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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보석같은 여행지, 서천


입력 2006.04.24 09:43 수정        

춘장대 해수욕장, 동백숲 볼거리 다양

백년 된 동백나무 숲에 만발한 동백꽃이 화사함을 뽐내고, 여름에는 춘장대 해수욕장의 너 른 해변과 시원한 송림에서 더위를 식히며, 가을에는 제철을 맞은 전어잡이로 홍원항에 넘쳐나는 전어 구이 냄새가 코끝을 간지럽힌다.

뿐만 아니라 영화 JSA가 촬영된 신성리 갈대밭은 그 애잔함이 절정을 이루기도 한다. 겨울로 접어들면 금강하구둑에는 무수한 겨울철새들이 찾아와 자연의 신비를 새로이 깨 닫게 해주고, 동짓날을 전후한 40일동안엔 마량리 앞바다로 해가 뜨고 지는 해넘이와 해돋이를 모두 볼 수 있다.

바로 충남 서천군으로의 여행에서 만나게 되는 일들이다. 사시사철 이렇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여행지는 흔치 않다. 하물며 그 좋은 여행지가 여행객들에게 그리 유명하지 않다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무엇 때문인지 그 이유를 살펴보니 서천군 을 에워싼 주변이 충남 부여, 대천해수욕장이 있는 보령군, 전북 군산 등 오래 전부터 내로라하는 관광 명소들이었던 탓이다. 더불어 서해안 고속도로가 완공되기 전까지는 불편했던 교통도 한가지 이유였다.

유명한 명소들 틈바구니에 끼어 억울하게 무명 신세였지만, 소리 없이 알차게 익은 가을 알밤처럼 속이 꽉찬 여행지, 서천군으로 늦여름, 초가을 여행을 떠나 보았다. 춘장대 해수욕장

해수욕장의 풍경들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춘장대IC로 빠져 나와 춘장대해수욕장과 마량리 포구가 위치한 서면 방향으로 접 어드니 길 양옆으로 사람 얼굴보다 큰 접시꽃들이 가로수처럼 심어져 있다.

탐스러운 모양새와 울긋불긋 화려한 색깔을 뽐내며 활짝 웃고 있는 접시꽃들은 기대치 않았던 반가운 환영인사를 건네오고 그 덕인지 여행의 시작이 즐거워진다. 6월에 피기 시작해 8월까지 만발하는 이 꽃은 여름 해수욕객을 위한 서천군 의 첫인사쯤 될까.

들뜬 마음으로 한걸음에 *춘장대해수욕장 으로 향한다. 늦은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 기고 있는 춘장대해수욕장은 울창한 송림과 아카시아 숲을 뒤로하고, 서해를 향해 둥글게 두 팔을 내뻗은 형상이다.

경사가 거의 없는 넓은 백사장은 썰물로 물이 빠지면 바다에 묻혀 있던 500m 가량의 긴 모래사 장이 드러나 물놀이를 즐기던 해수욕객들은 즉석 갯벌체험을 즐긴다. 게와 조개 등의 수생생물들은 아이 들의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해서 머리를 맞대고 모래를 파내고 있는 가족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수심 이 얕아 아이들의 해수욕에 좋기 때문에 이곳에는 유독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의 여행객들이 많이 눈에 띤다. 수영에 능숙치 않은 어른들 역시 안심하고 바다를 즐길 수 있어 춘장대를 찾는다.

동백나무 숲 정상의 동백정 동백정 앞 바다
서천해양박물관을 지나 마량포로 향하는 길목에 *마량리 동백나무숲 이 자리하고 있다. 어부들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500년 전에 심어진 동백나무들은 현재 84그루가 남아 있는데, 일반적인 동백나무 3~4그루 를 합친듯한 몸체의 굵기를 보자면 수령의 육중함이 절로 느껴진다.

봄이면 붉은 동백꽃이 만발하는 이 숲 정상에 바다를 내려다보고 자리한 동백정에서는 서해안의 일반적인 바다와는 다른 색다른 모습의 바다 를 만나볼 수 있다. 푸르른 바닷 빛깔과 절벽 아래로 와 닿는 파도는 이곳이 동해인지 서해인지 헷갈리 게 할만큼 아름답다. 동백정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조망한 후 소나무 숲을 한바퀴 도는 산책까지는 1시간이면 충분한 코스이다. 마량포 해돋이

마량포의 방파제 전망대 마량리 앞바다를 지나는 어선
풍성한 제철생선이 넘쳐 나는 홍원항에는 9월이면 전어가 풍년이다. 9월 말에 열리는 ´전어큰잔치´에 맞추어 찾는다면 고소하고 감칠맛이 일품인 전어를 회나 구이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홍원항과 달리 마량포는 고기잡이보다는 관광지로서의 명성이 더 높다. 서해안의 여느 바다들과 마찬가지로 마량포에서 보는 해넘이도 근사하지만 이곳이 유명한 이유는 해돋이 또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매년 동짓날을 기준 으로 전후 20여일씩 총 40여<
일간 방파제 전망대 동쪽으로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떠오르는 태양이 장관 을 연출하고 연말연시가 되면 이

*마량포해돋이 를 보며 마음을 새로이 다지려는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해돋이를 볼 수 없는 시기이지만 방파제에 올라 삼면으로 애워싼 바다를 향해 서면 마음까지 트이는 시원 함이 느껴진다. 가을이 깊어지면 신성리갈대밭과 *금강하구둑 은 그 진가를 발휘한다. 폭 200m, 길이 2km 갈대밭에는 키가 2m가 넘는 갈대들이 바람에 넘실대는 모습이 반짝이는 금강의 물결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을 이룬 다. 금강 하구둑에서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오는 10만 마리의 겨울 철새들을 보기 위해 탐조여행을 떠나 보는 것도 멋진 계절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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