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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 최하위 김용민, 합산서 1위…與 친문 강경파 '위력' 확인


입력 2021.05.03 01:30 수정 2021.05.02 23:23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성공방정식' 따른 김용민, 권리당원 1위

강병원·김영배 등 최고위원 3명이 '친문'

"조국과 절연할 수 없는 당원구조 확인"

조응천 등 쇄신파 입지 더욱 축소될 듯

더불어민주당 신임 송영길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김영배, 김용민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신임 송영길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임시전국대의원대회에서 김영배, 김용민 최고위원과 대화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서 강성 친문 지지층의 힘이 여전히 위력적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권리당원 득표율 순위가 합산 최종 순위로 이어졌고, 최고위원 5명 중 3명이 '친문'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대의원 득표율에서 최하위였던 김용민 의원이 권리당원 투표에서 1위를 기록하며,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것이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민주당에 따르면, 김 최고위원은 대의원 득표수에서 12.42%를 기록하며 7명의 후보 중 7위였다. 하지만 권리당원에서 21.59%를 기록하며 다른 후보들과 차이를 벌렸고, 최종 합산 17.73%로 1위를 차지했다. 후보들 사이 대의원 득표율 편차는 크지 않았던 반면,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결과였다.


김 최고위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호'에 앞장선 인물로 친문 중에서도 검찰개혁 강경파로 분류된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논란이 된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대해서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적극적 의사표시는 권장되어야 한다"며 방어전을 펼쳤다. 친문 강성 지지층이 다수 포진해 있는 권리당원의 표심을 사로잡은 이유 중 하나다.


이를 두고 당내 비주류 쇄신파로 통하는 조응천 의원은 "그동안 전당대회에서 성공한 방정식이 있다. 박주민 의원, 그다음 김종민 의원"이라며 "전당대회 성공 방정식을 따라가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강병원 최고위원이 최종 득표율 17.28%로 2위를 차지한 데에도 권리당원(20.24%)의 힘이 작용했다. 강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수호하겠다는 취지로 모인 '부엉이 모임'에 참여했으며, 친문 싱크탱크로 통하는 민주주의 4.0의 창립멤버로 활동하는 등 대표적인 친문 인사다. 문자폭탄 논란에는 "당원들의 쓴소리를 듣는 것은 기본"이라며 옹호하는 입장을 취했었다.


3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백혜련 최고위원은 친문 주류와는 거리감이 있지만, 강성 지지층이 호응할만한 검찰개혁 성과를 전면에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었다. 4위인 김영배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다. 반면 호남 대표성을 내세웠던 서삼석 후보와 자치단체장 출신으로 지방분권을 외쳤던 황명선 후보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며 낙선했다.


이 같은 결과에 당 안팎의 우려는 적지 않다. 재보선 참패로 혁신과 쇄신이라는 화두가 나와야 할 시점에 '친문당'이라는 결과만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조응천 의원과 같이 중간지대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전당대회에서 전혀 반영이 안 됐다"며 "재보선 패배로 당이 혁신과 쇄신을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결과는 차기 대선에 긍정적인 시그널로 보기 힘들다"고 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통화에서 "비주류 송영길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됐지만, 최고위원 선거를 보면 조응천 의원이 지적한 민주당의 당원구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조국과 절연할 수 없는 민주당의 본질적 한계를 김용민 최고위원 당선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민주당이 검찰개혁 등 기존 노선에서 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친문 주류 측의 한 의원은 "우원식 후보를 뽑은 당원 중에도 친문과 정서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홍영표 후보의 득표와 합치면 친문 주류 세력이 여전히 민주당 대다수인 게 사실"이라며 "강성 지지층의 표심이 김용민 후보에게 쏠린 것은 맞다"고 풀이했다.


다만 "송영길 신임 대표가 강단이 있기 때문에 강성 지지층에 쉽게 휩쓸리진 않을 것"이라며 "선거 국면이었기 때문에 당원들의 표를 얻기 위해 후보들이 옹호했던 측면이 있었다. (문자폭탄 논란은) 과도한 욕설이나 업무방해가 될 정도까지 해선 안 된다는 수준으로 정리가 되지 않겠느냐"고 변화를 예상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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