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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의 역습②] 달러·金 안전자산에 돈 몰린다…증시 변동성 확대


입력 2021.06.08 07:00 수정 2021.06.08 14:01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백신 접종 확대 및 실물경제 회복세 등 테이퍼링 이슈 급부상

현금 가치 하락 우려 따른 안전자산 '달러·금·채권'에 돈 몰려

인플레 이슈 증시 상승 제한적...추가 상승보다는 조정가능성↑

시중은행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뉴시스 시중은행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뉴시스

# A기업 사장은 최근 원화가치가 상승세를 보이자 달러 예금에 5000만원을 맡겼다. 2년 전 달러 예금에 5000만원 가량 돈을 맡겼는데 이번에 추가로 5000만원을 더 넣기로 한 것이다. 이날 달러당 원화가치는 1116.50원으로 상승했다. 이 사장은 2년여 전 5000만원 가량의 달러 자산을 사들였는데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긴축) 이슈가 급부상하면서 달러 가치가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해 이같은 투자 결정을 했다.


올해 들어 3000선을 돌파한 이후 파죽지세 상승세를 거듭하던 코스피가 최근 미국의 테이퍼링 이슈에 다시 꺾이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글로벌 국가들의 백신접종이 확대되면서 코로나 팬데믹 종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실물경제가 다시 회복하는 흐름을 보이면서다.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면서 한동안 수면아래에 있던 테이퍼링 이슈도 급부상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동성 완화에 동참하던 글로벌 주요국들이 다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을 회수하는 움직임에 가속도를 낼 조짐이다.


시장 분위기가 이렇자 고액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이른바 달러나 금, 채권 등의 안전자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자산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목표치를 웃도는 물가상승률이 이어지고 있고 한국에서도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커지면서 금리인상 깜빡이가 다시 켜졌다. 최근 제한적인 상승폭의 주식과 펀드는 차익실현에 나서고 안전자산으로 급선회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서게 되면서 달러가치가 다시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이같은 달러 매수를 부추기고 있다.


달러화 흐름에 대해서는 방향성이 아직 뚜렷하진 않지만 테이퍼링 이슈가 불거지면서 투자 매력도는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월 1138원까지 올랐다가 1100원대 초반으로 떨어진 상태다. 금값 역시 다시 뛰고있다. 안전자산인 금이나 달러에 대한 투자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돈의 가치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제 금 시세는 지난 4일 기준으로 온스당 1889.8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일엔 1907.5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 1g 가격은 6만7025원에 마감했다. 연중 최저였던 지난 3월 5일(6만2300원) 보다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테이퍼링 이슈가 불거지면서 금과 달러자산에 대한 매력도가 커지고 있는데 내년까지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증시 상승세는 주춤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 선임 연구위원은 "과거 인플레 이슈가 불거지면 증시는 많이 올랐는데 이번에는 이미 많이 오른 상태여서 추가 상승보다는 조정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자 대상 6월 자산배분 서베이 자료를 살펴보면 주식 비중은 전월 대비 1.13%p가 줄어든 48.69%를 기록한 반면 채권 비중은 전월 대비 0.84%p가 증가한 40.31%를 기록했다.ⓒ현대차증권 글로벌 투자자 대상 6월 자산배분 서베이 자료를 살펴보면 주식 비중은 전월 대비 1.13%p가 줄어든 48.69%를 기록한 반면 채권 비중은 전월 대비 0.84%p가 증가한 40.31%를 기록했다.ⓒ현대차증권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한달간 주식시장에서 7조4960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지난 5월들어 주식 비중은 늘리고 채권시장에서는 순투자를 했다.


글로벌 자산배분에서도 채권 비중이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가 분석한 톰슨 로이터의 글로벌 투자자 대상 6월 자산배분 서베이 자료를 살펴보면 주식 비중은 전월 대비 1.13%p가 줄어든 48.69%를 기록한 반면 채권 비중은 전월 대비 0.84%p가 증가한 40.31%를 기록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되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채권 비중이 확대된 셈이다. 6월 지역별 채권 비중을 보면 북미와 영국 등도 전월대비 1.3% 이상 비중이 높아졌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간 글로벌 펀드플로우를 보면 북미지역과 유럽지역 순으로 채권형 펀드에 자금이 유입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코로나 상황 개선으로 미국 경기 모멘텀이 부각된다면 한국 수출 개선 기대와 함께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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