. 그래도 소녀의 환타지 실현을 응원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으니....´판의 미로´는 영화에 몰입하게 만드는 영화임에 틀림없다.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독특한 캐릭터들이다.

그동안 판타지 영화에 등장했던 여러가지 캐릭터들은 수많은 팬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하면서도 선악이 구분되는 확실한 개성이 있었다면, ´판의 미로´에서는 그런 기존의 발상을 완전히 뒤집는다.

끔찍한 두번째 미션의 괴물과 맞서야 하는 오필리아. 인내가 필요한 두번째. 끔찍한 두번째 미션의 괴물과 맞서야 하는 오필리아. 인내가 필요한 두번째.

요정은 초라한 곤충과 같고 많은 관객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미션 두번째에 나온 아이들을 잡아먹는 괴물은 눈을 손에 붙여서 사물을 보는 끔찍한 모습을 보인다.

판은 또 어떠한가. 원래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판의 모습처럼 숫양의 뿔과 신비로운 눈에 아름다운 금발을 갖고 있지만 그런 기괴한 모습과 판이라는 종족들의 음흉한 성격탓에´판´의 친절한 모습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

어쨋거나 놀라운 스토리의 발상을 보여준 ´판의 미로´는 영화계의 기괴한 상상력의 총아라 불리우는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자신의 기량을 어김없이 발휘한 연출로 2006년 칸 영화제에서 세상을 놀라게 했고 최고의 화제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필리아를 감싸주던 가정부 메르세데스는 반란군의 스파이 오필리아를 감싸주던 가정부 메르세데스는 반란군의 스파이

그의 영화들의 필모그라피를 살펴보면 <블레이드2>, <헬보이> 등으로 보아 영화적 재미는 이미 입증된것과 다름없을 것이다.

여기까지 영화에 대한 이야기만 단숨에 써내려온 필자가 본 올해의 가장 무겁고 잔혹한 영화를 꼽아보라고 하면 서슴치 않고 이 영화를 추천할 것이다. 그러나 무겁고 잔혹한 영화는 슬픔과 감동으로 치장이 되어있고 선이 굵은 남성미마져 흐른다.

스페인 내란이 일어났던 잔혹의 시절, 반란군과 싸우는 정부군이 있고 여린 여자들과 계급위에 군림하는 절대적인 힘의 보유자 비달장군의 잔인한 성격이 군인이라는 상화을 넘어서 이상성격 장애자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더욱 긴박하게 돌아간다.

세번째 미션. 희생을 위해 어린 남동생을 데려온 오필리아. 세번째 미션. 희생을 위해 어린 남동생을 데려온 오필리아.

재미와 흥미가 넘치는 액션보다는 인간의 가장 악마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판의 미로´

이렇게 처절한 판타지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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