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자2’·‘아르코’·‘점보’…다국적 애니메이션의 한국행 도전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2.09 14:24  수정 2026.02.09 14:24

제3국 애니메이션, 흥행 공식화 안 돼

국내 극장가에 ‘주토피아 2’와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이끌어온 애니메이션 흥행 흐름을 잇겠다는 다국적 작품들이 출격을 앞두고 있다. 디즈니와 드림웍스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스튜디오, 그리고 스튜디오 지브리를 비롯해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을 형성해온 일본 애니메이션이 주도해온 시장에 중국·인도네시아·프랑스 등 새로운 국적의 작품들이 가세하는 구도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국 애니메이션 ‘너자 2’다. 전 세계 애니메이션 흥행 1위라는 기록을 세운 이 작품은 8000만 달러의 제작비와 5년의 제작 기간, 4000명 이상의 스태프 및 138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의 협업으로 탄생한 대형 프로젝트다.


‘너자 2’는 월드 박스오피스 22억 달러를 돌파하며 ‘인사이드 아웃 2’를 제치고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1위에 올랐다. 그러나 '글로벌 흥행'이라고 하기에는 무색하다. 수익 중 약 19억 달러를 중국 내에서 벌어들이며 자국 시장의 압도적인 동원력만 증명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정지소, 조병규, 손현주를 비롯해 고규필, 이필모, 진희경, 한재석, 장원영, 함은정, 강기둥, 정택현 등이 더빙에 참여했다.


프랑스의 ‘아르코’와 인도네시아의 ‘점보’ 역시 각기 다른 매력으로 국내 관객들에게 다가간다.


나탈리 포트만이 제작에 참여해 화제를 모은 ‘아르코’는 아카데미 후보에 오르며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에르메스와 공식 협업한 우고 비엔베누 감독 특유의 압도적인 2D 비주얼과 서정적인 서사는 기존 3D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신선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역대 박스오피스 3위를 기록하며 자국 영화사를 새로 쓴 ‘점보’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압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스토리텔링의 저력을 보여준다. 자국 실사 영화의 흥행 기록마저 갈아치우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이 판타지 어드벤처는 인도네시아의 순수 기술력과 창작 역량이 집약된 결과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비주류 시장에 머물러 있던 국가들의 작품이 잇달아 한국 극장가를 찾는 배경에는 애니메이션이 특정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는 강력한 흥행 카드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과거 애니메이션은 비수기 보완용 콘텐츠로 치부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극장가 전체 관객 흐름을 견인할 수 있는 주류 장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겨울 방학 시즌을 전후해 초등학생을 중심으로 한 아동 관객과 가족 단위 관객의 방문을 안정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점은 수입사들에 매력적인 요소다. 여기에 할리우드와 일본 중심에서 점차 다변화되는 관객들의 취향은 비미·비일권 애니메이션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수입·배급사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입 비용으로 예상 외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선별적 도전’이 가능한 시장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다만 미국 애니메이션이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보편적 서사를, 일본 애니메이션이 충성도 높은 마니아층의 반복 관람을 기반으로 삼아온 것과 달리, 이들 제3국 애니메이션은 아직 뚜렷한 흥행 공식이 정착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 작품이 한국 시장에서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한국 관객 특유의 정서적 감수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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