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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휘젓는 與野 초선 의원들…'명과 암'


입력 2021.05.16 02:00 수정 2021.05.16 09:06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목소리 커지는 與野 초선들

민심 읽으려는 노력 높이 평가

與, 정치적 미숙·野, 개인플레이 '아쉬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인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인 '더민초 쓴소리 경청 20대에 듣는다' 간담회가 열리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의도에 '초선 돌풍'이 불고 있다. 여야를 불문하고 초선 의원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21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초선 의원은 151명(50.3%)이다.


더불어민주당 내 최대 초선 모임인 '더민초'는 지난 12일 장관 후보자 3명(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중 최소 1명은 낙마시켜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지난 13일 자진사퇴했다. 정치권에선 더민초 의견이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또 더민초는 '쓴 소리 경청' 릴레이 간담회를 진행하며 당 안팎의 민심을 청취하고 당의 쇄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초선 오영환·이소영·장경태·장철민·전용기 의원은 지난달 9일 여당의 4·7 재·보궐선거 참패 요인 중 하나로 '조국 사태'를 지목했다. 강성 친문(친문재인) 지지층은 이들을 '초선 5적'이라고 규정하고 비난을 퍼부었지만, "초선 의원들의 용기에 경의를 표한다"는 응원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지난 4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김웅 의원(왼쪽)과 태영호 의원이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지난 4일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김웅 의원(왼쪽)과 태영호 의원이 인사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은 잇따라 당권 경쟁에 뛰어들며 6·11 전당대회 판을 흔들고 있다.


'검사 출신' 김웅 의원은 지난 13일 초선 의원 중 처음으로 "흘러간 물로는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다. 새로운 인물만이 새 시대의 희망을 담을 수 있다"며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MBC 기자' 출신 김은혜 의원도 지난 14일 "당에 필요한 것은 경륜으로 포장된 실패한 낡은 경험이 아니라 두려움 없이 돌진하는 도전정신과 상상력"이라며 당권 경쟁에 가세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를 지낸 윤희숙 의원은 당 대표 도전을 막판 저울질 중이다. 원외에선 85년생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세대교체론'을 내세운 '초선 바람'이 심상치 않자 중진 주자들(주호영·조경태·홍문표·윤영석·조해진·나경원·신상진)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최고위원 선거엔 초선 배현진 의원이 뛰어들었다. 이밖에 초선의 박수영·이용·조수진·허은아·황보승희 의원 등도 자천타천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원외에선 78년생 원영섭 전 조직부총장이 도전장을 냈다.


허은아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국민의힘 초선 의원 공부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는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주도하는 포럼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와 함께 국민의힘 '양대 조직'으로 자리매김하며 야권 잠룡들이 거쳐야 할 필수 코스가 됐다.


이러한 초선 의원들의 움직임을 두고 2000년대 초반 여의도에 불었던 '정풍운동'을 연상케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국민의힘의 경우 초선 의원들이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며 '쇄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지만, "개인플레이에만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의 움직임을 소장파 '남(경필)‧원(희룡)‧정(병국)'과 비교를 많이 하는데, 실상은 다르다"며 "남원정처럼 정치적 뜻을 모아 스크럼을 짜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게 아니라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 행동하는 측면이 적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젊은 수도권 의원들이 당권에 도전하면서 '영남당'이라는 국민의힘의 오명을 씻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은 맞다"면서도 "특정 대권주자 측근들이 나서면서 순수성이 희석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대표적인 '유승민계'로 분류된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경우 출신과 성향이 워낙 제각각이고 '강성 친문'이라는 외부적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다. 또 정치적 미숙함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초선 의원들이 민심을 읽으려는 노력을 열심히 하는 부분은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더민초'가 장관 후보자 3명 중 1명은 낙마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거론하며 "'이 후보는 이런 문제 때문에 안 된다'고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했으면 더 나았을 텐데, 정치적 미숙함을 드러냈다"고 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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