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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만 버텼으면’ 물거품 된 무리뉴 2년차 마법


입력 2021.04.20 08:15 수정 2021.04.20 08:19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FL컵 결승 일주일 앞두고 전격 경질 발표

2년 차 우승 차지하는 공식도 끝내 무산

무리뉴 감독. ⓒ 뉴시스 무리뉴 감독. ⓒ 뉴시스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이 조제 무리뉴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BBC를 비롯한 영국 현지 언론들은 19일(한국시간), “토트넘이 무리뉴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며 “17개월간 이어졌던 인연을 마감하게 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실제로 무리뉴 감독은 경질 통보를 받자마자 자신의 사무실에서 짐을 싼 뒤 구단을 빠져나오는 장면이 언론으로부터 포착됐고, 자신의 집 앞에서 씁쓸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2019년 말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뒤를 이어 토트넘 지휘봉을 잡았다. 세계적 명성에 걸맞게 추락하던 토트넘을 일으켜 세울 적입자로 평가 받았으나 성적과 인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부임 2년 차를 맞이해서는 시즌 초반 프리미어리그 단독 선두를 내달리며 우승의 꿈을 품었으나 박싱데이를 기점으로 추락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손흥민-해리 케인의 득점 공식마저 통하지 않으며 매 경기 고전을 이어오고 있었다.


일각에서는 성적 부진이 경질을 시키기 위한 명분에 불과했다는 분석도 있다. 마침 무리뉴 감독이 물러나던 이날은 유럽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유러피언 슈퍼리그’ 창설이 발표된 날이었다.


토트넘은 12개팀으로 구성된 초대 창설 멤버로 이름을 올려 각 계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슈퍼리그 창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없으나, 구단 내부서 이견 차를 보였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무리뉴 감독 커리어. ⓒ 데일리안 스포츠 무리뉴 감독 커리어. ⓒ 데일리안 스포츠

무리뉴 감독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은 역시나 무관이다. 무엇보다 올 시즌은 우승으로 이르는 ‘무리뉴 2년차’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무리뉴 감독은 감독 커리어 초창기, 벤피카와 레이리아에서 짧은 감독직을 맡은 뒤 FC 포르투에서 전설을 써나가기 시작했다. 2년 차였던 2002-03시즌 커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리그와 컵 대회, UEFA 컵(현 유로파리그) 등 미니 유러피언 트레블을 이뤘다.


첼시로 자리를 옮긴 뒤 2년 차(2005-06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2연패 성공과 커뮤니티 실드를 수집했고, 인터밀란 2년 차에도 이탈리아 클럽 최초로 유러피언 트레블(리그, 코파 이탈리아, UEFA 챔피언스리그)을 일구게 된다.


전설은 계속됐다.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은 이듬해(2011-12시즌), 바르셀로나에 밀릴 것으로 예상된 리그에서 스페인 클럽으로는 최초로 승점 100 고지를 밟았고, 수페르코파까지 거머쥐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다. 2013년 첼시로 돌아온 뒤 첫해에는 무관이었지만, 2년 차에 다시 리그와 리그컵을 품에 안은 무리뉴 감독이다.


2년 차 마법의 균열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인 2017-18시즌 무관에 그치며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이번 토트넘에서도 다시 트로피 없이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삼킨 무리뉴 감독이다.


무엇보다 일주일만 더 버텼다면 우승에 다다를 수도 있었다. 토트넘은 오는 주말 맨체스터 시티와 EFL컵 결승전을 펼치기 때문이다. 게다가 ‘2년 차 우승→3년 차 경질’의 징크스도 ‘2년 차 무관 및 경질’로 앞당겨지며 명예도 실추되고 말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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