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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정용화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입력 2021.05.14 09:08 수정 2021.05.14 09:0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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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JTBC '더 패키지' 이후 4년 만에 배우로 복귀한 정용화. KBS2 '대박 부동산'으로 만나는 그의 모습은 군 복무로 길어진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의 기량이다.


보통 배우들은 군 제대 후 차기작에 심혈을 기울인다. 자신에게 잠시 멀어진 관심을 되찾아야함과 동시에 성장한 모습까지 갖춰 대중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정용화의 선택은 탁월했다. '대박 부동산'의 오인범이란 인물은 장르나 캐릭터에 얽매이지 않고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극중 정용화는 퇴마 사기꾼 오인범으로 등장하는데, 영매 정지아(장나라 분)와 손잡고 매번 원귀에 빙의돼 새로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퇴마 사기꾼이란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능청스럽고 코믹한 오인범의 성정을 기본적으로 가져가며 빙의된 후에는 딴 사람이 되어버린다. 한 없이 울기도 하고, 가감 없는 액션을 보여주기도 한다. 정용화는 다양한 상황을 탄탄한 연기력으로 표현하는 것은 물론 주인공 캐릭터뿐만 아니라 원귀 캐릭터의 특징까지 섬세하게 파악하고 표현한다.


CG가 많이 들어가지만 정용화는 위화감 없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 그가 뒤에서 노력하고 있는 연습량과 고민을 짐작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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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한껏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모습 뒤에 어린 시절 빙의돼 입은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을 성숙한 내면 연기로 표현하며 감정 연기의 완급도 적절히 조정하고 있다.


정용화는 밴드 씨엔블루로 2010년부터 활동했지만, 2009년 SBS '미남이시네요'에 출연해 배우로 먼저 얼굴을 알렸다. 준수한 얼굴과 무난한 연기력을 인정 받아 2011년 MBC '넌 내게 반했어'부터 주연을 맡기 시작했다. SBS '미래의 선택', tvN '삼총사', JTBC '더 패키지'까지 안정적인 '배우 길'을 걸어왔다. 가수와 연기를 병행하는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높은 잣대도 정용화에게는 해당사항이 없었다. 하지만 무엇이든지 '보통'을 유지한다는 건 눈에 띄는 활약이 없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순정 만화 주인공 같은 역을 주로 맡아온 정용화에게 변곡점이 필요한 때, '대박 부동산'을 만나 물 만난 고기처럼 그 동안 쌓아왔던 내공을 온몸으로 펼치고 있는 중이다. 현재 '대박 부동산'은 5~6%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하락세였던 KBS2 수목드라마의 상승세를 장나라와 선두에서 끌고 있다.


정용화는 이번 활약을 통해 팬을 넘어 대중까지 자신의 다음 스텝을 기대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대박 부동산'을 보고 있자면, 그가 보여주지 않은 얼굴이 궁금해진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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