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물'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던 프랑스 파리의 센강이 공공 수영 공간으로 개방됐다. 수질 악화와 보트 통행량 증가 등의 이유로 수영을 금지한 지 100여년 만이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5일(현지시간) 개장 첫날을 맞은 센강에서 파리 시민 수십명이 안전요원의 감독 아래에 수영을 즐겼다.
센강 수영은 1923년부터 공식적으로 금지됐다. 물이 점점 더러워지면서 대장균·장구균 등 병원성 세균으로 인한 피부 감염 가능성 등 건강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파리시는 센강 정화를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하다가 지난해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대대적인 정화 사업을 진행했다. 정화 작업에는 총 14억 유로(약 2조 2500억 원)가 투입됐다. 폭우 시 오염수를 임시 저장할 수 있는 대형 지하 저장 탱크 등도 건설됐다.
올림픽 기간 중 센강에서는 철인 3종 경기, 오픈워터 수영 경기가 열렸다. 그러나 센강 수질이 좋지 않아 연습 경기가 몇 차례 취소됐고, 센강에서 수영한 일부 선수가 배탈이나 설사 등을 겪어 수질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이후 파리시는 지속적인 수질 관리에 나섰고, 결국 수영장을 개장하게 됐다. 파리시는 실시간으로 수질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개장 전날 수질을 검사한 결과 '우수'로 나타났다.
이번에 문을 연 곳은 모두 세 곳의 야외 수영 구역으로, 구역마다 최대 3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내달 31일까지 무료 개방된다.
파리시는 국가 기관, 지역 보건청과 함께 수영 구역의 수질을 매일 점검해 수영장 운영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센강 정화는 단지 올림픽을 위한 것이 아니라 기후 변화에 대비하고 시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지속 가능한 도시정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국가적 자부심의 원천"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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