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새롭고 기발한 상상력으로 리얼 버라이어티의 영역을 넓혀왔던 MBC <무한도전>이 또다시 신선한 아이템을 선보이며 웃음을 선사했다.
21일 방영된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 1편에서는 게스트로 합류한 전진까지 <무한도전> 여섯 멤버들이 비밀요원으로 변신, 지정된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을 펼쳤다.
내용물을 알 수 없는 가방 6개중 진짜 금일봉 300만원이 들어있는 유일한 돈가방을 찾아서 저녁 8시까지 MBC 로비에 가져다놓은 사람이 돈가방의 주인이 되는 게임.
멤버들이 각자 혹은 팀을 이루어 장소를 옮겨가며 미션을 수행하는 형식은 이미 작년 8월 서울구경 편이나 올 4월 경주 편에서 시도된 바 있지만, 당시는 지정된 장소에 빨리 도착하는 선착순 게임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300만원이 든 돈가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멤버들 간의 치열한 경쟁과 심리전이 돋보였다.
최근 에피소드들이 멤버들 간의 끈끈한 우정과 사회봉사를 통한 공익성 강화 등 한동안 ‘감동 코드’를 주로 내세웠던 것과 달리, ‘돈가방 편’은 오랜만에 초창기 ‘무한이기주의’ 컨셉으로 회귀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 속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도심에서 서울역에 이르기까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펼치는가 하면, 심리전으로 다른 멤버를 속이거나 방해공작을 서슴지 않고, 일시적으로 전략적 동맹을 맺기도 하는 등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이합집산을 반복했다.
마치 헐리우드 영화 ‘록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나 ‘스내치’의 예능 버전을 보는 듯한 이 기묘한 활극은 멤버들 각자의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와 역동적인 편집, 마지막까지 진짜 돈가방의 행동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적 긴박감이 어우러지며 마치 한편의 블랙 코미디 느와르를 감상하는 재미를 안겨줬다.
돈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사기와 강탈도 서슴지 않는 ‘나쁜놈’ 박명수와 ‘이상한 놈’ 노홍철의 ‘악당 듀오’, 가지고 있던 진짜 돈가방을 뺏기고 망연자실한 ‘어색한 놈’ 정형돈과 ‘착한 놈’ 유재석의 ‘순진한 듀오’ ,엉뚱한 가방을 가지고 기차에 올라 유유자적하다가 뒤늦게 망연자실한 ‘모자란 놈’ 정준하의 바보형 캐릭터 등은 각 멤버들이 그동안 무한도전에서 구축해온 이미지와 맞물려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막내로 합류한 게스트 전진은 ‘무한이기주의’와 3D가 판치는 무한도전의 좌충우돌 서바이벌 게임 속에서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제7의 멤버’로서의 가능성을 입증, 주춤했던 무한도전 시청률 상승에 힘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날 방송된 에피소드에서 멤버들이 돈가방을 쟁탈하기 위해 각종 거짓말이나 배신, 강제탈취까지 마다하지 않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모습은 남녀노소 가족들이 다함께 시청하는 황금시간대 오락프로그램의 설정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프로그램 자체는 물론이고 각 멤버들 모두 국민적 인지도를 자랑하는 <무한도전>의 영향력을 감안할 때, 웃음도 좋지만 도를 넘어선 과격한 설정이나 자극적인 묘사에서 방송의 책임감을 생각해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지적도 되새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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