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국감장 파문 문광부 해명이 외려 부채질

입력 2008.10.26 10:43  수정

"격한 감정 드러낸것뿐" 발표하자 기름 부은격

네티즌 서명운동 돌입…위기관리 부재 드러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4일 국정감사장에서 흥분을 참지 못하고 불특정 취재진을 향해 욕설을 퍼부어 그 파문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2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사진기자 등 취재진을 향해 욕설을 퍼부은 파문이 이틀이 지나도 진정되지 않고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25일 문화관광부가 유 장관의 욕설 파문에 대해 “과장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나서면서 이를 지켜본 네티즌들이 문화관광부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으로 몰려가 “적반하장”이라며 비난을 퍼붓고, 한 포털 사이트에서는 유 장관의 사과와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을 벌이고 있어 문화부의 해명은 불길 속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25일 YTN이 유 장관은 이날 저녁 국회에서 열린 국회 문방위 국감장에서 여야 의원들의 논박으로 인해 정회가 선언되자 자신을 촬영하는 기자들을 향해 “사진 찍지 마. XX 찍지 마”, “성질이 뻗쳐서 정말, XX 찍지 마” 등의 욕설을 퍼붓고 있는 동영상을 내보내면서부터다.

유 장관의 욕설은 자막과 함께 고스란히 방영됐고, 이후 민주당 등 야당과 네티즌들이 이에 대해 거센 비난과 함께 사과를 촉구했다.

하지만 정작 해명에 나선 것은 유 장관이 아닌 문화체육관광부다. 문광부는 같은 날 유 장관의 욕설 파문에 대해 “과장된 것”이라며, “유 장관은 이종걸 민주당 의원의 ‘장·차관-낙하산 대기자는 이명박 졸개들’ 등 인격모독적인 표현에 대해 정회 직후 고흥길 위원장에게 유감을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문광부는 이어 “일부 기자들에게 사진을 찍지 말 것을 강하게 요구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기자들에게 욕설을 한 것은 아니고 격한 감정을 스스로에게 드러낸 것이 잘못 알려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광부는 특히 “유 장관의 언행은 국가원수나 피감기관의 인격과 명예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예의와 품위를 지켜줘야 한다는 요청을 한 것일 뿐”이라며 “욕설을 했거나 국회 권한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언급을 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광부의 이러한 해명은 타는 불길에 기름을 퍼부은 셈이 됐다. 해당 영상에는 유 장관이 손가락질을 하면서 욕설을 하는 장면이 선명하게 나왔기 때문.

문광부의 해명에 격분한 네티즌들은 본격적인 행동에 나서, 문광부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인 ‘나도 한 마디’ 코너로 몰려가 항의와 함께 유 장관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일부 네티즌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의 토론광장인 ‘아고라’에서 “유인촌 장관님 대국민 사과하세요”라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서명을 주도한 아이디 ‘명박정책모두반대’는 서명문에서 “국민이 다 보는 국회에서 욕설을 하고 방송기자들에게 촬영을 중단하게 하는 유인촌 장관의 발설은 엄연히 잘못된 것”이라면서, “한 나라의 장관이 국민이 다 보고 있는 데에서 욕설을 하는 것은 나라의 이미지를 떨어트릴뿐더러 안 그래도 악화된 이명박 정부의 지지율은 바닥을 쳐 기어 다닐 게 뻔하다”며 “유 장관의 대국민 사과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발의된 이 서명은 26일 오전 현재 약 4900여 명의 서명을 이끌어냈다. 아이디 ‘이목동페라리’는 “양촌리로 돌아가라”며 서명을 했고, 아이디 ‘추리여왕’은 “사과하고 깨끗이 사퇴하세요. 우리나라 문화수준이 욕설장관으로 비칠까 걱정됩니다”고 적었다.

아이디 ‘정순택’도 “사진 찍는 게 욕을 먹어야하는 행동인지 잘 모르겠다”면서 “오히려 사진 찍지 못하게 하는 게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냐”고 따졌다.

아이디 ‘아이언맨105’은 “야당 쪽 말이 좀 심하긴 했지만 사실 유인촌 장관 임기 초에 행하는 일들은 다분히 권력에 의한 오만방자라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며 “대통령이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면서 친분을 과시하는 듯한 모습은 예전 ‘전원일기’에서 보던 소탈한 사람이 아닌 권력의 맛에 젖어 무서울 게 없는 주인 앞에 치와와 같은 모습에 정말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유 장관이 이토록 격렬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데에는 최근 올림픽 연예인 응원단의 ‘2억짜리 호화 원정’ 논란으로 국고 낭비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된 것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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