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방화범, M16으로 사옥 점거하려해

입력 2005.06.23 15:39  수정 2005.06.23 15:36

안티조선 ´조선 죽이기´ 글보고 범행결심

방화범 안씨 10여개 안티조선 단체 가입


조선일보 자회사인 조광 출판인쇄공장에 지난 17일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된 안모(38· 무직)씨는 M16소총과 수류탄 등을 동원해 조선일보 본사와 계열사 사옥을 무장 점거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조선일보 23일자에 따르면 친노(親盧) 및 안티조선 단체들 중 하나인 ‘생활정치네트워크 국민의 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지난 4월 1일 ‘녹사’라는 이름으로 ‘조직원 공개 모집’이란 제목의 조선일보 무력 점거 계획서가 올라왔다.

‘녹사’는 안씨가 지난 2004년 12월 ‘국민의 힘’에 가입한 뒤 주로 사용해온 필명(筆名)이다. ‘국민의 힘’은 2003년 4월 17일 창립된 대표적인 친노 단체의 하나로 노사모, 국민참여연대 등과 함께 안티조선 운동을 주요 사업으로 펼쳐왔다.

이 신문은 계획서를 인용, 조선일보 사옥 무단 점거 목표일은 지난 4월 3일 오전 4시였고, 안씨는 범행에 참여할 조직의 명칭을 ‘백범부대’로 정하고, 본부조(조직구성, 장비조달, 홍보 담당)와 조선일보 편집국·광고국·판매국, 수도권 인쇄공장 등을 점거할 7개 조(組)로 짤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각 조는 총책임자 1명과 홍보요원 2명, 경비요원 8명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4월 2일 오전 8시 조선일보 광화문 사옥 인근에 있는 군부대에서 M16소총, 실탄, 수류탄을 탈취한다고 돼 있다며 이 같은 행동은 조선일보 폐간과 4월 국회에서의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환수특별법 통과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계획서를 인용, 보도했다.

안씨는 5년 전부터 “친일반민족적인 조선일보는 폐간돼야 한다”는 생각에 안티조선 활동을 시작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지난 3월 종이박스 공장 인부로 일하던 직장을 그만둔 뒤부터는 안티조선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안씨는 현재 노사모, 국민참여연대, 조선일보 반대 시민연대, 민족문제연구소, 생활정치네트워크 국민의 힘, 민주노동당 시흥시갑지역위원회, 시흥사랑 개혁연대, 참여정치 실천연대, 올바른 과거청산을 위한 범국민위원회,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위원회, 민주화운동 정신계승 국민연대, 안산통일포럼, 맥아더동상 철거 범국민 연대회의 등 친노 및 안티조선 성향의 10여개 단체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안씨는 “조선일보를 격파하러 가자” “조선! 깨끗하게 불태워 죽여버려야 한다”는 등 친노 및 안티조선 단체들의 홈페이지에 실린 글들을 보면서 범행 결심을 더욱 구체화했던 것 같다고 경찰은 밝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실제 이들 단체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조선일보 죽이기 적극 동참 바람” “조선일보를 정말 없애버려야 한다”는 내용의 자극적이고 섬뜩한 글들이 적지 않게 올라와 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안씨는 지난 3월에는 조선일보 본사와 계열사 사옥을 무력으로 점거해 자진 폐간토록 한다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스스로 ‘조폐공사’(조선일보폐간공사)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이번에 확인된 계획서도 안씨가 자신의 뜻을 실행하기 위한 조직원을 모으기 위해 ‘국민의 힘’ 홈페이지에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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