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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의 차, 찌야(chia)를 들어보셨나요?


입력 2006.03.29 08:52 수정        

행복을 담은 네팔의 홍차 찌야…하루 시작을 알리는 차

네팔의 차 찌야. 네팔의 차 찌야.
아침에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마스떼(Namste;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시작으로 염소의 젖을 짜서 오랜 세월을 함께 했을 법한 냄비에 붓고 물과 함께 끓인다. 그리고 홍차 가루를 뿌려 다시 팔팔 끓인 다음 컵에 따라 마신다.

그것이 바로 네팔의 홍차 ´찌야(chia)´이다. 그들은 그렇게 아침 인사를 나누고 찌야를 마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세계의 지붕, 네팔
히말라야 정상에 오르기 위해 산악인들은 무던히 네팔을 찾는다. 히말라야 정상에 오르기 위해 산악인들은 무던히 네팔을 찾는다. 그래서일까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나라이다. 그렇지만 정작 별로 아는 것은 없다.

일반인들에게 네팔에 대해 물어보면 ´히말라야산맥…´이라고 말끝을 흐릴 것이다. 이 정도가 우리가 알고 있는 네팔에 대한 상식이다. 그러나 그들에게 차!가 있다는 사실. 이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는 독자들의 표정이 벌써부터 상상이 간다. 그래서 이 달에는 네팔의 차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네팔 음식점「나마스떼(Namaste)」를 찾았다.

네팔은 길거리에서 티숍으로 운영되며, 찌야를 판매한다. 네팔은 길거리에서 티숍으로 운영되며, 찌야를 판매한다.
그곳에 들어서자 지배인 말란(Mailan)이 ´나마스떼´하고 인사를 한다.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자 찌야 한 잔을 내온다. 그리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들의 오래된 차 역사이야기부터….

네팔은 인도와 티베트 사이에 위치한 국가로 두 나라의 문화를 적절히 수용,발전시켜 그들만의 문화로 정착시켰다. 그 덕분에 힌두교와 티베트 불교가 공존하고 있는데, 그들의 차 역사의 시작은 인도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바로 그들이 마시는 차 찌야는 홍차이기 때문이다.

차의 산지, 일람
언제, 어떻게, 어디서 차가 유입되어 발전되었는지는 역사적인 기록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네팔에서 홍차가 성행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인도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역시나 네팔의 차 생산량 대부분은 홍차가 차지하고 있다.

네팔의 주요 차산지는 동네팔에 위치한 일람 지역이다. 이외에도 북쪽의 판쯔터르와 서쪽의 코시 지방에 있는 던쿠타에서 재배되고 있다. 일람의 경우 해발 1.200m의 구릉지대 지역의 절반이 차밭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겨울철 4개월 간을 제외하고 네팔 여성들이 커다란 바구니를 등에 지고 찻잎을 따고 있는 모습을 늘 볼 수 있다.

CTC티와 선물용 차 CTC티와 선물용 차
차나무는 3년에 한 번씩 뿌리 근처까지 가지를 잘라내는데, 우기가 되면 싹이 금방 돋아 다시 잎이 무성해져 생산량이 상당한 편이다. 이렇게 구릉지대에서 재배되는 차는 가늘고 긴 모양의 찻잎으로 가공(우리의 잎차에 해당)되며, 차 자체의 풍부한 향을 맛볼 수 있는 플레인 티(우유를 넣지 않은 홍차)로 즐긴다.

일람티는 고급제품으로 인도 다즐링에 수출되기도 하며, 100g 당 Rs200, 우리나라 돈으로 350원이다. 또한 선물용으로 나무 상자나 알록달록한 주머니에 담아 기념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네팔의 홍차, 찌야
대부분의 네팔 사람들은 플레인 티보다는 우유와 설탕을 듬뿍 넣어 만든 홍차 찌야를 선호한다. 이는 그 곳의 물에 석회질이 많은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못한 형편이 더 크게 작용하였다.

CTC티라고 불리는 과립 형태의 찻잎을 사용하는데, CTC티라는 말은 Cut(자르다)와 Tear(찢다), Crush(으깨다)의 합성어로 구릉지대에서 재배되는 잎차와는 달리 터라이 평원 지방, 일람의 남쪽 부근에 위치한 자파 등에서 재배되고 있다.

네팔 사람들은 찌야를 언제 어디서나 마신다. 네팔 사람들은 찌야를 언제 어디서나 마신다.
찌야를 만드는 방법은 널리 알려져 있는 밀크티와는 조금 다르다. 일단 재료에서부터 차이를 보이는데, 그들의 종교인 흰두교의 관례 때문에 염소의 젖을 이용한다. 적을 짜 얻은 우유를 물과 함께 냄비에 끓이고 그 뒤에 CTC티를 넣은 후 다시 한 번 끓여 거름망을 이용하여 찻잔에 따른다.

그리고 티스푼으로 젖지 않고 그대로 마신다. 찌야를 마실 때에는 특별한 격식은 없다. 찌야를 마시는 일은 이제 보통 네팔인들이 하루에 5잔 이상을 마시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그들의 일상생활이 되어버렸다.

다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식사를 하기 전에 찌야 한 잔을 마시고 하루를 시작하고, 점심식사를 과자로 대신하는 네팔 사람들은 이때도 찌야를 마신다. 또한 가족,친구,연인끼리 대화를 할 때도 마시며, 네팔의 가을축제인 더사이(Dashain)에 먹는 셀로티(Sel Roti; 쌀로 만든 과자)와도 함께 즐긴다.

찌야는 네팔인들의 생활 속에 오랜 기간 뿌리를 내리고 함께 숨쉬며 성장해 온 것이다. 세계의 지붕 네팔, 비록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지만 신을 믿고 찌야를 마시며, 언제나 환하게 ´나마스떼´라며 인사를 건네는 낙천적인 그들은 그래서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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