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골 얻어맞은 맨유…살림꾼 복귀에 ‘반색’

입력 2012.09.06 11:40  수정

맨유, 전투적 중앙 미드필더 부재 고전

플레처 복귀 임박에 퍼거슨 감독 ‘활짝’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5일(한국시각) 발표한 ‘2012-13 UEFA 챔피언스리그’ 선수명단(23명)에 대런 플레처(28)를 올렸다.

[데일리안 스포츠 = 김준호 객원기자]허리 불안으로 활짝 웃지 못하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 낭보가 날아들었다.

맨유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5일(한국시각) 발표한 ‘2012-13 UEFA 챔피언스리그’ 선수명단(23명)에 대런 플레처(28)를 올렸다. 이는 만성염증성 장질환 탓에 지난해 11월부터 장기결장 했던 플레처 복귀가 임박했음을 의미한다.

퍼거슨 감독은 플레처 복귀에 대해 “불과 2주 전 훈련에 참가했다. 계속 플레처 건장에 주의를 기할 것”이라면서 “선발 출장은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플레처가 빠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2~3년 전 체중으로 다시 돌아온 상태”라는 말로 챔피언스리그 명단에 포함한 이유를 설명했다.

맨유는 최근 몇 년간 중원을 누비는 ‘투쟁적 미드필더’ 부재가 약점이었다. 이는 맨유가 올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에버턴에 0-1 패배를 당하며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에버턴전 패배는 마루앙 펠라이니의 뛰어난 피지컬을 봉쇄하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풀럼전에서도 무사 뎀벨레의 터프한 플레이와 개인기에 고전했다. 승격팀 사우스햄턴전에서 답답한 경기력을 드러낸 원인도 허리 탓이었다. 지금까지 폴 스콜스, 톰 클레버리, 마이클 캐릭, 안데르손을 번갈아 기용했지만 모두 전투적 성향과는 거리가 멀다.

미드필더의 부진은 수비 불안까지 초래했다. 맨유가 3경기 동안 무려 5골을 내준 원인은 포백 라인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하지 못한 중앙 미드필더의 부진 탓이 크다.

2007-08시즌 이후 제대로 된 중앙 미드필더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던 맨유는 이번 여름이적시장에서 굵직한 영입 작품들을 빚었다. 리그 내 전통의 라이벌로 꼽히는 ‘숙적’ 아스날에서 로빈 반 페르시를, 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꼽히는 가가와 신지를 불러들였다. 이는 루니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경우, 그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공격 루트의 다양화까지 꾀할 수 있는 영입으로 일거양득의 효과를 기대케 한다.

이렇게 공격수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강력한 탈환 의지를 드러냈지만, 정작 늘 취약점으로 지목됐던 ‘즉시전력감’의 중앙 미드필더 영입은 이번에도 없었다. 가가와는 훌륭한 공격력을 선보이지만 수비로는 확실한 검증을 받은 적도 없고, 반 페르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지만 중원을 챙길 미드필더는 아니다.


수비력 빼어난 전투적 성향 미드필더 부재 ‘대량실점 도화선’

현 스쿼드에서 중원 자원들을 살펴보면 수비에 무게를 두고 접근했을 때, 상당히 불안하다. 스콜스와 클레버리, 안데르손은 공격에 무게가 쏠린다. 많은 활동량이 돋보이긴 하지만 전문 홀딩 미드필더라 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캐릭 하나로 각종 대회에 참가하는 맨유의 중원 수비를 맡긴다는 것은 큰 부담이다. 가가와의 중원 투입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공격 재능이 훨씬 뛰어난 선수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실제로 맨유는 ‘2012-13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개막 이후 3경기에서 5골이나 얻어맞았다. 에버턴-풀럼-사우스햄턴 등 초강력 화력을 자랑하는 팀들을 상대한 것도 아니다. 공중 경합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수비진의 실수가 컸지만, 실점은 수비수들만의 책임은 결코 아니다. 미드필드진 수비력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실점이 급증하는 것이 현대축구다.

수비진의 계속되는 부상 여파 속에 캐릭의 수비수 출전으로 클레버리, 스콜스, 안데르손 조합으로 중원을 꾸린 맨유는 매 경기 실점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반 페르시의 환상적인 활약이 없었다면 현재 성적(2승1패)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런 상황에서 부상과 기나긴 사투를 벌인 플레처가 돌아온다는 것은 ‘천군만마’를 맞이하는 기쁨이다. 동료들을 위한 헌신적임 움직임과 정확한 킥을 바탕으로 연결하는 패스, 중요한 순간에는 공격 포인트까지 올리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는 그의 복귀는 그야말로 단비다. 플레처 가세는 흔들리는 수비의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 시즌 50경기를 넘게 치러야 하는 맨유 입장에서도 체력 안배라는 효과도 누릴 수 있게 된다.

지난 시즌 맨유는 골득실차에서 밀려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에 우승컵을 빼앗겼다. ‘많이 넣고 적게 먹는’ 효율적 골득실 관리도 매우 중요하다.

골 넣을 준비는 마쳤다. 2011-12 EPL 득점왕 반 페르시, 분데스리가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꼽힌 카가와를 영입하며 기존의 루니, 웰벡, 치차리토와 다양한 조합을 이뤘다.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는 플레처의 복귀는 맨유가 자랑하는 공격진 위력 배가를 기대케 한다. ‘든든한 살림꾼’ 플레처의 복귀 임박 소식만 들어도 마냥 기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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