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A 헤비급 최강의 파이터´ 에밀리아넨코 표도르(32·러시아)가 오랜만에 탑 랭커와 맞붙게 됐다. 상대는 ´불곰´ 팀 실비아(32·미국)로 전 UFC 헤비급출신의 강자다.
둘은 7월 19일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혼다 센터에서 열리는 신생 종합격투기 대회 ‘어플릭션 밴드(Affliction Banned)’에서 진검승부를 펼치게 된다.
각각 프라이드-UFC 챔피언출신의 맞대결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의미는 역시 표도르가 오랜만에 거물급 파이터와 대전을 벌인다는 것. 그동안 표도르가 ´황제´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무게감이 떨어지는 선수들과 연전을 벌여온 만큼, 이번 대회에 거는 팬들의 기대가 크다.
´세기의 명승부´로 불렸던 미르코 크로캅(34·크로아티아)과의 대전 이후 약 3년 동안 표도르는 총 5경기를 치렀다.
줄루, 마크 콜먼, 마크 헌트(이상 프라이드), 맷 린들랜드(보독파이트)와 최홍만(야렌노카) 등이 그동안 표도르가 상대했던 선수들. 대부분 표도르가 경기를 치르기에는 다소 무게가 떨어지는 상대였다.
콜먼은 전성기를 훌쩍 지난 노장이었으며 K-1에서 위력을 떨쳤던 헌트와 최홍만은 그래플링에서 약점이 뚜렷했다. 그나마 린들랜드가 기량 면에선 가장 완성됐던 거물급 파이터였지만, 무려 2체급의 이상의 체중차이가 났기 때문에 ‘사실상 미스매치´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처럼 표도르가 자신의 명성에 맞지 않는 행보를 보이자 많은 격투 팬들과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최강자의 검증론´이 화두로 등장하곤 했다. 더불어 조쉬 바넷(31·미국), 페드로 히조(34·브라질), 제프 몬슨(37·미국), 벤 루스웰(27·미국), 밥 샙(34·미국) 등 많은 유명 선수들이 루머 등을 통해 대전 상대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랜디 커투어(45·미국)는 가장 적극적으로 표도르와 맞붙기를 표명하며 숱한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하지만 커투어의 경우, UFC와의 계약문제와 옥타곤에 특화된 ´철장 전문 파이터´라는 점에서 성사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때문에 이번 실비아전은 표도르가 크로캅과의 대결 이후 처음으로 자신의 위치에 맞는 상대와의 대결이라고 볼 수 있다. 한때 ´핏불´ 안드레이 알롭스키(29·벨로루시)와 함께 UFC 헤비급을 양분했던 실비아라면 표도르의 맞상대로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
실비아는 전형적인 ´테이크다운 디펜스형 타격가´라는 점에서 프라이드 시절 라이벌이었던 크로캅과 스타일이 비슷하다. 거리를 두고 타격전을 벌인다면 표도르가 불리하고, 최대한 접근전에서 테이크다운을 성공시켜야만 승산이 높은 상대다.
실비아는 크로캅과 비교할 때 킥보다는 펀치위주의 경기를 하며 스탭이 좋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스피드를 상쇄할 큰 신장(203cm)을 가지고 있어 예상 밖으로 까다로울 수도 있다.
더욱이 순간적인 카운터펀치에 능해 과거 후지타 카즈유키(38·일본)전에서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표도르의 ‘전매특허’인 펀치로 파고들어 클린치로 이어지는 패턴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표도르의 스피드와 동물적인 거리감각을 감안했을 때 실비아가 막아내기 힘든 기술이기는 하지만, 또한 그 순간은 실비아의 카운터가 터질 수 있는 타이밍이기도 하다.
일단 테이크다운이 성공하게 되면 실비아가 표도르의 공세를 막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표도르는 그라운드 상태에서의 유리한 포지션 점유는 물론, 불리한 자세에서의 스윕능력이 뛰어나다.
거기에 트레이드마크인 ´얼음파운딩´과 순간적인 서브미션 등 공격 레퍼토리 역시 다양한 편이다. 실비아로서는 그라운드에선 신장의 이점마저도 상당부분 사라지게 되는 만큼, 절대적인 ‘테이크다운 봉쇄’ 전략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비아는 장신 스트라이커치고는 그라운드 대처능력이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프랭크 미어에게 ‘암바’, 안드레이 알롭스키에게 ‘하체 관절기’, 안토니오 호드리고 노게이라(32·브라질)에게 ‘길로틴 초크’를 당했던 만큼, 표도르의 서브미션이 충분히 통할 수 있는 상대다.
과연 표도르는 실비아를 꺾고 자신을 둘러싼 ´검증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 또다시 시작된 ´황제의 행보´에 격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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