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들러리로 전락’…상처만 깊게 패인 올스타전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10.08.05 13:58  수정

2진급 바르셀로나에 2-5로 참패

소외된 K리그 ‘과정도 결과도 참담’

K리그는 이번 초청경기 내내 여론의 관심에서 소외돼 있었다. 명색이 K리그 올스타들의 잔치에 바르셀로나가 초청된 형식이었지만, 정작 주인공은 바르셀로나였고 K리그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 초청 K리그 올스타전’은 한국축구에 큰 상처만을 남겼다.

시작부터 끝까지 무성의하고 오만방자한 모습으로 일관한 바르셀로나의 행태가 가장 큰 문제였지만, 정작 2진급을 내보낸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2-5라는 무력한 패배를 당한 K리그 올스타들의 모습도 큰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결과가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상대는 주축 선수들이 상당수 빠진 사실상 2군 팀이었다. 그나마 리오넬 메시 등 주축 선수들이 나선 시간은 얼마 되지 않았다.

반면 K리그 올스타는 지난 남아공월드컵 대표팀 멤버들이 다수 포진된 명실상부한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내심 큰 점수 차로 이겨서 바르셀로나의 오만함을 응징해주기를 바랬던 국내 축구팬들에게는 또 한 번 울화병 나는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K리그 관계자는 처음부터 최선을 다할 수 없었던 환경을 아쉬워했다. "축구는 조직력이 중요한데 K리그 올스타는 겨우 이틀 남짓 발을 맞추고 경기에 나서야했다. 그래도 전반까지는 대등하게 경기했지만 후반 들어 메시 등 바르셀로나 주축 선수들이 빠지면서 우리도 덩달아 의욕이 떨어졌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또 "K리그 올스타 입장에서도 바로 며칠 뒤면 모두 소속팀으로 돌아가 다시 경기를 치러야하는 상황에서 별 의미 없는 경기에 목숨 걸고 뛰어야할 이유는 없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K리그의 자존심을 감안하면 대승은 아니더라도 이런 참패까지는 피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K리그 올스타에 참여했던 몇몇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고 "예상보다 결과가 더 나빴다. 많은 팬들이 혹시나 이번 경기 한번으로 K리그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인식을 가지게 되는 않을까 우려된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K리그는 이번 초청경기 내내 여론의 관심에서 소외돼 있었다. 명색이 K리그 올스타들의 잔치에 바르셀로나가 초청된 형식이었지만, 정작 주인공은 바르셀로나였고 K리그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들러리 신세를 벗지 못한 K리그로서는 씁쓸한 기억만을 남긴 채 최악의 이벤트를 마감해야했다. [데일리안 스포츠 =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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