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MB와 공통점? 내가 닮아간 것”

동성혜 기자 (jungtun@dailian.co.kr)

입력 2009.07.03 09:49  수정

<한겨레> 인터뷰, “MB의 아이디어 추진력에 깜짝 놀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구로동 마리오타워에 입주해 있는 게임업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를 방문해 직원들과 환담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3일 ‘이명박 대통령의 신임이 대단한 것 같다’는 질문에 “공통점이 있다면 일의 목표를 갖고 몰입 매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유 장관은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옆에서 봤기 때문에 내가 닮아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일 인터뷰한 내용이 이날 보도됐다.

또한 유 장관은 “서울시장 때 청계천 복원, 교통체계 개편 등 큰일을 처리하면서 보여준 아이디어 추진력 등에 깜짝 놀랐다”며 “나는 정치적·행정적으로 능수능란한 사람은 아니지만 진정성을 갖고 일을 한다는 게 장점이고 대통령이 그런 부분을 인정해주시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예종 공격 주도 변희재, 만나보고 싶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사태’와 관련, 유 장관은 “통섭은 당연히 해야 한다. 산하 문화콘텐츠 기관들을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 통폐합한 것도 통섭 때문”이라며 “한예종에서 통섭 예산을 뺀 가장 큰 이유는 공부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통섭 연구를 하는 대전 카이스트 시티 대학원에 이미 통섭 과정이 있고 한예종과의 교환 프로그램도 기획돼 있다”며 “문화부도 큰 그림이 있으니 일단 구상이 정리될 때까지 하지 않는 쪽으로 해 달라는 거였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한예종은 순수 예술의 명맥을 유지시키려고 만든 학교”라며 “최근 만난 무용원 학생이 ‘통섭은 트렌드이고 앞으로의 예술 방향인데 왜 못하게 하느냐’고 하길래 ‘발걸음 걷는 연습부터 해라. 명인들이 평생 발 올리는 연습을 한다’고 말해줬다. 기량을 먼저 익혀야 한다. 한예종마저 인기있는 트렌드 위주로 가면 순수예술 명맥을 어떻게 유지하겠나”고 말했다.

‘황지우 전 총장의 공금 유용 사례가 액수도 적고 내용도 심각하지 않다’고 하자 그는 “별거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감사쪽 의견은 고의성이 높다고 나왔다”며 “공직자로서는 굉장한 문제다. 국공립 대학의 총장으로서 굉장히 조심했어야 할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총장 사표 수리된 뒤에는 교수 신분도 박탈되는 걸로 알고 있던데 그건 아니다”며 “재임용 심사 받으면 된다”고 했다.

또한 유 장관은 “우리도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너무 전달만 하려한 게 아닌가, 사전에 미리 만나서 감사 결과 얘기도 하고 논의하는 과정도 있었으면 했는데 그런 소통은 못했다”며 “일방적 측면은 반성한다”고 밝혔다.

‘보수 인터넷 매체들의 한예종 공격과 감사 내용 등이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지적하자 유 장관은 “학교에서 그런 얘길 많이 하더라”면서 “변희재 씨가 공격을 주도하던데, 황 전 총장의 서울대 미학과 후배더라. 어떤 사람인지 만나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유 장관은 ‘장관 취임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 임명한 기관장을 내보내는 데 앞장섰다’고 하자 “사람 정비가 아니라 산하 기관의 조직, 예산, 정책 방향 등을 정비하는 데 힘을 쏟았는데 사람 문제는 우연히 촉발된 것”이라며 “나 스스로가 서울문화재단 대표 하다가 시장이 바뀌면서 임기를 남겨둔 채 사표 내고 나왔고 그게 도리”라고 밝혔다.

이어 유 장관은 “일이 커져 당사자들에게 미안하다 했고 그 뒤 10개월 정도 그들과 따로 회의도 하고 개인적으로 만나 바뀐 문화정책에 뜻을 같이하면서 가보자 했지만 잘 안됐다”며 “한예종만 해도 지난 1년 4개월 동안 일부 교수들이 끊임없이 장관이 무식하다, 정책도 없다는 식의 말들을 퍼뜨리고 다녔고 교수인지, 정치인인지 의문이 들었다”고 섭섭한 속내를 보였다. [데일리안 = 동성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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