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전 질타’ 고원준이 커야 롯데 큰다

이경현 넷포터

입력 2012.02.08 18:33  수정

롯데 양승호 감독 신뢰 깔린 채찍

10년 에이스 고원준에 대한 기대 반영

때로 면전에서 혹독한 질타를 마다하지 않았던 양승호 감독도 바깥에서는 늘 고원준 재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롯데의 미래’ 우완 고원준(22)은 지난해 롯데 마운드의 숨은 공신이었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9승7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9승은 팀에서 네 번째 정도의 다승이지만, 실질적 공헌도는 그 이상이었다.

당초 마무리로 낙점됐지만 팀 사정에 따라 들쭉날쭉한 등판과 보직변경을 감수하며 이룬 성과다. 연봉이 전해 5500만원에서 100% 인상된 1억1000만원을 기록한 것도 이러한 공헌도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원준은 동시에 지난해 양승호 감독으로부터 애정 어린 질타를 가장 많이 들었던 투수이기도 하다.

양승호 감독이 선수들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는 스타일이지만 유독 고원준에게만은 "그 정도 실력으로는 다른 팀에선 선발로 뛸 수 없다", "아직 에이스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혹독한 평가를 자주 내렸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눈앞의 작은 성공에 안주해선 안 된다는 경계와 함께 아직도 충분히 더 성장할 수 있는 애제자의 잠재력에 대한 굳은 신뢰가 깔려있다.

때로 면전에서 혹독한 질타를 마다하지 않았던 양승호 감독도 바깥에서는 늘 고원준 재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고원준은 어리지만 노련하다. 투수리드 없이도 강하게 던질 때와 약하게 던질 때의 완급조절을 할 줄 아는 투수”라고 높은 평가를 내리기도.

양승호 감독은 롯데 사령탑 취임 초기에는 고원준을 미래의 마무리 후보로 점찍고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시즌에 접어들며 여러 사정으로 인해 그를 선발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고원준이 한 가지 보직에만 전념했더라면 더 좋은 성적도 가능했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다음 시즌은 고원준 야구인생에 또 다른 도전이다.

2012시즌 롯데의 뒷문은 이미 김사율과 정대현이 있다. 대신 선발진이 약해졌다. 올해 롯데는 에이스 장원준이 군복무로 팀을 비웠다. 15승을 거둔 장원준의 공백은 사실 롯데 입장에서는 일본으로 떠난 4번 타자 이대호 이상의 공백이다. 현재 롯데 선발진 송승준과 라이언 사도스키를 제외하면 확실한 투수가 부족하다.

2012시즌을 앞두고 양승호 감독은 롯데 마운드의 새로운 키로 바로 고원준을 지목했다. 양승호 감독은 고원준이 다음 시즌 풀타임으로 롯데의 3-4선발을 책임지며 10승 이상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원준에게도 이제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장기적으로 풀타임 선발로 확실히 자리를 잡는 것이 선수로서의 미래에 훨씬 유리하다.

올 시즌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분발이 필요하다. 롯데는 고원준을 향후 10년간 롯데 마운드를 이끌어갈 미래의 에이스로 여기고 있다. 해마다 얼마나 성장하느냐에 따라 롯데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승호 감독은 “올 시즌에는 고원준이 2011년보다 더 좋은 활약을 펼쳐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마운드를 꾸려나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만큼 고원준에 크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데일리안 스포츠 = 이경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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