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나에게 어떤 미래와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까?” “남편은 정말 돈 잘 버는 회사원일까?” “두려움과 설레임으로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던 날 저는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남편, 아는 사람 한명 없는 문경 지곡리... 에 도착한 순간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필리핀에서 부모와 9남매가 함께 유복한 가정에 살면서 대학까지 나온 마리첼 엘 델라크루즈(여·34)씨.
23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경북도 2008년도 제1차 ´어울림 정책포럼´에서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가 ´다문화갖고, 세계시민으로 가는 길´이란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6년전 경북 문경으로 시집와 두 아이의 엄마됐다. 결혼 초 서럽고 후회가 돼 고향 필리핀으로 돌아가고 싶었다는 그녀는 영어학원 강사, 고추밭 일, 골뱅이 주워 팔기, 사과따기, 공장 일 등 억척스럽게 생활했다.
최근 문경읍 갈평리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 그녀가 필리핀에서 교사가 되는 꿈이 시골학교에서 이루어지게 됐다.
그리고 경상북도 결혼이민자 정착사례 공모에서 1등을 해 고향 필리핀에 있는 친정어머니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매우 기뻐했다.
최근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자료에 의하면 현재 국내 거주 결혼 이민자는 124개국 11만6000여명, 귀화한 결혼이민자 4만7000명까지 합치면 16만여명으로 우리나라도 이미 다민족·다문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구·경북에도 일본, 중국, 필리핀, 몽골 등의 국가에서 9300여명(전국의 8.0%)의 결혼이민자가 거주하고 있다. 경북의 경우 결혼이민여성이 1년 사이에 62%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2020년 전체 가정의 20%가 다문화가정이 되고 농어촌 학생의 25% 정도가 이들 가정의 자녀들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빨라지는 다문화사회, 가족형태의 변화는 국제적 인권·언어·문화·교육 등 세계적인 보편성에 다가서는 정책적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23일 오전 10시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는 다문화사회 도래와 다문화가족이 세계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지역공동체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다문화 가족, 세계시민으로 가는 길’이란 주제의 ‘어울림 정책포럼’이 열렸다.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경북여성정채개발원(원장 이정옥)이 주관한 이 포럼에는 도르츠팔람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
게렐(Dorjapalam Gerel) 주한 몽골대사, 아훈자노프 알리세르(Alisher Okunuonow) 주한 우즈베키스탄 부대사를 비롯해 법무부 권영수 국적통합정책단장, 박영숙 유엔미래포험 한국대표, 한몽교류진흥협회 임영자 이사장, 여성결혼이민자 부부, 여성계, 학계, NGO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박영숙 유엔미래포럼 한국대표는 ‘다문화가족, 세계시민으로 가는 길’이란 주제강연에서 “지구촌은 지금 지구시민, 세계시민, 글로벌 시민 NGO 들이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의 서구인들은 2030년이 되면 지구촌의 국경의 개념이 사라질 것이다”며 “지구촌문화에서 여성의 역할 재조명과 유엔 등 국제기구의 관심, 사회단체 남성 리더들과의 협력, 특히 인터넷사이버 공간에서의 여성네트웍크를 통한 여성의 역할 강화”를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초청 발표에 나선 도르츠팔람 게렐 주한 몽골대사와 아훈자노프 알리세르 주한 우즈베키스탄 부대사는 ‘한국 다문화 가정의 증가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입장’을 주제로 “세계화 추세에 인권문제를 보완하고 불법적 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다문화가족에 대한 사회적 편견 해소와 공감대 확산을 위해 ‘제3거점 구미시 결혼이민자가족지원센터’의 다문화 인형극 ‘감자먹는 사람들’ 공연과 한국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결혼이민여성의 가족생활과 직장생활을 소개하는 4명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경북도 결혼이민여성의 사례발표다. #사례 1) 1995년도 연수통역으로 왔다가 거래처에 다니는 신랑과 만나 결혼해 지난해부터 경북 구미결혼이민자센터에서 아동양육지도사로 활동 중인 중국 출신 김연옥씨. 저녁에는 구미1대학 사회복지과에 다니면서 이민자와 저소득층을 위한 삶을 꿈꾸고 있다.
#사례 2) 몽골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지 7년 된 아이의 엄마이자 주부인 엘딘치맥 거티브씨. 지난해 남편과 사별하고 현재 시부모님과 아들과 함께 거주하고 있다. 성주에서 직장에 다니며 동네 아주머니들과 농담을 할 정도로 재미있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부모님과 아이를 위해 음식 요리법과해 컴퓨터와 한국말을 더 열심히 배워야겠다는 다짐이다.
경북도가 주최하고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주관한 ´어울림 정책포럼´에는 여성결혼이민자 부부, 여성계, 학계, NGO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 200여명이 참석했다.
#사례 3) 2002년 11월 우즈베키스탄을 떠나 6년째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밀자크로 바자리나씨. 한국생활이 두렵고 어려웠으나 신랑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2남6녀의 시댁식구들과 살면서 맏며느리 역할을 하고 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가족의 사랑과 정을 크게 느꼈다고 한다. 2006년 첫 딸을 출산하고 현재 새 생명을 잉태하고 있다.
경북도는 지난해 국제포럼을 포함해 3차례의 어울림 정책포럼이 우리사회에 어울림 문화를 확산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이번 포럼에서 나온 내용들과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들어 앞으로 정책개발과 여성결혼이민자와 그 가족들의 ‘세계 시민화’를 위한 정책추진에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격려사에서 “이날 포럼을 계기로 경북도는 한발 더 앞서나가는 결혼이민자 가족의 세계화에 주력 하겠다”며 “꿈을 가지고 새로운 삶을 개척하러 온 결혼이민여성들은 당연히 존중 받아야 하며 꿈을 가지고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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