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개고기·다이버’ 손흥민, EPL 최다골에도 불쾌한 하루


입력 2021.04.12 07:19 수정 2021.04.12 07:19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맨유전 전반 40분 선제골...커리어 리그 최다골 타이

경기 후 파울 상황 놓고 인종차별적 공격까지 당해

[토트넘 맨유] 손흥민 일으켜 세우는 솔샤르 감독. ⓒ 뉴시스 [토트넘 맨유] 손흥민 일으켜 세우는 솔샤르 감독. ⓒ 뉴시스

손흥민(29·토트넘)이 자신의 한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타이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12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서 펼쳐진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전반 40분 선제골을 넣었다.


해리 케인의 정교한 스루패스가 루카스 모우라에게 연결됐다. 모우라가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내준 볼을 손흥민은 반대쪽 골문에서 왼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부상 복귀 두 번째 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은 건재를 과시했다. 경기 후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 7.5로 부여하며 토트넘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매겼다.


2월 19일 UEFA 유로파리그 32강 1차전 선제골 이후 52일 만의 골이다. 리그로 좁히면 2월 7일 웨스트브로미치전 이후 64일 만에 터진 14호골이자 시즌 19호골(정규리그 14골·유로파리그 4골·컵대회 1골)이다.


맨유전 득점으로 손흥민은 2016-17시즌 세운 한 시즌 정규리그 최다골(14골)과 타이를 이뤘다. 지난해 10월 맨유와 맞대결에서 멀티골로 6-1 대승을 이끈 손흥민은 이날도 1골을 추가하며 한 시즌에 맨유전에서 3골을 넣는 위력을 뽐냈다.


오랜만에 골을 추가한 손흥민은 도미닉 칼버트 르윈(에버턴)-패트릭 뱀포드(리즈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리그 득점 공동 4위에 올랐다. 공동 선두는 19골의 해리 케인(토트넘)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2위를 달리고 있는 맨유를 상대로 선제골을 넣고, 자신의 한 시즌 최다골 타이 기록을 세웠지만 손흥민에게 결코 유쾌한 날은 아니었다.


우선 팀이 졌다. 손흥민 선제골로 1-0 리드를 지키던 토트넘은 후반 12분 프레드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았고, 후반 34분 에디손 카바니에게 역전 결승골을 허용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메이슨 그린우드에게 쐐기골까지 내주며 홈에서 1-3 역전패를 당했다.


EPL 4위권 진입을 노리는 토트넘은 직전 뉴캐슬전의 아쉬운 무승부에 이어 맨유전 역전패로 7위(승점49)에 머물러 UEFA 챔피언스리그 복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손흥민은 팀의 유일한 골을 넣고도 BBC 등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매우 슬픈 결과다. 전반전 결과는 끝이 아니다. 노력했지만 우린 똑같은 실수를 저질렀다"며 ”우린 챔피언스리그에서 뛰는 것을 원한다"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 골 ⓒ 뉴시스 손흥민 골 ⓒ 뉴시스

패배한 경기 후에는 손흥민을 놓고 논란이 일어났다.


맨유는 전반 33분 카바니가 토트넘 골문을 갈랐지만 카바니에게 볼이 연결되기 이전 상황에서 맥토미니가 손흥민의 얼굴을 가격한 것이 VAR을 통해 드러나 골이 취소됐다. 현지 중계진은 맥토미니의 거친 플레이를 지적하면서 “(가격하는 행동은)축구가 아니다. 레드카드를 줘야 하는 파울”이라고 꼬집었다.


골 취소 상황에서 격렬하게 반발했던 솔샤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손흥민을 가리키는 '손(SON)'을 빗대어 저격하는 발언까지 뱉었다.


솔샤르 감독은 "카바니 골은 대단히 훌륭한 골이었다. 우리는 (과잉 액션에)속아선 안 된다"며 "만약 내 아들(Son)이 3분 동안 누워 있고 자신을 일으키려 10명의 친구가 도와야만 하는 상황을 연출했다면 난 아들에게 어떤 음식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손흥민을 저격했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경기 후 일부 맨유 팬들이 손흥민 SNS에 접속해 맥토미니에게 파울을 당하고 넘어진 장면을 지적하면서 모욕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작은 눈으로 다시 다이빙해봐라’ ‘개고기 먹는 다이버’ 등 인종차별적 메시지를 퍼부었다. 한국인의 음식 문화와 아시아인 외모를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메시지도 퍼부었다.


토트넘 구단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우리 선수 중 한 명이 끔찍한 인종차별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과 함께 확인에 나설 것이다. 이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조치를 찾아내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리그 2위팀을 상대로 팀의 유일한 골을 터뜨리며 최다골 타이 기록을 세운 손흥민에게는 아이러니하게도 잊지 못할 불쾌한 하루가 됐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