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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안젤리나 졸리는 옳았다…구원을 찾아가는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


입력 2021.05.06 00:10 수정 2021.05.06 09:2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5월 5일 대한민국서 전세계 최초 개봉

마이클 코리타 소설 원작·테일러 쉐리던 연출

니콜라스 홀트·존 번달·에이단 갈렌 출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안젤리나 졸리가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로 국내 관객과 만난다. '내가 죽기를 바라는 자들'은 트라우마를 가진 엘리트 소방관 한나, 죽음의 위기에 선 아이 코너(핀 리틀 분)가 서로에게 구원이 되어주는 이야기로, 범죄 스릴러의 장르에 맞게 버무러졌다.


소방관 한나는 과거 산불 현장에서 세 명의 아이를 구하기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며 스스로를 고통 속에 몰어넣는 인물이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땐 유쾌하게 굴지만 혼자 있을 땐 단 한 순간도 아픔의 화재현장을 잊지 못한다. 이에 화재감시탑에 홀로 고립되는 쪽을 택하며 스스로를 궁지에 몰아넣는다.


코너는 정부의 비밀을 알게 된 아버지와 함께 킬러들에게 추격 당하는 신세다. 슬픈 예감은 빗겨나가질 않고 코너는 눈 앞에서 아버지가 살해 당하는 장면을 목격한다.그렇게 도망치던 코너는 한나와 만나게 된다. 한나는 정부의 음모와 맞설 계획은 없다. 그저 눈 앞에서 떨고 있는 코너를 보호할 뿐이다. 그리고 이는 과거 한나의 과거 트라우마와 연결되며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는 두 사람의 모습을 설득력있게 보여준다.


킬러들은 외딴 마을에 있는 코너를 가두고 죽이기 위해 불을 지른다. 한쪽엔 거대한 불길, 반대편은 킬러들이 지키고 있는 한나와 코너의 사투가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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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을 아무렇지 않게 죽인 전문 킬러들이 자신들이 불을 지른 재난 앞에서 힘 없이 쓰러지는 점이 눈길을 끈다. 킬러들의 긴박한 추격이 아닌 자연의 폭력성이 스릴러를 더 배가시키는 주인공이다. 인간들이 맞서고 싸워도 자연의 일원일 뿐이다.


영화는 산불 장면에서 CG가 아닌 실제 불을 사용했다. 제작진은 사막에 약 300에이커 범위의 숲을 조성한 다음 산불을 재현했다. 110그루의 나무를 심은 후 프로판 가스 배관을 연결해 가스를 내뿜게 하고, 금속 그루터기를 만들어 불길이 높게 치솟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생생한 불길과 이 불길을 마주함으로써 느끼는 배우들의 공포감이 스크린을 통해 생상하게 전달된다. 안젤리나 졸리는 이 점을 통한 진정성을 강조하며 다른 영화들과의 차별점이라고 밝혔다.


안젤리나 졸리는 이번에는 액션 연기보다 감정 연기에 더 힘을 실었다. 트라우마에 괴로워하는 모습부터 코너를 지키고, 코너와 함께 하겠다고 약속하는 모습을 점층적으로 쌓았다. 남을 위해 희생하며 비로소 자신을 구원하는 한나의 서사가 관객들을 몰입하게 만든다.


핀 리틀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부터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진 어린 아이의 얼굴은 보는 이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오랜 만에 잘 만들어진 할리우드 범죄 스릴러가 국내 극장에 상륙했다. 대한민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이라는 점과 어린이날 휴일 특수 효과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일 개봉. 러닝타임 99분.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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