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의 ‘굿바이 노무현’출판기념회에서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내가 출판기념회 열어도 이렇게 많이 오겠는가!(이상득)”
15일 오후 국회도서관 대회의실. 한나라당 정몽준, 공성진 최고위원, 안경률 사무총장, 임태희 정책위의장 등 당지도부는 물론, 이상득, 홍사덕, 안상수, 원희룡, 이인기 의원 등 국회의원 7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여느 때 같았으면, 맨 앞줄 ‘귀빈석’에 앉았을법한 중진의원들도 자연스럽게 ‘뒷자리’로 밀렸다. “국회 본회의장에 온 것 같다”, “오늘이 대선출정식인가”라는 등 감탄사가 곳곳에서 나왔다. 진성호 의원의 ‘굿바이 노무현’출판기념회가 열린 자리였다.
이날 행사는 ‘비(非)선거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진 의원이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공신 가운데 한명으로 친이계 의원들이 친목을 다지는 한편, 세를 과시하는 자리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큰형님’ 이상득 의원은 행사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 보통 중진은 참석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일찌감치 자리를 일어서는 게 정치권 관례. 당 지도부가 대거 참석해, 오랜 기다림 끝에 ‘4번째’로 축사를 한 것도 한 몫 했다.
이 의원은 축사에서 “내가 끝까지 앉아서 축하해줘야 하겠다는 책임이 있다”면서 “진 의원이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여러분께 한 가지 부탁이 있다”면서 “내가 6선을 하니깐, 지역이나 나라를 위해 일할 여건이 되더라. 진 의원이 초선에 머무르지 않고 3,4선 돼서 나라를 위해서 큰일을 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키워주시고, 보람을 찾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의원은 “내가 출판기념회를 해도 이렇게 많은 국회의원이 오겠는가”라면서 “오늘 진 의원에 대한 평가에 나도 놀랐고, 감탄했다”고 덧붙였다.
이명박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축전을 보냈다. 이 대통령은 “초선 의원으로서 바쁜 의정생활 중에 책을 출판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20년 가까이 언론사 생활을 하며 매일 마감에 쫓겼던 경험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한다”면서 “진 의원의 책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한결 성숙해지고, 대한민국이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하는 데 힘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15일 오후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진성호 의원의 ´굿바이 노무현´ 출판기념회에서 책을 읽고 있다.
정몽준 “노무현 시대는 ‘짧은 시대적 오류였다’고 기록되도록 노력해야”
정몽준 최고위원은 축사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정 최고위원은 “노 전 대통령이 그만 둔지 1년인데, 그 시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때, 오늘 출판기념회가 열린 것은 적절하다”면서 “훗날 역사가에 의해 노무현 시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역사에서 짧은 시대적 오류였다고 기록되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어 “노 정권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포퓰리즘, 분열, 선동과 반지성”이라면서 “노무현 시대가 남긴 교훈은 ‘아무나 대통령이 될 수 있지만, 아무나 해선 안된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책을 읽진 않았지만, 제목에서 풍기는 뜻말은 ‘노무현 시대는 끝났다. 슈퍼맨 진성호가 등장했다’는 의미”라면서 “생각해보면, 진 의원이 대통령이 되겠다는 얘기 같기도 하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대해 진 의원은 “내가 초선의원인데도 선배동료 의원들이 과분할 정도로 많이 오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면서 “격려해주신 분들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이어 “가장 왕성하게 활동할 때 조선일보에 있었고, 당시에 노 정부와 대결하면서 울분도 치밀었다”면서 “책은 당시의 기록들”이라고 말했다.
‘굿바이 노무현’은 진 의원이 기자로 활동할 당시 언론현장에서 느꼈던 노무현 정권의 부당한 언론정책과 정계 실세가 됐던 386세대에 대한 비판과 충고를 담았다.
한편 진 의원은 ‘조선일보’에서 19년 동안 문화부와 미디어 담당 기자를 하다 지난해 사표를 낸 뒤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냈으며 4.9 총선 서울 중랑을에서 당선됐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