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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손열음·5월 클라라 주미 강·6월 김봄소리...30대 스타들 잇따라 리사이틀


입력 2021.04.15 15:46 수정 2021.04.15 15:46        민병무 기자 (min66@dailian.co.kr)

피아노로 바이올린으로 전국 돌며 ‘코로나 음악백신’ 무대 선사

30대 클래식 스타들이 잇따라 리사이틀을 연다. 4월엔 손열음(왼쪽), 5월엔 클라라 주미 강(가운데), 6월엔 김봄소리가 릴레이로 전국 투어에 나선다. ⓒ크레디아·빈체로 제공 30대 클래식 스타들이 잇따라 리사이틀을 연다. 4월엔 손열음(왼쪽), 5월엔 클라라 주미 강(가운데), 6월엔 김봄소리가 릴레이로 전국 투어에 나선다. ⓒ크레디아·빈체로 제공

#1.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은 한국예솔종합학교 동문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재학 시절인 지난 2004년에 시작됐다. 1학년 클라라 주미 강(04학번)은 시험곡으로 쇼스타코비치의 ‘바이올린 협주곡 1번’을 고른 뒤 3학년 손열음(02학번)에게 반주를 부탁했다. ‘노부스 콰르텟’ 리더 김재영이 소개해 줬다고 한다.


손열음은 한 인터뷰에서 그 당시를 떠올리며 “클래식 음악 잡지에서 보던 신동을 직접 보게 돼 신기했다. 볼살이 통통해서 정말 귀여웠다”고 말했다. 클라라 주미 강 또한 “그때까지 저에게 귀엽다고 해준 사람은 언니가 처음이었다”며 절친 탄생 비화를 털어 놓았다.


#2. 클라라 주미 강은 독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바그너 스페셜리스트로 유명한 강병운 전 서울대 성악과 교수. 3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해 7세 때 줄리어드 음악학교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해 화제를 뿌렸다. 차세대 유망주로 각광받던 그는 청소년기에 한예종으로 ‘역(逆)유학’을 왔다.


이에 반해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는 예원학교, 서울예고, 서울대, 서울대 대학원까지 차례대로 국내에서 배우며 꾸준하게 입지를 다져왔다. 나중에 줄리어드 음악원에서도 공부했지만 주로 국내 스승들에게 사사했다. 여러 사람에게 봄소식 같은 희망을 전해주라는 의미로 할아버지가 ‘봄소리’라는 예쁜 이름을 지어 주었단다.


두 사람은 재능 있는 젊은 연주자에게 명품 고악기를 무상으로 빌려주는 ‘금호악기은행’의 지원을 받은 공통점이 있다. 또한 콩쿠르에서도 크게 활약했으며, 2015년 제15회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는 클라라 주미 강이 4위, 김봄소리가 5위에 오르기도 했다. 바이올린을 함께 하는 동료이자 라이벌이다.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고마운 존재다.


피아니스트 손열음(35)을 시작으로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4)과 김봄소리(32) 등 한국을 대표하는 30대 클래식 연주자들이 잇따라 독주회를 연다. 4월엔 손열음, 5월엔 클라라 주미 강, 6월엔 김봄소리가 릴레이 투어에 나선다. 씨줄과 날줄 인연으로 엮여있는 세 사람은 전국을 돌며 ‘코로나 음악백신’을 접종한다.


우선 손열음은 15일 대전을 시작으로 이달 24일까지 천안(16일), 서울(17·18일), 울산(22일), 창원(23일), 부산(24일) 등을 돌며 무대에 선다. 이와 별도로 이달 21일엔 부산에서 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도 한다.


그는 지난해 4년 만에 국내에서 독주회를 열려다 코로나 탓에 무산됐다. 당시 공연은 전석 매진됐지만 음악회가 임박한 시점에서 객석간 거리두기 지침이 시행되자 재예매 기간이 짧아서 취소했다.


올해 공연에선 멘델스존의 ‘론도 카프리치오소’, 브람스의 ‘여섯 개의 피아노 소품’, 쇼팽의 ‘발라드 2번’, 슈만의 ‘크라이슬레리아나’를 들려준다. 리사이틀이 끝나면 출국해 몰타, 포르투갈 등 유럽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클라라 주미 강은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작품 전곡’ 연주에 도전한다. 다음달 25일 대전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26일), 서울(31일)을 거쳐 수원(6월 1일)에서 전국 순회를 마무리한다.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3곡)·파르티타(3곡)는 바이올리니스트들에게 꼭 풀어야 할 과제로 평가 받는 곡이다. 독주할 때 연주 실력과 해석 능력이 고스란히 드러날 뿐만 아니라, 약 120분 동안 연주자 홀로 바이올린 한대로 화음과 기교를 선보여야 하는 압박감이 따르기 때문이다.


그는 2019년 포르투갈 마르바오 페스티벌에서 사흘에 걸쳐 전곡을 연주한 적이 있지만, 여섯 곡 전곡을 하루에 모두 연주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월 세계적 클래식 레이블 도이치 그라모폰(DG)과 계약한 김봄소리도 공연을 펼친다. DG에서의 첫 솔로 음반 ‘바이올린 온 스테이지(Violin on Stage)’ 발매기념으로 전국 투어에 돌입한다.


오는 6월 22일 수원을 시작으로 대구(23일), 안성(25일)에 이어 2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투어 프로그램으로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5번’, 카롤 시마노프스키의 ‘녹턴과 타란텔라’, 카미유 생상스의 ‘서주와 론도 카프리치오소’ 등을 골랐다.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가 반주자로 나선다.


이들 30대 연주자들의 공연은 클래식 애호가들에겐 단비 같은 무대다. 국내에선 만나보기 어려운 연주자들이 석달에 걸쳐 릴레이로 연주를 뽐내기 때문에 반응이 뜨겁다. 코로나로 공연이 축소되고 취소되는 가운데서도 이들의 환상적 연주는 코로나 블루를 날리는 힐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민병무 기자 (min6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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