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사 사열 전두환 감싼 한기호에 야권 맹공격

조소영 기자 (cho11757@dailian.co.kr)

입력 2012.06.11 20:00  수정

강기정 "끔찍한 역사 되돌리기 행위 민주당이 막아야"

한기호 지지 이외수에도 '불똥' "쇠약하신 분들의..."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열 논란’에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11일 일제히 공격을 퍼부었다. ‘색깔론 논란’으로 수차례 ‘어퍼컷’을 맞았던 민주당과 통진당의 반격인 셈이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육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육사발전기금 200억원 달성’ 기념행사에 장세동 전 안기부장 등 5공 핵심 인사들과 함께 참석해 생도들의 퍼레이드를 참관했다. 그러면서 육사 생도들의 경례에 거수경례로 화답했고, 이 장면이 보도되면서 ‘사열 논란’이 불거졌다.

강기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첫 신임 지도부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행위는 국가기강 문란 행위이고, 5.18 광주항쟁에 대한 부정이고, 전두환 5공 세력의 복권행위”라면서 “반복되는 유신독재와 5공 세력의 복권과 부활은 ‘박근혜 대세론’과 함께 태어난 그림자이다. 끔찍한 일로 이런 ‘역사 되돌리기’ 행위는 민주당이 반드시 막아야할 책무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규의 수석부대변인 또한 “내란과 반란의 수괴들의 육사 의장대 사열을 규탄한다. 또한 차세대 군 지도자인 육사 생도들의 나라에 대한 충정을 왜곡시킨 망동 앞에 분노한다”면서 “이와 관련해 육사교장을 즉각 해임하고 김관진 국방장관은 사퇴해야 한다. 청와대는 진상을 규명하고 해명하라. 그리고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위원장 또한 이 가공할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혀라”고 쏘아붙였다.

통진당도 가세했다. 이지안 부대변인은 전 전 대통령이 당시 자리에 참석할 수 있었던 이유가 500만원 이상 기금 출연자 160명 명단에 포함됐던 것을 겨냥해 “전 전 대통령이 육사발전기금을 1000만원이나 냈다고 한다. 전 재산이 29만원이라고 주장하며 추징금 2205억 중 76%를 납부하지 않고 있는 피의자의 후배 사랑이 참으로 갸륵하다”고 비꼬았다.

전 전 대통령 옹호한 한기호, 총선에서 한기호 지지한 이외수에게도 ‘불똥’

전 전 대통령을 옹호하면서 구설에 오른 육군 장성 출신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도 야당을 비롯해 누리꾼들의 세찬 매질을 받고 있다. 4.11총선 당시 여당 후보들 중 이례적으로 그를 지지했던 소설가 이외수 씨에게까지 불똥이 튈 정도다.

트위터리안 toto****는 “전두환의 육사생도 사열을 문제될 게 없고, 5.16 쿠데타를 구국의 혁명일 수 있다고 강변하는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을 지지한 소설가 이외수 선생님, 어떻게 됐든 한마디 해명은 하셔야 할 듯”이라며 “가장 새누리당스러운 분을 지지하셨으니 말입니다”라고 했다.

또 다른 트위터리안 with****** 또한 “이외수 님이 새누리당 한기호를 지난 총선에서 추진력, 결단력 있고 호탕해 지지했다는군요. 하하. 쇠약하신 분들의 공통된 대리의지 선망 증후군입니다”라면서 “경제적 약자들이 부자들보다 보수당인 한나라당을 선호했다는 통계분석과 같은 상태로 보여짐”이라고 적었다.

이에 대한 논란이 점점 커지자 이 씨는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곤계란들이 몰려들어 개드립 한 줄을 자살폭탄처럼 투척하고 벽돌 한 방에 사라져 버리는 애국열사 놀이를 시작했군요”라며 비꼬았다.

앞서 한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 전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경례한 것은 부정하지 않지만, 내가 확인한 바로는 다른 사람도 경례하거나 박수를 쳤다. 전 전 대통령 한 사람만 딱 찍어서 보니까 그렇게 보이는 것”이라며 “이석기, 김재연 통진당 의원도 육사에 후원금을 냈으면 그 자리에 참석해 경례로 화답해도 된다”고 말했다.

또 “5.16은 쿠데타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시간이 흐른 이후에는 그것이 결론적으로 구국의, 국익의 혁명일 수 있다”며 “그래서 역사적인 사건을 현재 시점에서 정의하는 것은 아직 좀 기다려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길기수 민주당 부대변인은 이에 “한기호 의원의 망언이 점입가경”이라면서 “쿠데타를 일으켜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국민의 생명을 빼앗아 집권한 세력이 군의 간부로서 군을 이끌어갈 육사생도에게 사열을 받는 것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의 표현은 5.16 쿠데타를 옹호하고 군부독재를 비호하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지안 통진당 부대변인도 “5.16 쿠데타가 구국의 혁명이라니,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우롱하는 가히 쿠데타적 망언이자 4.19정신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반헌법적 인식”이라며 “5.16 쿠데타가 구국의 혁명이라고 말하는 국회의원의 ‘국가관’이 대한민국 헌법 위에서 기능하고 있는지 그저 궁금할 따름”이라고 공격했다.

이어 “2007년 대선경선 당시 5.16 쿠데타가 구국의 혁명이라고 말했던 박근혜 전 위원장 또한 이참에 명확하게 자신의 국가관을 밝히길 바란다”면서 “그것이 유력한 대선주자로서 국민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까지 이날 오전 브리핑을 갖고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의례가 아니다”라면서 “육사 생도들이 퍼레이드하면서 (관중석으로) 예의를 차리는 것은 관중석에 있는 모든 분들을 향한 일반적인 행위로 이를 정치쟁점화해선 안된다”고 했지만 좀처럼 비판의 목소리는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데일리안 = 조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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