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이종범 바쁠수록 KIA가 산다!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8.05.13 13:54  수정

공수 맹활약 물론 리더십까지 발휘하며 연승 이끌어

‘찬스 때마다 터지는 알토란같은 적시타에 어느 포지션에서든 든든한 수비, 그리고 후배들을 다독이는 특유의 리더십까지…´

KIA 타이거즈가 최근 ‘운명의 9연전’에서 6승 2패(1경기 우천 취소)의 호성적을 거두며 탈꼴찌에 성공했다. 올 시즌 KIA는 2연승이 가장 긴 연승 기록일 정도로 상승세도 없이 참담한 순위표만을 받아들었다.

그러나 지난 삼성과의 3연전에서 극적인 분위기 반전에 이어, 지난 주말 펼쳐진 우리전을 싹쓸이하며 5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렇듯 KIA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게 된 배경에는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하다.

지난 전병두 트레이드에 따른 전반적인 팀 내 흐름의 변화, 5연승 기간 있었던 45이닝 3자책점의 짠물실점(방어율 0.60), 이범석-윤석민-호세 리마-서재응-이대진 등으로 이어지는 선발투수진의 릴레이 쾌투 등 많은 요인들이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캡틴 이종범(37)´은 공수에서 누구보다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상승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종범, 그가 바쁠수록 KIA는 강해진다!

이종범의 상승세는 KIA 연승행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이종범의 페이스는 지난해와 올해를 통틀어 가장 좋다.

KIA가 5연승을 달리는 동안 이종범이 기록한 성적은 16타수 6안타(타율 0.375) 6타점. 비록 장타는 2루타 1개밖에 없지만 높은 타점 수치에서도 묻어나듯, 득점상황에서 많은 적시타를 때려내며 찬스에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2할대 초반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던 타율 역시 0.260까지 끌어올렸다. 올 시즌 기록한 총 안타(19안타)와 타점(10타점)의 총계를 살펴봐도 최근 5게임의 컨디션이 얼마나 좋았는지를 알 수 있다.

비록 정확한 타이밍에서 때린 잘 맞은 타구가 수차례 담장 바로 앞에서 잡힐 정도로 파워는 현저하게 떨어졌지만, 특유의 기교와 배트컨트롤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가는 노련함이 인상적이다. 그동안 플라이볼이나 헛스윙으로 맥없이 물러나던 바깥쪽·몸쪽 꽉찬 공이나 유인구도 커트해내며 결코 쉽게 물러나지 않고 있다.

노리지 않으면 쉽사리 안타가 나오지 않던 근래의 모습에서 벗어나 타이밍이 다소 맞지 않더라도 끝까지 공을 맞춰낼 정도로 배트스피드도 많이 올라왔다. 상대 투수 유형에 따라 선발-대타-대주자-대수비 요원으로 들쭉날쭉하던 출장방식도 당분간은 선발로 고정될 전망이다.

게다가 이종범의 팀 내 활약상은 공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본래 공수 밸런스가 잘 맞을 때 더욱 컨디션이 좋아지는 법. 따라서 이종범은 그가 양산하는 많은 안타 개수만큼 호수비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종범은 장성호-최희섭 등 기존 1루수 자원들의 공백으로 지난 10일 생애 첫 1루수로 선발 출장, 팀의 어려운 사정에 크게 일조했다. 더욱이 처음 소화하는 포지션임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수비솜씨까지 곁들인 그는 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 소화라는 진기록까지 남기며 ‘역시 야구천재’라는 극찬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종범의 가장 큰 무서운 점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성적 이상으로 팀 내 긍정적 효과를 끼친다는 점이다. 팀 내 주장, 선수협 회장, 국가대표팀 주장 등 화려한 이력에서도 알 수 있듯, 이종범은 팀원들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이 뛰어난 선수다.

이종범은 결코 강압적이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그동안 KIA의 정신적 지주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아 그의 리더십이 별다른 효과를 주지 못했던 것이 사실. 출장시간조차 장담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팀원들을 다독이며 훈계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정도로 이종범은 큰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하지만 공수에서 컨디션을 찾은 이종범은 달랐다.

덕아웃에서 후배들을 일일이 챙기며 조언을 아끼지 않는 것은 물론 분위기가 가라앉을 듯한 상황에서는 본인부터가 파이팅 넘치는 움직임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1루 수비를 맡게 되면서부터는 투수나 야수들에게 끊임없이 독려를 거듭하고 있고, 덕분에 내야전체에 안정감이 돌고 있다는 평가다. 어떤 어려운 볼이라도 안정적으로 받아주는 포구실력과 후배의 실책을 감싸주는 넉넉한 마음으로 인해 내야수들은 더욱 편하게 1루에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

과거 이종범의 전성기 당시 김응룡 해태 감독은 그를 가리켜 “구속 없이 스스로 하고 싶은 데로 놔둬야 신나서 더욱 잘하는 선수”라는 평가를 한 바 있다. 실제로 이종범은 공수주에서 엄청난 맹활약을 펼치며 대한민국 야구 역사상 가장 다재다능한 천재의 모습을 선보였다.

안팎의 의견처럼 이종범은 자신이 할 일이 많을 때 더욱 신이 나서 힘을 내는 선수다. 최근의 KIA에서 이종범의 역할은 상당히 많아졌고 그런 분주함은 고스란히 팀 성적과 개인성적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과연 바빠진 이종범은 KIA의 성적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지, 되살아난 ‘호랑이 캡틴’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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