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SLBM 도발 우려에도…대정부질문서 '북한'은 없었다


입력 2021.04.20 04:30 수정 2021.04.19 22:53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통일부 장관에 질의 0개

北 관련 질의도 사실상 1개에 그쳐

정의용 "美와 대북정책 의견조율"

'싱가포르 계승' 지속 설득하는 듯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6회 국회(임시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국무위원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386회 국회(임시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국무위원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9일 국회에서 진행된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북한에 대한 관심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남북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 이인영 장관이 단 하나의 질문도 받지 못한 가운데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의 관심은 △코로나19 백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부동산 △선거관리위원회의 정치적 중립 등에 집중됐다.


북한이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을 시험발사한 데 이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지만, 관련 질의는 전무했다.


대정부질문에서 북한 관련 질문은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을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이 사실상 유일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관련 질의에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이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합리적 정책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 정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이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목표에 대해서는 한미 간 의견이 일치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효과적 추진방안에 대해선 의견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15일)' 도발을 삼가며 미국 대북정책이 어느 쪽으로 흐를지 관망하는 모습을 보이자 북한에 대한 국내 정치권의 관심도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는 모습(자료사진) ⓒ노동신문 북한이 전술핵 탑재가 가능한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진행하는 모습(자료사진) ⓒ노동신문

미국 대북정책 향배가 한반도 정세를 좌우할 거란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문재인 정부 역시 자체 대북구상보다는 미국 대북정책에 최대한 한국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외교력을 집중하는 분위기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유산인 '싱가포르 선언'을 계승하도록 바이든 행정부를 집요하게 설득하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김준형 국립외교원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금 우리가 계속 우리의 '인풋(input)'을 (미국에) 넣고 있다"며 '미국이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로 나가게 되면 아무것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싱가포르 선언 추인 문제가 굉장히 주목해봐야 할 문제"라며 "안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된다"고 말했다.


'제로 베이스'에서 북한과 협상을 시작하기보다 싱가포르 선언이라는 기존 합의를 바탕으로 협상할 경우 더 나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고 미국 측을 설득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ABT(Anything But Trump), 즉 '트럼프 뒤집기'에 전념하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싱가포르 선언을 이어받기는 어려울 거란 관측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협상의 목표로 '완전한 북한 비핵화'를 거듭 강조하고 있는 만큼, 관련 내용이 빠져있는 싱가포르 선언을 선뜻 계승할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특히 싱가포르 선언에서 사용된 '한반도 비핵화' 표현이 주한미군의 전략자산 도입·전개 거부 명분으로 활용될 수 있어 중국 견제에 공들이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가 달가워할 리 없다는 평가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