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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영끌’에 멍드는 카드사…부실 뇌관 현실로


입력 2021.05.17 15:31 수정 2021.05.17 16:05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국내 7개 카드사 '카드론 잔액' 32조 돌파…2분기 연속 최대치 경신

빚투·영끌·코로나까지 수요 확대…연체율 '맹점' 속 부실 우려 확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수년 간 높아진 은행 문턱 대신 카드사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카드대출 대표 격인 카드론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대출상환유예 등으로 지표 상 연체율은 개선된 가운데 아직 드러나지 않은 대출의 질 악화가 본격화되고 있어 향후 금융시장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7개 전업 신용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하나·우리카드)의 카드론 잔액은 32조4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29조1070억원)과 비교해 10%p 가량(2조9390억원) 증가한 수치다. 카드론 규모는 그 증가세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30조6700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카드론 잔액 증가는 금융당국의 신용대출 규제로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부동산과 주식 열풍 속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및 '빚투(빚내서 투자)'도 카드론 증가에 한몫을 했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도 늘었다. 이처럼 이유로 카드론 수요가 급증하자 카드사들은 마이너스카드 등 다양한 상품을 내세워 고객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그러나 이같은 대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의 건전성 지표는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말 카드사 연체율(총채권 기준)은 1.29%로 전년말(1.43%) 대비 0.14%p 하락했다. 카드대출 연체율도 전년말(3.15%) 대비 0.26%p 떨어진 2.89%를 기록했다. 2019년까지 1.1%대를 유지하던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작년 말 기준 각각 0.1~0.2%p 개선됐고, KB국민카드 역시 1년새 0.34% 개선된 1.02%로 나타났다.


문제는 당장 카드대출 증가에 따른 건전성 관리에 별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이는 표면화된 해석일 뿐 실제로는 대출의 질이 점점 악화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인 이후 정부의 금융지원 방침에 따라 여타 금융권 뿐만 아니라 카드업계 역시 차주의 대출상환 및 이자유예 조치를 오는 9월까지 이어가고 있다. 결국 그에 따른 건전성 악화는 현 수치 상에 반영되지 않는 맹점인 셈이다.


실제로 연체율 추이와 달리 최근 수년 간 6개월 이상 미상환된 카드 연체채권은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금감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의 6개월이상 연체채권 규모는 전년(1271억원) 대비 413억원 늘어난 1684억원을 기록했다. 3년 전인 지난 2017년(764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오는 9월 원금상환과 이자납입 유예기간이 끝나면 연체율이 급증 결국 코로나발 정부 금융지원 조치가 끝나면 연체율 급상승과 함께 카드대출이 자칫 금융시장의 부실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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