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호 ´지켜야할 그리고 넘어야할 징크스’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8.08.07 18:08  수정
호주전에서 골을 성공시킨 신영록의 활약이 기대되는 대한민국.


결전의 시간이 임박했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이 올림픽개막식 하루 전인 7일 오후 중국 친황다오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불굴의 사자’ 카메룬과 조별리그 D조 첫 번째 경기를 치른다.

조 2위까지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조별리그에서 최강 이탈리아가 한 자리를 예약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남은 1장의 티켓을 놓고 한국과 카메룬이 경합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카메룬전은 곧 8강행의 운명을 가늠하는 중요한 승부가 될 전망이다.


■ 올림픽대표팀 ‘무패행진’을 지켜라!

박성화호는 현재 지역예선과 평가전을 포함 11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5월 16일 예멘과의 베이징올림픽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패한 것이 유일하고, 올해 7월 들어 치른 평가전에서는 과테말라/코트디부아르/호주를 연파하며 3연승을 달리고 있다.

또한 한국은 역대 올림픽 본선에서 아프리카팀을 상대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기분 좋은 징크스가 있다. 올림픽 출전연령이 23세 이하로 제한된 92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한국은 아프리카팀과 본선에서 네 차례 만나 2승2무를 기록하고 있다. 모로코(0-0, 1-0, 92-2000년)와 두 번 만나서 1승1무, 가나에 1승(1-0, 96년), 말리(3-3, 2004년)와 1무다.

심리적인 요인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제대회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엄청난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카메룬은 그간 한국이 상대했던 역대 아프리카팀 중 최대 강호, 올림픽축구의 ‘아프리카 무패행진’이 과연 이번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 태극전사의 방패 vs 검은 사자의 창

박성화호는 수비지향적인 컬러가 강한 팀으로 평가된다.

지역예선에서는 베어벡 감독이 이끌었던 2차 예선 동안에는 6경기 7득점-2실점을 기록했고, 박성화 감독이 지휘봉을 물려받은 최종예선에서는 6경기 4득점-1실점에 그쳤다. 유일하게 허용한 1점은 상대에 내준 것이 아니라 김진규의 자책골이었다. 평가전을 포함해 1경기에서 2골 이상을 내준 경기는 한 차례도 없었다.

부진한 골 결정력이 다소 마음에 걸리지만 최근 세 차례의 평가전에서 이근호와 신영록이 잇달아 득점을 성공시키며 공격력도 살아났다. 그러나 올림픽팀에서 1년 넘게 무득점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는 간판스타 박주영의 득점부활은 필수적이다.

반면 카메룬은 강력한 공격축구를 트레이드마크로 하는 팀이다. 간판 스트라이커 사무엘 에투의 합류가 불발되며 한숨을 돌렸지만, 아프리카 최종예선 6경기에서 무려 14골을 몰아치며 지역예선 1위를 기록한 화력은 가공할만하다.

알렉산드르 송과 스테판 음비아가 버틴 중앙 미드필드라인의 패싱과 경기조율이 위협적이고, 제공권과 몸싸움에 강한 중앙수비수 안드리 비케이가 주도하는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파괴력은 경계대상 1순위다.


■ 황금세대 K리거들, 유럽 빅리거들 상대로 경쟁력 시험무대

대회 개막을 앞두고 해외 언론들은 대부분 한국의 8강행 가능성을 낮게 전망했다. 와일드카드 발탁이 유력하게 거론되던 박지성과 김두현의 합류가 불발되며 대부분 국제무대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진용을 꾸린 것. 김동진(제니트) 정도를 제외하면 이번 대표팀은 대부분 국내파로 구성돼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현재 K리그에서 최정상의 실력을 뽐내고 있는 간판스타들이기도 하다. 박주영, 김진규, 이근호, 이청용, 강민수, 정성룡 등은 모두 성인대표팀에서도 주전급으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며, 2년 뒤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축구를 이끌어나갈 유망주들이기도 하다. 해외파가 없다고 한국을 섣불리 약체로 평가하는 세계 언론들에게 K리그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반면 우리가 상대해야할 카메룬은 대부분 유럽 각 리그에서 주전급으로 뛰는 유망주들로 구성돼있다. 알렉산드르 송(아스날), 안드리 비케이(레딩), 스테판 음비아(렌) 등 카메룬이 자랑하는 스타플레이어들을 상대로 축구가 이름값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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