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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비 1억뷰 시대①] 블록버스터 규모는 사라졌지만, 건재한 ‘뮤비 시장’


입력 2021.05.17 08:49 수정 2021.05.17 16:4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비주얼·퍼포먼스 중심의 뮤직비디오, 유튜브 통해 강세

인기 지표·기록으로 쓰여

ⓒ김세훈 감독 유튜브 ⓒ김세훈 감독 유튜브

가수가 앨범 출시 후,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방법이 방송과 신문뿐이었던 시대가 있었다. 음악 프로그램에는 반드시 출연해야 했고, 인터뷰는 당연했다. 여기에 하나 더. 음악과 어울리는 영상미로 시선을 사로잡았던 뮤직비디오는 당시 ‘새롭고 중요한 홍보수단’이었다. 음악 프로그램과 텍스트가 만들어 주지 못하는 ‘이미지’를 뮤직비디오를 통해 ‘메이킹’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조용필, 최백호, 남궁옥분 등이 1980년대 가사 중심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공개했지만, 본격적으로 ‘뮤직비디오 황금기’가 열린 것은 1990년대다.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이 ‘컴백홈’으로 MTV ‘아시아 뮤직비디오 상’을 수상하고 1997년 조성모가 블록버스터급 뮤직비디오 ‘투 헤븐’으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자, 스토리 중심의 드라마 타이즈 뮤직비디오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조성모의 ‘투 헤븐’은 뮤직비디오를 만들 때 여전히 레퍼런스(reference)로 언급되고 있을 만큼 당시 화제를 모았다. 인기 배우였던 이병헌, 김하늘이 출연했으며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 ‘투 헤븐’ 뮤직비디오는 노래가 히트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이후 조성모는 이병헌, 황수정, 김승우, 김정은이 출연한 ‘불멸의 사랑’까지 연이어 히트 시켰다. ‘불멸의 사랑’은 국내 최초로 2부작으로 만들어졌고 두 곡이 수록된 조성모 1집은 136만장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조성모는 서정적인 스토리와 스타들을 기용하며 뮤직비디오의 규모를 점점 키웠다. 1999년 ‘슬픈 영혼식’은 신현준, 최지우, 정준호가 출연했으며, ‘아시나요’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촬영됐으며 15억의 제작비를 투입했다.


ⓒ스톤뮤직 엔터테인먼트 ⓒ스톤뮤직 엔터테인먼트

조성모가 유행시킨 드라마 타이즈 뮤직비디오는 다른 가수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다. 스카이의 ‘영원’은 장동건, 차인표, 정준호, 김규리 등이 출연해 화제가 됐으며 포지션의 ‘아이 러브 유’(I love you)는 신하균, 차승원, 이요원이 캐나다 휘슬러에서 촬영했다. 이들 역시 조폭 느와르, 출생의 비밀, 이뤄질 수 없는 사랑 등 비극적인 서사를 담아 노래에 담긴 슬픈 정서를 강조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여전히 뮤직비디오가 만들어지고 있지만, 몇몇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제외하고는 제작비가 많이 줄어든 추세다. 인기 있는 그룹 외는 음반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며 자연스럽게 제작비가 위축됐다. 또 디지털 기기가 발달해 최첨단 장비를 쓰지 않고도 쉽게 영상을 만들어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돼, 큰 힘을 들이지 않고 ‘저비용 고효율’ 효과를 지향하고 있다.


뮤직비디오를 통한 홍보와 마케팅 효과가 줄어들면서 인기 배우가 출연하는 일이 줄어들었고, 그러다보니 최근 황정민, 김윤석, 유아인이 유노윤호, 아이유, 새소년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일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반면 스토리보다는 비주얼, 퍼포먼스 중심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승승장구 중이다. 이는 2012년 ‘강남스타일’이 유튜브 1억뷰 경신하며 뮤직비디오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입증한 사례가 됐다. 이후 유튜브 조회수가 인기의 지표로 여겨지며 비주얼과 퍼포먼스에 투자하는 뮤직비디오가 늘어났다. 그 중심에 서 있는 이들이 아이돌 그룹이다.


방탄소년단은 ‘DNA’,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12억뷰, ‘다이너마이트’는 9억뷰, ‘페이크 러브’, ‘마이크 드롭’, ‘아이돌’ 9억뷰, ‘피 땀 눈물’ 7억뷰 등 뮤직비디오 31편이 모두 억 단위 조회수를 자랑한다. 이들 뿐 아니라 블랙핑크, 엑소, 모모랜드,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도 억 단위 뮤직비디오를 보유하고 있다.


[뮤비 1억뷰 시대①] 블록버스터 규모는 사라졌지만, 건재한 ‘뮤비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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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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