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록 ´드록바 못지 않네´…조커투입 맹활약

입력 2008.08.07 23:25  수정
타겟맨으로 긴급 투입된 신영록은 박주영과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며 공격 전반에 걸쳐 인상적인 활약을 나타냈다.


‘드록바 못지않네!’

올림픽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열린 박성화호의 올림픽 본선 첫 경기 카메룬전(1-1 무)에서 가장 이목을 끌어당긴 선수는 ´영록바´ 신영록(21,수원)이었다.

전반 45분 동안 카메룬 공세에 막혀 고전했던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신영록을 조커로 투입,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바꿨기 때문.

신영록이 카메룬전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활약은 카메룬에 눌려있던 박성화호에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경기 투입 이후 ´전반에 힘을 많이 소비한´ 카메룬 수비진의 체력을 떨어뜨리는 빠른 움직임을 앞세워 박주영 등에게 공격 기회를 제공했고, 그 기세를 바탕으로 한국은 후반 22분 박주영 프리킥 선취골을 앞세워 막판 동점골 실점 이전까지 기분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갔다.

사실 신영록은 ´박주영-이근호´ 투톱에 밀려 주전 경쟁에서 탈락했다. 두 선수보다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데다 조영철에 이어 박성화호의 두 번째 최연소 선수였기 때문.

그러나 카메룬전에서 박주영과 이근호가 상대 수비진의 악착같은 압박에 시달리며 팀의 경기력마저 침체에 빠지면서 마침내 신영록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신영록은 후반 시작과 함께 아크 왼쪽에서 문전 쇄도 후 헤딩슛을 날리려던 박주영에게 칼날같은 로빙패스를 주며 흐름을 단숨에 한국 쪽으로 돌려놓았다.

타겟맨으로 긴급 투입된 신영록은 박주영과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며 공격 전반에 걸쳐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특히 후반 9분에는 페널티 에어리어 바깥에서 상대를 재치 있게 등지는 오른발 터닝슛으로 박성화호의 공격을 주도했다.

후반 중반에도 최전방 영역에서 변함없는 공격력을 펼친 신영록의 활약은 국내팬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당당히 빛냈다. 비록 후반 막판 아쉽게 실점을 허용해 승리를 놓쳤지만, 오는 10일 지오빈코가 이끄는 이탈리아전 승리를 위한 카드로 신영록을 적극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값진 소득을 얻었다.

웬만한 특급 공격수라도 몸싸움에서 밀려 부진하지만 신영록은 절대 밀리는 법이 없었다. ´한국의 드록바´라는 그의 또 다른 별명처럼 최전방에서의 저돌적인 움직임과 빠른 문전 쇄도, 상대팀 선수를 지치게 하는 악착같은 몸싸움은 강한 선수와 만나도 절대 밀리지 않는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원천이었다.

신영록은 182cm의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여러 경기를 통해 축적된 경험으로 자신보다 우월한 선수를 상대로 거침없이 몸싸움에서 이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신영록과 상대했던 수비수들은 그의 저돌적인 활약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2003년 16세 나이에 수원에 입단해 6년 동안 프로생활을 했던 것이 성인무대 경험과 기량을 향상시킬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이었다. 또한 U-17, U-20 월드컵 주전 공격수를 거쳐 올림픽대표팀 주요 선수로 성장했던 출중한 국제 경험이 오늘날의 신영록을 키웠다.

카메룬전에서 조커로 투입돼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친 신영록은 체격 조건이 좋은 이탈리아전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박성화 감독이 신영록 카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음 이탈리아전 결과를 좌우할 전망이다.

■ 베이징 올림픽 남자축구 1차전 경기결과

A조 : 호주 1 - 1 세르비아, 아르헨티나 2 - 1 코트디부아르
① 아르헨티나 1승 (승점 3) ② 호주 1무 (승점 1) ② 세르비아 1무 (승점 1) ④ 코트디부아르 1패 (승점 0)

B조 : 미국 1 - 0 일본, 네덜란드 0 - 0 나이지리아
① 미국 1승 (승점 3) ② 네덜란드 1무 (승점 1) ② 나이지리아 1무 (승점 1) ④ 일본 1패 (승점 0)

C조 : 브라질 1 - 0 벨기에, 중국 1 - 1 뉴질랜드
① 브라질 1승 (승점 3) ② 중국 1무 (승점 1) ② 뉴질랜드 1무 (승점 1) ④ 벨기에 1패 (승점 0)

D조 : 이탈리아 3 - 0 온두라스, 한국 1 - 1 카메룬
① 이탈리아 1승 (승점 3) ② 한국 1무 (승점 1) ② 카메룬 1무 (승점 1) ④ 온두라스 1패 (승점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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