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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사람들', 1인 가구 900만 시대 속 결국 '혼자 사는 우리들'


입력 2021.05.12 08:51 수정 2021.05.12 09:10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공승연,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서 배우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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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900만 시대, 혼술·혼밥·혼영 등 혼자 즐기는 삶이 트렌드로 자리잡은 가운데 '혼자 사는 사람들'이 그 이면의 관계 단절·고독사·소외감 등을 다뤘다.


1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는 영화 '혼자 사는 사람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돼 홍승은 감독, 공승연, 서현우, 정다은이 참석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단편 '굿 파더'(2018)로 주목받은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 홍성은 감독의 장편 데뷔작으로 저마다 1인분의 외로움을 간직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홍승은 감독은 "20대 중반부터 혼자 자취 생활을 시작하며 혼자 사는게 내 체질과 맞다고 생각했다. 사람들과 굳이 엮이고 싶지 않았고 결혼 생각도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고독사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눈물이 났다"며 "내가 왜 이렇게 슬픈지 생각을 하다가 혼자 사는 삶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혼술, 혼밥이 유행 하는데 이 행위들을 인증하고 보여주는 것 자체가 혼자지만 불안하고 공감 받고 싶어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면 유의미하겠단 생각이 들었다"고 영화를 연출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주인공 진아는 관계 맺길 거부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다. 누가 자신의 영역이 침범하는 걸 불편해하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인물이다. 홍 감독은 "진아를 물리적으로 히키코모리처럼 갇혀 있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사회생활을 멀쩡히 하면서 내면은 혼자이길 바라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진아는 상처를 받고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관계로부터 도망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많은 직업 중 콜센터 상담원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서는 "콜센터 상담원은 감정노동으로 악명 높은 직업이다. 콜센터 상담원 업무를 천성에 맞게 잘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사람일까 고민하다 진아 캐릭터가 나왔다. 진아는 가까이 있는 사람보다 수화기 너머의 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쉬운 인물이다. 관계에 진심을 담지 않기 때문"이라며 "기계같은 목소리를 내며 고객들에게 상처를 받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진아와 콜센터 상담원이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공승연은 '혼자 사는 사람들'로 첫 장편 영화 주연을 맡았다. 공승연은 '혼자사는 사람들'을 통해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그 동안 인터뷰를 하며 몇 년차 배우란 말을 계속 들었고, 내가 이 연차에 맞는 배우일까 고민했다"며 "아직까지 연기로 시상식에서 상을 받은 적이 없었는데 배우로서 상을 받으니 눈물이 터져나왔다. 상을 받게 해주신 건 다 감독님 덕분이다. 영광을 감독님께 돌리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공승연은 내면이 복잡한 진아 캐릭터를 이해하고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그는 "진아는 말도 없고 표정도 없다. 진아의 일상에 돌이 던져지며 변화하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야 하는데 과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걱정됐다. 진아를 연기하는 내 얼굴이 궁금하기도 했고, 이 연기가 맞나 고민했다"면서 "섬세한 감정을 표현할 때 현장에서 편집본을 많이 보며 흐름을 잘 파악하려고 했다"고 연기 과정을 전했다.


홍승은 감독은 관계를 맺는 것 뿐 아니라 제대로 된 작별인사를 하는 방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살아가면서 중요한 관계들이 떠나가거나 틀어질 수 있다. 우린 이별을 끊임없이 겪으며 산다"면서 "헤어진다고 아예 관계가 사라지는게 아니다. 작별인사를 함으로써 우리가 여전히 연결돼 있다는 걸 받아들이고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그게 제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말했다. 19일 개봉.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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