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불똥이 KBS로?

입력 2008.06.13 16:04  수정

KBS 특별감사에 일부 네티즌 “표적감사” 반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이 이명박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비판으로 확대되면서 KBS 살리기 움직임이 일고 있다.

KBS는 그동안 방만경영과 인사특채, 편파방송 및 공영성 훼손 등으로 비판을 받으면서 감사의 필요성이 제기됐었다. 이에 감사원은 11일 KBS의 ‘감사취소 청구 및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하고, 보수단체들의 감사 청구를 받아들여 운영 전반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다.

앞서 국민행동본부와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지난 달 15일 “KBS는 5년간 저질, 퇴폐, 편파, 왜곡 방송이 양산되었을 뿐 아니라 누적적자가 1500억원에 이르고 외화 수입 과정에서 오납한 원천세 20억 2000만원의 환수를 포기하는 등 수신료를 낭비하고 부실 경영의 의혹이 있다”며 특별감사를 청구했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명백한 정치감사 표적감사”라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KBS가 여권과 정부의 입맛과 맞지 않기 때문에 길들이기를 위해 감사를 무기로 압박하고 있다는 것.

특히 정연주 사장에 대해서는 “한겨레 출신의 참언론인으로 그가 무능하고 부실경영을 했다는 건 말도 되지 않는다”며 “그의 올곧은 성향을 두려워한 몇몇 언론과 정치권의 몰아내기 위한 음모일 뿐”이라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상황이다. “개혁성향이 강하고 돈만 받아먹는 직원들을 정리해 KBS 내부서 지지를 받고 있다” “KBS 노조는 돈만 받고 일을 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 사장을 미워한다” “2000년 사장을 바꿀 때도 이런 감사가 있었다. 분명 어용사장을 낙하산 하려는 음모”라는 ‘증거’글도 올라온다. “정치공작 정황이 포착돼 KBS 감사가 중단될 예정” “벌써 다음 사장에 OO가 내정된 상태” “감사원에 전화해 알아보니 불법적으로 실시된 게 확실하다” 등의 확인되지 않은 여러 설이 난무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정 사장이 적자를 낸 것은 “무수익 방송을 하는 KBS의 특성과 수신료에 의존하는 구조상 불가피한 일”이라며 “국민의 알 권리를 보호하고 소신있는 방송이 꺾이지 않게 우리가 지켜주자”고 결집하고 있다.

몇몇 네티즌 사이에서는 정 사장의 ‘소탈하고 강직한’ 인간적 풍모 등에 초점을 맞춘 글이 돌아다니고 있다. 또 △수신료 인상 지지글 확산 △정 사장 소환시 인간띠로 저지 △감사원 및 검찰 등에 항의전화 하기 등의 ‘숙제’를 통해 KBS 감사 철회를 이루자는 제안도 쏟아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과거 참여정부 당시 ‘코드인사’나 이명박 정부의 인사가 다를 게 뭐냐”며 “KBS의 문제는 비단 하루 이틀 사이에 지적된 게 아니고 내부적으로도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던 만큼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의 잘못까지 무작정 감싸줘선 곤란하다”고 비판하고 있으나 “알바” “더러운 소리” 등의 비난을 듣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서 11일 낮부터 시작된 ‘KBS 표적감사 반대’ 서명은 13일 현재 2만 7000여명을 넘어섰다.

발의자인 네티즌 ‘소쿠리’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 장악 의도는 이미 취임 초기 최시중을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부터 드러나기 시작해 최근 YTN 아리랑을 비롯한 모든 언론 기관들의 사장을 자신의 최측근들을 임명함으로써 그 정점에 달하고 있다”면서 “올해 말에 정기 감사가 예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뉴라이트 보수단체의 어이없는 요구에 의한 KBS에 대한 ´표적감사´를 국민의 이름으로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최시중 방통위원장 사퇴, 뉴라이트 세무조사, 조·중·동 특별감사에 대한 서명 등도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KBS 특별감사에 항의하는 촛불집회도 계속되고 있다. 11일부터 KBS 본관 앞에서 진행중인 촛불시위에 참가한 네티즌들은 정 사장 퇴진 운동을 벌이고 있는 KBS 노조에 대해 “어용노조”라고 폄하하면서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방송장악 촛불 들어 막아내자”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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