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멜라민 분유가 함유된 과자가 식약청이 발표한 것 외에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민주당 백원우 의원이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중국산 맬라민 분유가 들어간
중국 발 ‘멜라민 쓰나미’가 한국을 덮치고 있다.
먼저 문제가 된 해태제과는 멜라민이 검출된 ‘미사랑 카스타드’와 ‘밀크러스크’ 외에도 역시 같은 중국산 전지분유를 원료로 사용한 ‘미사랑 코코넛’과 ‘데니쉬버터쿠키’도 국내 수입돼 별도의 조치 없이 유통 중인 것으로 드러나 곤경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더해 26일에는 롯데제과의 중국 현지 법인인 ‘롯데 차이나 식품’에서 제조된 초콜릿 쿠키에서 공업용 멜라민이 다량 검출돼 국제적인 망신을 자초하고 있다.
또 대만의 한 어류 사료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으며 이 사료의 원료는 한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대만 언론들이 26일 보도했다.
25일 마카오 보건국은 “중국산 초콜릿 쿠키에서 허용치를 초과한 공업용 멜라민이 검출됐으며 이 제품을 제조한 업체는 롯데 차이나 식품(Lotte China Foods Co.)”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회사인 ‘롯데 차이나 식품’은 1994년 롯데제과가 중국 베이징에 설립한 현지법인이다.
롯데제과는 마카오 당국에 의해 멜라민 검출이 발표되자, “중국 현지법인에서 생산돼 국내 들어오는 제품은 ‘애플쨈’ 한 가지뿐이며, ‘애플쨈’은 문제의 베이징 법인이 아닌 칭다오 법인에서 만들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서둘러 파문 축소에 나섰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은 롯데제과가 마카오 당국의 발표 당일인 25일 오전까지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팝업 공지문에서 “롯데제과 초콜릿 제품에는 ‘중국산 분유’가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당시 롯데제과는 공지에서 “이번 중국산 분유 파동으로 인해 많은 고객님께서 염려하시는데 저희 롯데제과 초콜릿 제품은 중국산 분유와 전혀 무관함을 말씀드린다”며 “초콜릿에 쓰이는 분유는 100% 국내산 또는 프랑스, 뉴질랜드산이 사용되고 있으며, 아이스크림에 쓰이는 분유 또한 국내산 및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산이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대만, 한국서 수입한 어류 사료에서 멜라민 검출돼
26일에는 대만의 한 어류 사료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됐으며 이 사료의 원료는 한국에서 수입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대만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대만의 ‘중국방송국 라디오 채널(BCC)’을 비롯한 대만 언론들은 “핑둥(屛東)현에 소재한 한 사료업체가 한국에서 수입한 ‘오징어가루’ 원료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전했다.
특히 이 업체는 모두 18개의 사료 원료를 쓰고 있는데, 유독 한국에서 수입된 ‘오징어가루’에서만 ‘멜라민’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만 당국은 이 회사가 생산한 약 20t 분량의 사료 제품과 5천kg의 한국산 오징어가루를 모두 압수조치 했다고 대만 언론은 덧붙였다.
식약청은 겉핥기 멜라민 검사
식품의약품안전청(식약청)의 불성실한 검사도 도마에 올랐다. 26일 <서울신문>은 “식약청이 멜라민 함유를 검사한 124개 제품을 시장에서 직접 수거하지 않고 업체에서 제출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어 “멜라민이 검출된 ‘미사랑 카스타드’와 ´밀크러스크´를 판매한 해태제과에 따르면 중국산 분유 파동 이후 줄곧 식약청으로부터 샘플 제출을 요청받았고, 지난 18일 식약청에 샘플을 제출했다”며 “회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회사에서 샘플을 제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샘플 제출 품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롯데제과 역시 식약청의 공문을 받고 과자류 2개 품목의 실험용 샘플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일부 회사에서 샘플을 제출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업체에서 그동안 성분을 빼거나 제품을 바꿔치기 할 겨를이 없었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식약청과 기업의 ‘말 바꾸기’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식약청은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분유와 우유 등 유제품은 수입되지 않아 유제품이 원료로 사용된 과자류만 검사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중국산 유제품 중 가공버터가 이미 지난 2월부터 8월까지 182t이 수입됐고, 이중 155t이 시중에 유통됐다.
검역원은 “시중의 창고 8곳에 남아 있는 중국산 가공버터를 일부 수거해 실험한 결과 멜라민은 검출되지 않았다”면서도 “정확한 결과는 26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또 남는다. 이미 유통된 155t에 대해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검역원 관계자는 “가공버터는 국내 업체 7곳에서 수입했으며 주로 빙과류나 제과류에 쓰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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