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손가락(?)´ 배구 선수들 테이핑 왜 하나?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입력 2008.03.19 12:07  수정

[YOU KNOW?]배구 유도 등 선수들 손가락에 테이핑

단순 경기력 향상 때문?



#1: 지난 16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07-2008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LIG손해보험. 오른쪽 공격수 장병철이 LIG 이경수의 불로킹을 피해 강스파이크를 날렸다. 볼이 LIG 코트에 꽂히자 장병철을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의 오른손 약지와 새끼손가락은 테이핑으로 묶여 있다. 그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신선호의 손도 테이핑으로 인해 ‘하얀 손가락’이었다. 삼성화재는 세트스코어 3-1(25-16 23-25 25-21 31-29)로 승리했다.

#2: 18일 전남 광양실내체육관서 열린 제34회 회장기전국유도대회 겸 2008 국가대표 2차선발전 남자 73㎏급 결승전. ‘겁 없는 신예’ 왕기춘(20ㆍ용인대)과 이원희(27ㆍ한국마사회)가 맞붙었다. 경기 초반부터 치열한 잡기 싸움이 벌어졌다. 이원희는 왕기춘이 잡은 자신의 도복을 뿌리치기 위해 거세게 깃을 당겼다. 왕기춘도 이원희의 손을 뿌리쳤다. 억센 손아귀 힘에 도복이 흐트러졌다. 두 선수 모두 엄지와 검지를 제외한 세 손가락에 테이핑을 했다. 왕기춘은 연장전 끝에 빗당겨치기 되치기로 효과를 얻어내 우승을 차지했다.


운동경기를 지켜보면, 손가락에 테이핑을 한 선수들이 유독 많은 종목이 있다. 배구, 유도 등이 대표적인이다. 단순히 경기력을 높이기 위한 것일까?

우선 배구의 경우, 선수 절반 이상이 손가락에 테이핑을 하고 코트에 선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부상 예방 차원이다. 손으로 공을 강하게 때리는 스파이크를 많이 하다보면, 손가락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공격수가 스파이크를 할 때 공에 가해지는 무게가 ‘쌀 한 가마(80kg)’정도라고 알려졌다. 때문에 배구 공격수들의 손가락에 테이핑 되어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하나같이 테이핑으로 인해 ‘하얀 손가락’들이다.

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회는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손가락에 테이핑을 하는 것은 선수들이 자주 다치게 되는 손가락 보호를 위한 것으로 경기규칙에 위반되지 않는다. 다만, 테이핑 안에 딱딱한 물체 등을 넣으면 실격대상이 된다”고 설명했다.

테이핑의 두 번째 이유는 이미 손가락에 부상을 당한 상태에서 게임에 나설 경우 ‘통증완화’의 효과와 ‘부상재발방지’를 위해서다. 배구선수들은 손가락 부상이 잦기 때문에 3번째 손가락과 4번째 손가락을 붙여서 테이프로 묶어버리기도 한다.

또한 무릎이나 발목에도 테이핑을 한다. 경기 중 점프와 착지가 반복되는 만큼, 무릎과 발목에 무리가 따르기 때문이다.

유도도 테이핑을 하는 이유는 비슷하다.

특히 유도는 공이 아닌 두꺼운 도복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손가락 관절 부상이 구기종목 보다 많다.

대한유도회 강동영 사무국 과장은 “선수들이 도복을 잡고 뿌리치는 잡기싸움을 매일 하는데, 손가락이 탈골되거나 휘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손톱이 조금이라도 길면, 부러지거나 빠져버린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손가락에 테이핑을 한다”고 설명했다.

강 과장은 이어 “유도선수들은 악력운동을 따로 하기 때문에 손아귀 힘이 대단하다. 그만큼, 부상의 위험이 높다”면서 “부가적으로 테이핑을 하면 잡는 힘이 더 좋아진다고 알려져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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