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유도의 낙조를 보며 신선을 그리워하다

김창견 기자 (dailiandc@naver.com)

입력 2009.07.05 06:45  수정

<그곳에 가고싶다>´서해의 보석´ 고군산군도에서 맛보는 한여름의 정취

선상낚시를 위해 포인트로 향하는 ‘돌핀호’ 뒤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시원하다. 멀리 보이는 연육교는 선유도(좌)와 장자도를 연결한 장자교.

일상을 툭 털어버리고 1박2일 여름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산도 좋고 물도 좋고 바다도 좋겠지만 섬을 찾아 떠나는 여행은 어떨까?

섬으로의 여행은 섬 자체가 천혜의 비경으로 피서를 위한 해수욕과 선상낚시 등 뭍에서 느껴볼 수 없는 1석 3조의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간편한 복장만으로 훌쩍 떠날 수 있다면 떠나는 길마저 홀가분하기 그지없다. 지난 4일 호남고속도로를 따라 찾은 섬은 전라북도 군산시 고군산군도에 속한 선유도.

선유도(2.13㎢)는 서해에서도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섬 중의 하나이다. 예부터 신선이 노닐었다는 전설이 전해 올만큼 매년 많은 여행객이 찾는 대표적인 서해의 섬이다.

선유도에서 올여름 낭만을 되찾다

선유도 가는 길이 훨씬 가까워졌다. 예전 같으면 군산 연안여객선 터미널에서 약 31km의 뱃길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됐으나, 지금은 정부의 새만금사업으로 건설된 방조제 위로 약 16km의 도로가 선유도 바로 앞 섬인 신시도까지 시원하게 뚫려있다.

이 도로는 오는 9월쯤 개통을 예정하고 있는데, 도로 좌측으로는 여의도의 94배에 달하는 새로운 땅과 함께 거대한 담수호가 시야의 끝까지 펼쳐져 있다. 이 담수호는 만경강과 동진강 물을 담수한 것으로 400ha 급수규모 저수지 200개에 달하는 규모라 한다.

도로 우측으로는 가없는 바다 위로 점점이 떠 있는 섬과 고깃배가 흰 구름과 어울려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여름 풍경을 보여준다.

선유도 인근 해상낚시터는 어느 곳이든지 손맛을 볼 수 있는 포인트다. 장자도 갯바위에서 조사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다.

신시도에 도착해 선착장 앞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나니 미리 연락해 놓은 ‘청해진 민박’의 ‘돌핀호’가 기다리고 있다.

모두 16인이 승선할 수 있는 ‘돌핀호’를 타고 시원하게 바닷물을 가르며 선유도로 출발한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탁 트인 시야와 바닷바람이 감미롭다.

약 10여분의 항해에 선유봉(100여m)이 눈에 들어온다. 선유봉은 정상이 마치 두 신선이 마주 앉아 바둑을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붙여진 이름으로 섬 이름 또한 선유도라 불리게 되었다 한다.

선유도 앞마을 앞으로 무녀도에 속한 3개의 섬이 보인다. 이 섬들은 갈매기와 바닷새의 천국인 무인도인데 돛배 3척이 만선의 깃발을 휘날리며 귀항하는 형상과 같아 ‘삼도귀범’이라 불린다. 선유8경 중 하나로 꼽히는 절경이다.

‘청해진 민박’만의 세가지 신선한 즐거움

‘청해진 민박’은 섬자락이 좌우로 아늑하게 바다를 감싸고 있는 통계해수욕장(선유1구) 한 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이곳은 이웃하고 있는 명사십리 해수욕장이 모래로 이뤄진 것과는 대조적으로 넙돌과 조약돌로 구성된 몽돌해변이다.

‘청해진 민박’에서 보이는 고군산군도의 섬 사이로 똑바로 항해를 하면 중국 땅에 닿는다고 하는데, 밀물에 ‘철썩’이고 썰물따라 ‘차르르르’ 흐르는 조약돌 구르는 소리는 이곳 몽돌해수욕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청량감이다. 여유로운 시간 속에 ‘청해진 민박’에서 느낄 수 있는 첫 번째 신선감이다.

어두워지기 전에 바다낚시를 할 요량으로 민박집서 제공한 조금 이른 저녁식사는 경겨운 고향집의 감칠맛 나는 식사 그것이다. 식단의 기본인 김치는 1년 묵은 김장김치를 내놓는데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일품으로 김치만으로도 밥 한 공기가 거뜬하다. 젓갈류며 밑반찬들도 화학조미료 맛은 전혀 나지 않는다. 온전히 손맛으로 우려내고 조리한 담백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청해진 민박’의 김진재 씨 부부(75)는 40년 전 완도에서 이곳 선유도에 터를 잡았다는데, 남도의 정갈한 음식 맛을 고스란히 제공하고 있다.

