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하위 KIA…투타 ´좌우 불균형´ 심각

김종수 객원기자 (asda@dailian.co.kr)

입력 2008.04.28 14:45  수정

´투수진은 왼쪽이, 타선은 오른쪽이 문제´

안 되는 팀에는 분명 무언가 문제가 있다. 장기레이스의 특성상 데이터와 기록이 무엇보다 중시되는 현대야구에서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

그 중에서도 현재 최하위(7승 18패/승률 0.280)로 처져있는 KIA 타이거즈는 그야말로 무수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는 대표적인 팀이다.

가장 높은 팀 평균자책점, 가장 낮은 팀타율의 KIA는 어디서부터 뜯어고쳐야 할지 도통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안팎의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KIA의 가장 큰 골칫거리중 하나는 고르게 활약해야할 오른손과 왼손들이 투타에 걸쳐 극심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KIA로 팀명이 바뀐 이후 왼손 유망주 수급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 끝에 양적인 면에서의 좌우균형은 이뤘지만, 활약도에서는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우완투수들이 제몫을 해주고 있는 투수진은 좌투수들이 일시에 부진에 빠지면서 사실상 왼손전력감이 실종됐다는 푸념 섞인 하소연까지 나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좌타라인이 인상적인 타선에서는 반대로 우타자들의 부진이 유독 눈에 띈다.

차세대 국가대표 좌완 원투펀치 류현진(한화)-김광현(SK)에 우리 히어로즈의 든든한 좌완선발 콤비 장원삼-이현승, 국내복귀 후 예전의 위력을 되찾아가고 있는 봉중근(LG)과 레스(두산)까지. 올 시즌 프로야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왼손투수들의 돌풍이 거세다.

하지만 이러한 ´왼손투수 천하´속에서도 KIA는 가슴을 치고 있다. 각 팀별로 좌완투수들이 제몫을 해주고 있지만, 유독 KIA 만큼은 그 덕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KIA 전병두 / 데일리안 스포츠


윤석민, 서재응 등 우완일색인 선발투수진에서 좌완으로서 제몫을 해줄 것으로 기대되던 전병두는 연패에 빠지며 선발 로테이션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4게임(12이닝)에서 9개의 4사구와 피안타, 5개의 폭투를 저지르며 자책점이 무려 8.25나 된다는 사실은 분명 팀과 팬들을 실망시키는 결과.

더욱이 첫 선발 등판 경기였던 두산전에서 단 1개의 피안타 없이 6이닝 무실점이라는 놀라운 피칭을 선보여놓고도 이후 3경기에서 그야말로 와르르 무너졌다.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리듬을 전혀 되찾지 못하고 있다.

좌완투수들의 부진은 중간계투진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 박정태와 문현정은 올 시즌 주어진 기회에서 기대 밖의 피칭으로 만년기대주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괜찮은 투구내용을 보였던 양현종 또한 정규시즌에서는 무기력한 피칭으로 실망을 주고 있다. ´조만간 1군 엔트리에 좌투수가 없는 날이 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좌완들이 전력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는 투수진과 달리 타선에서는 우타자들의 각성이 요구되고 있다. ‘솜방망이´로 전락하며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는 KIA에서 그나마 타선을 리드하는 존재들은 좌타자들이다.

타자 중에서 유일하게 제몫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용규(타율 0.330/최다안타 3위)를 필두로 장성호(타율 0.322), 김원섭(타율 0.339) 등 그나마 제 역할을 해주고 있는 타자들은 모두 왼손들.

부진에 빠져 있지만 장타와 타점상황에서는 상대에게 위협을 주고 있는 팀내 유일한 거포 최희섭 역시 좌타다. 그 외 주전급은 아니지만 종종 출전하고 있는 강동우, 최경환 등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며 좌타라인에 힘을 보태고 있다.

반면 우타 라인은 전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종범-김종국 등 노장들은 차치하고 최다안타왕에 빛나는 이현곤(타율 0.227)의 부진은 팀내 성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을 만큼 심각하다.

클린업트리오는 물론 상황에 따라 중심타선을 지원하며 핵심타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할 그가 전혀 제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자 상대적으로 앞뒤의 다른 선수들이 집중 견제를 당하고 있다.

외국인타자 발데스와 신인 김선빈이 나름대로 역할을 해주고 있지만, 우타라인에 활력소를 불어넣을 만큼은 아니다. 개막전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던 나지완은 시범경기 때와는 달리 정규리그에서는 전혀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초 좋은 컨디션으로 팀을 이끌었던 주전 포수 김상훈(타율 0.333)의 부상공백이 아쉬운 대목이다.

´한 번 꼬인 실타래´는 좀처럼 풀기가 쉽지 않다. 잘 나가는 팀은 어떤 형태로든 승운이 따르지만, 그렇지 않은 팀은 여러 악재가 겹치기 십상이다.

과연 최하위 KIA는 지금의 ´악몽´에서 탈출해 최소한의 정상궤도 진입이 가능할까. 또한, 투타에 걸쳐 뚜렷하게 발생하고 있는 극심한 ‘좌우 불균형 현상’은 해소될 수 있을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KIA의 향후 행복에 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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