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객 부풀리기’ 발언에 한나라당 의원들 ‘화들짝’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입력 2009.06.04 12:31  수정

송대성 세종연구소장 “조문객 수 부풀려진 것 같다”

일부 의원들 “왜 강의주제와 다른 이야기 하느냐” 항의

4일 오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이 북핵문제와 관련한 특강을 시작하며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덕수궁 분향소 추모시민들에 대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이 4일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한나라당 연찬회 특강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 진보진영의 ‘조문객수 부풀리기’ 등 의혹을 제기해 논란이 일었다.

송 소장은 이날 오전 ‘북한 핵실험 도발과 우리의 대응책’ 주제의 특강에서 지인의 말을 빌려 “대한민국 국민은 그렇게 하는 사람들이 아닌데, 추모객 수 등이 부풀려 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소장은 이어 “아는 분이 분향소가 마련된 덕수궁 옆에 가서 이틀간 네 시간씩 봤더니 ‘넥타이 매고 검은 옷 입고 조문 오는 친구가 조문행렬을 또 돌고 돌아서 다섯 번을 돌더라’고 하더라”면서 “결국 일주일간 이 사람이 35번을 돌면서 조문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자기 어머니 아버지가 돌아가셔도 그렇게 하겠느냐”면서 추모객들의 ‘분향의도’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분향소 주변 벽에 붙여 놓은 글 중에 ‘쇠고기 정국에서 조직적으로 밀어붙였으면 넘어갈 수 있었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부연했다.

한나라당 정태근 의원이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이 북핵문제와 관련한 특강을 시작하며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덕수궁 분향소 추모시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이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이 북핵문제와 관련한 특강을 시작하며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해 덕수궁 분향소 추모시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 "

이 같은 발언에 일부 의원은 “북핵문제나 강의하세요”, “왜 강의내용과 다른 이야기를 합니까”라고 항의했다. 정태근, 권영진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강의주제만 하라”고 소리를 쳤다. 일부 의원들은 강의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는 듯 눈을 감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하지만 송 소장은 “오늘은 내가 강사다. 대한민국에 도움 되는 이야기를 할까 하고 왔는데 끝까지 들어달라”고 맞섰다.

송 소장은 항의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분열 및 갈등, 남남갈등, 북핵문제 등에 대해 거침없는 발언을 계속 이어갔다.

송 소장은 “지금 남남갈등이 있는데 한쪽 주장은 한국을 위한 게 맞는데, 한쪽 주장은 북한을 위한 것이라 문제”라면서 “북한이 주장하면 남쪽 앵무새가 따라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 “북한의 ‘불량성’과 ‘조폭성’은 전 세계에 많이 알려졌지만, 사실 조폭은 자신의 조폭성이 증대됐다고 하면 좋아한다고 하더라”면서 “청송교도소에 조폭을 모아놓은 방이 있는데, 서로 얼마나 잔인한 행동을 했는지 자랑한다고 한다”고 했다.

이에 사회를 맡은 신지호 의원은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우려한 듯 “송 소장이 강연한 내용은 학자로서 개인 견해이다. 한나라당의 공식당론이 아니라는 점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힌다”고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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