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최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박주영(23‧서울)과 신영록(21‧수원) 투톱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다.
박주영과 신영록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의 올림픽 친선경기에 나란히 투톱으로 선발 출격,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24분 신영록이 중앙에서 공을 따내며 호주 골망 구석으로 정확히 감아 차는 골을 터뜨리며 박성화호에 승리를 안겨줬다.
박성화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이번 호주전에서 박주영-신영록 투톱 카드를 꺼내들었다. 지난 16일 과테말라전서 ´신영록-양동현´, 28일 코트디부아르전서 ´박주영-이근호´ 투톱을 실험한데 이어 ´박주영-신영록´ 투톱을 쓰면서 베이징 본선에서 한국의 최전방을 지킬 옥석들을 가렸다. 양동현이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탈락하자 박주영과 이근호, 신영록이 박성화호에서 살아남게 됐다.
올림픽 대표팀 전술의 ´핵´ 박주영이 박성화 감독의 깊은 신뢰 속에 이미 주전을 낙점하자 그의 파트너로 이근호와 신영록이 경합을 벌이게 됐다. 이근호는 올림픽대표팀 출범 이후 4골을 터뜨렸지만 박주영과 경기력이 비슷해 자칫 서로의 장점조차 살리지 못할 우려가 있어 공격수 전환에 무리가 있었다. 최근에는 김승용의 갈비뼈 부상으로 이근호의 윙어 전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베이징에서 선보일 박성화호 투톱은 호주전을 통해 사실상 ´박주영-신영록´ 투톱으로 굳어졌다.
박주영과 신영록은 스타일이 서로 대조되는 킬러로서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잠재력이 큰 선수들이다. 박주영이 화려한 발재간과 빠른 발, 지능적인 위치 선정을 앞세워 상대팀 선수들을 괴롭히는 기술적인 선수라면 신영록은 파이터형의 공격수로서 상대팀 수비수를 상대로 포스트플레이와 몸싸움에 우위를 보이는 타겟맨이다.
서로의 색깔이 다른 두 선수는 청소년 대표팀 시절부터 꾸준히 호흡을 맞춰 좋은 공격력을 발휘했던 선수들이다. 그런 두 선수는 호주전서 각자의 장점을 바탕으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들면서 무난한 호흡을 자랑했다.
박주영과 신영록은 호주 문전에서의 빠른 순간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팀 수비수들을 교묘하게 괴롭혔다. 신영록은 전반 9분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 바깥에서 박주영의 횡패스를 받아 상대팀 선수 3명을 재치 있게 등지는 스크린플레이에 이은 왼발 발리슛을 날렸으며 박주영은 3분 뒤 아크 왼쪽에서 중앙으로 빠르게 치고 나가며 위협적인 오른발 땅볼슛을 날렸다. 신영록이 오른쪽 전방을 휘저으며 상대팀 수비수들을 분산시켰던 것이 박주영의 슈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
비록 호주전이 평가전인데다 전반 30분 이후에는 양 팀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져 기대 이상의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지만 전반 중반까지의 ´박주영-신영록´ 투톱의 활약상은 어느 누구보다도 눈에 잘 띄었다.
특히 전반 30분까지 박주영의 빠르고 저돌적인 움직임은 이전 경기 때의 무기력한 모습과 전혀 대조된 모습을 보였다. 신영록이라는 이타적인 파트너를 얻었기 때문인지 상대팀 수비수의 압박에 아랑곳하지 않고 4차례 빠른 전방 돌파를 앞세워 한국의 많은 슈팅 기회를 얻게 했다. 전반 20분에는 아크 왼쪽으로 치고 들어가는 상황에서 이청용과 2-1패스를 주고받은 뒤 그의 슈팅을 유도하는 멋진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박주영과 신영록의 호주전 투톱 출전은 베이징 올림직 무대에서 그대로 활용하겠다는 박성화 감독의 계획이 드러났다. 김승용의 부상 회복 상태에 따라 이근호의 포지션이 변수가 되겠지만 ´박주영-신영록´이 오랫동안 대표팀의 공격수로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는 점을 볼 때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멋진 공격이 기대되고 있다.
물론 호주전이 평가전인 만큼 박주영과 신영록은 올림픽에서 보여줄 것이 더 많이 있다. 최근 박주영의 움직임이 빨라졌다는 것과 신영록이 4월 20일 울산전 이후 100여일 만에 골맛을 봤다는 점에서 두 선수의 페이스가 올림픽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활약을 펼칠 가능성을 호주전에서 국내 팬들에게 선보였다. 두 선수가 남은 기간 착실하게 서로의 호흡을 다지며 올림픽 무대를 호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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