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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꿈쩍 안 하는데…이재명 잽 던지며 '링에 오르라'


입력 2021.05.22 00:00 수정 2021.05.22 00:09        이충재 기자 (cj5128@empal.com)

이재명 "예쁜 포장지만 보여줘"…공격성 숨기고 일단 견제만

與 선두주자로서 차별화 전략…공격수들은 집중공세로 자극

野 뜨거운 구애에도 화답 없자 제3후보론 띄우며 발길 재촉

윤석열 전 검찰총장.(자료사진) ⓒ데일리안 윤석열 전 검찰총장.(자료사진) ⓒ데일리안

범야권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한 여권의 등판 요구가 본격화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잠행을 이어가며 아직 대선수업에 몰두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출마선언과 세결집 행보가 빨라지면서 그를 강제로 끌어내 때리기를 하는 양상이다.


특히 여권 선두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20일 윤 전 총장을 향해 "예쁜 포장지만 보여줬다"며 "윤 전 총장이 정치를 할 계획이라면 신비주의를 벗고 국민 앞에 자신의 철학을 드러내 판단받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이는 '이제 링에 오르라'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윤 전 총장을 향한 '강펀치'를 숨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윤 전 총장을 공개 비판할 수 있는 자리가 충분히 있었지만, 특유의 공격 성향을 드러내진 않고 있다.


오히려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의 '5.18메시지'와 관련해 "그분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5.18에 대해서 나름 가진 것이 있을 테니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며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여권 인사들이 윤 전 총장의 5.18메시지에 대해 원색비난을 가한 것과는 차별화된 반응이다.


이는 "아직은 싸울 때가 아니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아직 정치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어떤 정책을 가졌는지도 알지 못한다"면서 "윤 전 총장과 관련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 많았는데도 '특별한 입장이 없다'는 게 현재 기조"라고 말했다.


與 공격수 나서서 때리고 이재명 '본선서 붙자'

野 김동연 최재형 지렛대 삼아 '어서 들어오라'


여기엔 윤 전 총장의 유일한 여권 대항마로서 자리잡는 게 이득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민주당 경선을 넘어 본선을 바라보는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이 자신과 양강구도를 유지하며 서서히 대선무대에 오르길 기다리는 표정이다.


이 지사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과 경쟁이 나쁘지 않다"면서 "무엇으로 대결을 해도 이길 자신은 있다. 윤 전 총장이 준비해서 올라오면, 경제는 물론 외교‧안보 등 정책대결에서 우위를 확신한다"고 했다.


여론조사 지지율 수치만 놓고보면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여당을 등에 업은 막강한 조직력과 정보력, 선거자금 등은 윤 전 총장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본선에서 윤 전 총장과 맞붙어 승리를 자신하는 이 지사측이다.


다른 한편에선 여권 '공격수'들이 윤 전 총장을 향해 포화를 쏟아 붓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윤 전 총장은 제2의 반기문일까, 아닐까"라며 "대선을 완주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남국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두문불출하다시피 한 지도 벌써 3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다"면서 "'대선 공부'라는 기사가 나오는데 벼락치기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여권이 윤 전 총장을 때리며 등판을 자극하는 것과 달리 야권은 '플랜B'를 통한 영입전략을 펴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21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최재형 감사원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차례로 거론하며 "대권 잠룡들의 행보가 본격화돼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공식회의에서 제3지대 인물을 거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표면적으론 야권에 윤 전 총장 외에 마땅한 유력 주자가 없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새얼굴 띄우기 전략이지만, 본질은 제3후보를 지렛대 삼아 윤 전 총장을 움직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김동연 전 부총리나 현직에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당장 대선에 뛴다면 승산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개인적인 역량은 훌륭한 분들이니 역할을 할 순 있지만, 윤 전 총장을 위한 불쏘시개로 쓰일 분은 아니다. 야당의 소중한 자산이니 언급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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