“청해진 민박에서 식사해 봤어요? 안해 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물 갈아먹을 때의 불편함이나 여느 식당의 음식 맛 이려거니 하는 생각은 기우였다. 어머니의 손맛 ‘청해진 민박’에서 느낄 수 있는 두 번째 신선감이다.

일타쌍피, 선상에서 서너번의 주낙 챔질에 우럭 두 마리가 낚였다.
초보자도 쉽게 손맛을 볼 수 있는 선상낚시, 보고 체험하고 먹는 즐거움이 가득

서해의 보석이라고 하는 고군산군도의 하늘과 맞닿은 푸른 바다를 하얗게 가르며 선상에서 누리는 바다낚시는 호사 중의 호사다.

선유도 인근 해상낚시터(장자도 앞바다)는 어디든 포인트다. 초보자라 할지라도 주낙을 바닥까지 드리운 채 몇 번의 챔질만으로도 싱싱한 바닷고기를 낚아내는 짜릿한 손맛을 볼 수 있다.

낚여 올라오는 바닷고기도 우럭, 놀래미, 가자미, 장대 등 선장이 정해주는 포인트 마다 다양한 어종의 손맛을 볼 수 있다. 또 특이하게도 한 여름에는 문어도 낚을 수 있어 묵직한 손맛이 끝내준다고 한다.

선상낚시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즉석 회. 막 잡은 바닷고기를 회를 쳐 초고추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부드럽게 씹히는 감칠맛이 혀끝에서 살살 녹는다. 여기에 소주 한잔 걸치면 여름 한 낮 더위는 뱃전에 부딪치는 파도의 포말처럼 시원히 사라진다. 신선이 따로 없는 시간 바로 선상낚시의 즐거움이다.

서해를 말하자면 하늘과 바다를 온통 붉게 물들이는 낙조를 빼놓을 수 없다. 선유도 어느 곳에서든 황홀한 광경이 연출되는데 특히 선상에서 마주하는 선유낙조는 과히 신선이 노닐었다는 선유도의 선유8경 중 으뜸이 아닐까 한다.

낮 시간의 선상낚시와 낙조로 즐거움을 한껏 맛보았다면 선선한 바다 밤공기를 마시며 선유도를 산책하는 맛은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한여름 밤의 추억을 선사한다.

반딧불이와 조우하는 경이로움을 지인과 함께 공유하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걷는 섬길은 서로에 대한 정을 더욱 새록새록 붙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섬길을 산책한 후 몽돌에 마주앉아 여름 밤하늘에 가득한 별무리를 바라보며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는 맛 또한 도심에서 잊었던 은하수의 전설을 기억케 하는 낭만이 새롭다. ‘청해진 민박’에서 느낄 수 있는 세 번째 신선감이다.

´차르르르´ 조약돌 구르는 몽돌해변 파도소리만으로도 활력 OK!

올 여름 선유도에서 한적한 낭만에 젖어보고 싶다면 ‘청해진 민박’을 찾으면 된다. 해수욕과 선상낚시를 동시에 즐길 수 있으며 특히 몽돌해변의 파도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이곳에서의 시간은 활력을 얻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노 부부가 제공하는 일품 중의 일품인 음식 맛과 선상낚시 포인트는 금상첨화로 선유8경에 더해진 선유10경에 다름 아니다.

가족 또는 지인 단위로 1박2일에 1인당 10만원이면 숙식과 선상낚시 등 모든 것이 해결된다. 청해진 민박(063-465-8881, 017-271-4554) [데일리안 대전충남=김창견 기자]

‘청해진 민박’이 있는 몽돌해수욕장의 파도소리는 조약돌 구르는 청량한 소리가 하모니를 이룬다. 중앙으로 곧장 항해를 하면 중국 땅에 닿는다고 한다.

선유도의 비경을 보여주는 해상 굴.

서쪽 바다 해상에서 본 선유도.

선유도 절경과 어우러진 인어조각의 등대가 눈길을 끈다.

선유도 인근 해상낚시터는 어느 곳에서 낚시를 드리워도 만선(?)의 즐거움이 가득하다. 즉석 회를 먹을 만큼 먹고도 남은 바닷고기.

‘청해진 민박’의 ‘돌핀호’ 모두 16명이 승선할 수 있다.

신시도 선착장에서 하선한 취재진을 환한 웃음으로 배웅하는 ‘돌핀호’의 김진재 선장 부부. 1박2일간의 정겨움에 아쉬움이 배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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