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원희룡, 제주지사 3선 불출마 전격 선언…대권 정조준


입력 2021.04.22 01:40 수정 2021.04.21 22:56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도의회서…대권 도전 우회적으로 공식화한 셈

"내년 제주도지사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다

지사로서 책임감 소홀히 하지 않을 방법 고민"

7월 이후 사퇴 가능성…경선까지 뛸 가능성도

원희룡 제주도지사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재선 제주도지사인 원희룡 지사가 내년 6·1 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내년 3·9 대선 출마를 정조준한 선언이라는 분석이다.


원희룡 지사는 21일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두 번을 책임 맡아서 도정을 운영했으면 내년 도지사 선거와 이후 도정은 새로운 리더십에 넘기는 게 맞다"며 "오늘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내년 도지사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사직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지금 이 시점에서 앞질러서 이렇다, 저렇다고 말하는 것은 섣부르다"며 "도지사로서 책임감도 소홀히 하지 않을 방법에 대해 시간을 갖고 고민하면서 도민들과도 의논할 부분이 있다면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원 지사는 그간 야권의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분류돼 왔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서귀포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대입학력고사 수석으로 서울대 법대에 진학하며 '제주도가 낳은 천재'로 불렸다. 대학 시절 야학과 노동운동을 하다가 80년말 소련과 동구권의 몰락을 바라보며 현실로 돌아와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입지전적 스토리를 갖고 있다.


서울법대 선배인 이회창 전 총재에 의해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뒤에는 16·17·18대 3선 의원, 한나라당이 야당이던 2004년과 여당이던 2010년 최고위원, 당 사무총장 등 요직을 두루 경험했다.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3위를 했다.


2014년 제주도지사에 당선된 뒤 2018년에 무소속으로 재선을 하며 지방행정 경험까지 갖춘 만큼 내년 3·9 대선 도전은 기정사실로 정치권에서는 바라봐왔다. 지난 4·7 재·보궐선거를 국민의힘이 석권하면서, 원 지사의 대권 도전 시계가 더욱 빨라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원희룡 지사가 지방선거 3선 불출마를 통해 우회적으로 대권 도전을 공식화함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원 지사가 언제 지사직을 내려놓을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해 7월 이전에 사퇴를 하게 되면 제주도지사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 보선 유발 책임, 혈세 낭비 논란 등을 고려하면 잔여 임기를 1년 미만으로 남겨놓게 되는 7월 이후 사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진다.


대선후보 경선까지도 지사직을 갖고 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내 경선은 단체장직을 갖고 뛰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시장직을 갖고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완주했으며, 김관용 경북도지사도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을 완주했다.


이와 관련, 원희룡 지사는 최근 데일리안과의 인터뷰에서 "제주도에서 꾸준히 진행해 오던 혁신과제와 코로나 위기 관리 문제가 일단락이 되지 않았다"며 "시간을 정해놓은 것은 전혀 없다. 외적인 시간표보다도 내용적으로 준비하는 부분이 훨씬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