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색깔론, 위험한 발상을 누가 하는가?

입력 2010.02.06 16:3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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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론은 보수결집으로 세종시 문제를 돌파하려는 의도

국민화합을 무너뜨리는 것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 일

언젠가부터 인터넷에서 세종시 찬반을 두고 색깔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세종시로 갈라진 보수들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색풍경(?)이다. 세종시 원안에 찬성하는 보수들의 논리나 생각을 두고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하는 보수들은 친노 또는 민주당의 전술에 말려드는 어리석은 바보들이라고 비난한다. 심지어는 세종시 원안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싸잡아 좌파 논리에 앞장서는 배신한 보수라고 노골적으로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

세종시 원안을 주장하는 보수를 좌파라 매도하는 세종시 수정안 지지자들은 세종시가 좌파정권이었던 노무현 정권의 작품이었다는 점과 균형발전이라는 좌파적 정책에 동조한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말 많고 탈 많은 세종시가 이제는 보수끼리 치고 받기식 싸움과 색깔 덧씌우기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세종시에 이념의 불을 지피는 자들은 세종시에 목숨을 건 어리석은 바보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세종시 색깔논쟁이 정부 고위공직자의 입에서 정치인들의 입으로 이어지면서 바보들의 행진이 되고 있다.

지난 3일 친이계 최대 모임인 ‘함께 내일로’의 세종시 토론회에서 권태신 국무총리실장은 “도시전문가들 말로는 ‘원안대로 하면 사회주의 도시가 된다’고 한다”고 말함으로써 인터넷상에서만 떠돌던 색깔론을 밖으로 끄집어냈다.

계속해서 권 실장은 “세종시 원안은 그 자체가 수도 분할로 50년, 100년 뒤에 망할 수도 있다”는 황당 발언도 하였다. 이 발언은 마치 엉터리 점쟁이가 한치 앞의 자신의 운명은 모른 채 다른 사람의 10년 뒤, 30년 뒤 운명을 얘기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권 실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특정 정치인을 공격함으로써 세종시 수정론을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갔다. “신뢰는 올바른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충청도 등을 나쁘게 만드는 것을 갖고 신뢰를 내세우는 것은 지도자,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바른 게 아니다”라고 비난의 칼을 휘둘렀다.

권 실장의 발언에 맞서 친박 구상찬 의원은 “세종시 문제를 구시대적인 색깔론으로 변질시키는 것은 세종시를 통해 분열되어 있는 국론을 색깔론을 통해 산산이 부수겠다는 총리실의 정치적 의도를 드러낸 것”이란 내용의 글을 당홈페이지에 올리기도 하였다.

이에 질세라 민주당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사회주의 이념을 만든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하늘에서 웃고 있을 얘기”라며 권 실장의 사퇴를 주장하였다.

한발 더 나아가서 우 대변인은 “자신이 국책사업에 찬성할 때는 자신이 임기를 마치면 아무 상관이 없을 것 같아서라는 식의 말을 할 수는 없다”면서 권 실장을 영혼 없는 공무원으로 간주하였다.

이렇게 해서 권 실장의 시대착오적 발언과 공무원 신분으로서의 처신은 여야는 물론 좌우로부터 조롱을 받고 있다. 권 실장이 욕을 먹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권 실장은 자기 자신의 신분과 본연의 임무를 망각했다는 점, 둘째는 시대정신을 모르고 우매하기 짝이 없는 세종시 수정안 여론몰이 전략 때문이다.

특정 정치인의 ‘가치’를 공무원의 ‘정치적 판단’으로 제압하려는 시도는 국무총리실장이라는 자리에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 자리는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에 국한되어야지 정치적 판단을 하거나 그 판단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또한 총리실은 국민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곳이 아님에도 그런 행동을 권 실장은 공공연하게 하였다. 총리와 총리실은 국민화합을 제일의 원칙으로 삼아 일을 해야 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 실장은 가뜩이나 복잡한 세종시 문제에 색깔론과 인신공격을 퍼부으며 국민화합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총리를 보좌하는 역할인 권 실장이 민감한 정치적 문제의 중심에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세종시보다 더 중요한 일은 국민화합과 통합이다. 세종시 수정을 하고자 국민을 갈등과 분열로 다시 내모는 일은 직무유기이며 무책임하고 정치적인 의도가 숨은 정치적 행위이다.

인신공격과 색깔론을 펼치는 권 실장을 비롯한 세종시 수정안을 주장하는 일부 사람들의 생각은 단순한데서 출발한다.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여론이 주춤하자 좌우를 대립시켜서 세종시 문제를 보수결집으로 돌파하려는 것이다.

친이계 보수매체인 <미디어워치> 1월 27일자 기사를 보면 색깔론의 전후 상황을 쉽게 알 수 있다. 변희재 기자가 쓴 “안희정, 유시민 등 친노세력 수도이전 속내 감추고 박(朴) 정략적 이용”이란 제하의 기사는 세종시를 이념문제로 보고 있다.

비단 세종시의 색깔론은 어느 고위 공무원이나 정치인의 말실수가 아니다. 세종시 색깔론은 세종시 수정안 여론몰이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전략적으로 나온 것이다.

세종시는 국민의 뜻에 맡겨야 한다는 것은 하나의 절대명제이다. 세종시는 일반의지를 모으는 일이다. 색깔로 편을 가르고 여론을 등에 업고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세종시를 색깔논쟁으로 몰고 가는 세력들이 위험한 불장난을 하는 동안 국민들은 좌우로 갈려 누굴 위해,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도 모른 채 이념의 전쟁터에서 피를 흘리게 된다.

어느 누구든 색깔론으로 세종시 문제를 끌고 가려 한다면 국민들의 역풍, 합리적인 보수들로 부터 철퇴를 맞게 될 것이다. 국민의 화합을 무너뜨리면서 까지 세종시 수정을 밀어붙이는 것은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는 일이다. 무엇보다도 세종시 문제는 이념문제가 아니란 걸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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