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오늘은 제가 맥주 쏩니다" 골든벨

입력 2008.09.10 10:42  수정

´대통령과의 대화´ 생방송 끝낸후 여의도 맥주집 깜짝 뒷풀이

오랜 숙제 푼듯 홀가분한 분위기로 손님들과 격의없는 인사도

"오늘은 제가 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여의도의 한 주점에서 ´골든벨´을 울렸다.

종교편향 논란과 함께 ´9월 경제위기설´ 등 자신을 둘러싼 갖가지 악재 속에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 진정성을 전달하고자 했던 이 대통령은 9일 밤 KBS 신관 옆 TV공개홀에서 ´대통령과 대화 질문있습니다!´ 진행을 마친 뒤 홀가분한 마음에서 뒷풀이를 하고자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한 주점을 방문, 시민들에게 한턱 크게 쏜 것.

이날 밤 11시 55분께 여의도의 한 웨스턴 맥주전문점에 정정길 대통령실장과 맹형규 정무수석, 박형준 홍보기획관, 이동관 대변인 등 핵심 참모진을 대동하고 모습을 나타낸 이 대통령은 주점 한쪽편에 테이블을 차지하고 앉은 뒤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어버리는 듯 큰 소리로 웃으며 시원하게 한잔 들이켰다.

한 무리의 넥타이부대와 함께 이 대통령이 주점 안으로 들어서자 맥주를 마시던 손님들은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이 대통령은 테이블마다 "반갑습니다"라고 일일이 악수를 청했고, 의전비서진들은 "이자리 맥주 값은 대통령님이 쏘십니다"라며 대통령이 골든벨을 울렸음을 알렸다.

이윽고 이 대통령은 참모진들과 함께 500CC 짜리 맥주를 시켜 ´소박한 뒷풀이´를 시작했고, 국민과의 대화에서 예상했던 질문들이 쏟아졌는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참모진들과 이날의 소감을 주고받았다.

어느덧 분위기는 무르익어 자정을 넘긴 12시 40분. 참모들은 아침 일정을 감안해 그만 자리를 마무리하자는 눈치였으나 이 대통령은 "여기 맥주 한잔 더요"라며 두잔째 맥주를 시켰고, 분위기에 심취한(?) 대통령을 만류할 수 없었던 참모들도 한잔씩 잔을 추가했다.

새벽 1시께 자리를 털고 일어난 이 대통령은 역시 주점내 손님들과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밖으로 나섰고, 여의도 일대 직장인들이 편하게 먹고마시는 맥주집에 나타나 소탈하게 뒷풀이를 하고 돌아가는 대통령의 모습에 손님들은 "이명박 파이팅", "힘내세요"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날 이 대통령이 계산한 술값은 50여만원 가량, 일부 참모들과 주점 측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대선 전에도 TV 토론이 있을 때면 일정을 마치고 이곳을 찾았으며 이번까지 3번째 방문이라고 한다.

즉, 이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를 준비하며 참모진들과 실전에 가까운 연습을 수차례 반복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긴장의 시간 뒤 시원한 맥주한잔이 그리워 이곳을 다시 찾았다는 얘기.

더불어 참모들 또한 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날의 국민과의 대화를 내심 흡족하게 평가하는 듯, 맥주 한잔에 그동안의 무거운 마음을 날려버린 듯 했다.

주점의 한 종업원은 "대통령이 온다는 연락을 받지 못했다"며 "대선 전에도 한두번 오신 것으로 아는데 오늘 연락도 없이 갑자기 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9일 국민과의 대화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과 마음을 열고 진솔하게 대화함으로써 진정성이 전달됐을 것으로 본다"고 긍정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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