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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청출어람in가요] 소야·딘딘 목소리 입고 담백해진 ‘3!4!’


입력 2021.03.08 14:02 수정 2021.03.08 14:0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룰라 히트곡, 드라마 '안녕? 나야!' OST로 재해석

극중 최강희·이레 삶과 절묘하게 매치

<제자가 스승보다 나은 것을 비유하는 ‘청출어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가수들은 선배 가수의 명곡을 자신의 색깔로 재해석하거나, 빛을 보지 못했던 노래를 다시 부르면서 그 가치를 재평가 되도록 만들기도 합니다. 편곡과 가수의 목소리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과 감성을 주는 ‘청출어람 리메이크’곡을 살펴봄으로써 원곡들도 다시금 조명합니다.>


ⓒ앨범 커버 ⓒ앨범 커버

가수 소야와 래퍼 딘딘이 혼성그룹 룰라의 대표곡이자, 4집 수록곡인 ‘3!4!’를 리메이크해 발매했다. 이는 현재 방영 중인 KBS2 수목드라마 ‘안녕? 나야!’의 세 번째 OST로, 지난 4일 발매했다.


소야는 2010년 데뷔해, 지난 2018년 싱글 ‘SHOW’를 발표한 후 솔로 가수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JTBC ‘싱어게인’에서 ‘69호 가수’로 출연해 탄탄한 가창력을 재입증했다. 딘딘 역시 뛰어난 랩 실력과 반전의 보컬 실력은 물론, 프로듀싱, DJ, 예능까지 섭렵하며 대중에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실력을 인정받은 두 사람이 새롭게 부른 ‘3!4!’는 극중 꿈도, 목표도, 희망도 없이 태어난 김에 사는 계약직 직원 반하니(최강희 분)와 같이 현생을 살고 있는 이들에게는 향수를, 어린 세대들에게는 밝고 희망찬 기운을 불어넣고자 했다.


◆원곡: 룰라 ‘3! 4!’


‘3! 4!’는 1996년 6월 15일에 발표된 룰라의 4집 ‘올 시스템 고’(All System Go)의 수록곡이다. 이 곡은 룰라의 ‘기사회생곡’이라고도 불린다. 이유는 ‘천상유애’의 표절의혹으로 모든 음반을 회수하고, 활동을 중단한 룰라를 다시 인기 혼성그룹으로 재기시킨 대표적인 곡이기 때문이다. 이현도가 연락을 취해 함께 음악을 하자고 제안하면서 이 앨범의 작업이 진행됐다.


1996년 당시에 내로라하는 인기 가수들이 대거 쏟아졌음에도 룰라의 ‘3! 4!’는 TV가요 20에서는 3주간 1위를 했고, 가요톱10과 인기가요 베스트 50에서도 1위 후보에 여러 번 오르는 등 인기 그룹 반열에 다시금 이름을 올리게 됐다. 또 이 곡이 속한 앨범은 100만장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3! 4!’는 이현도가 프로듀서로 역량을 뽐낸 앨범인데, 노래 제목인 ‘3! 4!’는 3전 4기를 뜻한다. 표절시비로 실패한 룰라를 재기시켜준다는 뜻으로 지었는데, 이 바람이 실제로 일어난 셈이다. 가사에도 ‘여기 숨 쉬는 이시간은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 많은 기쁨과 한숨들이 뒤섞인 이곳에서 / 쓰리, 포!’ 등 당시 룰라의 심경을 대변하는 문장들이 다수 속해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리메이크곡: 소야·딘딘 ‘3! 4!’


소야와 딘딘이 부른 ‘3!4!’는 작곡가 Brandon Paik의 편곡과 딘딘의 랩메이킹이 더해지면서 새로운 매력을 얻었다. 밝은 템포에 얹어진 희망적인 가사가 인상적이며, 20년 넘게 지난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원곡처럼, 극중 20년의 간극을 좁혀가며 함께 희망을 찾아가는 두 반하니(최강희, 이레)의 삶과 절묘하게 매치돼 몰입감을 높인다.


최근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이 노래의 초반 ‘3! 4!’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이 게임을 종종 선보이고 있는데, ‘아는 형님’에서 원곡 그룹인 룰라의 멤버였던 이상민조차 이 타이밍을 맞추지 못해 웃음을 샀다. 이 곡을 녹음할 당시 메트로놈을 사용하지 않고 우쿨렐레 반주에 맞춰서 채리나가 노래를 부른 것이어서 이런 웃지못할 게임까지 만들어졌다.


그런데 리메이크된 곡에서는 초반 인트로 부분이 사라지고, 짧은 전주와 함께 정박으로 ‘3!4!’가 시작되도록 편곡됐다. 또 원곡에서 지금까지도 언급되고 있는 이상민 특유의 크라잉랩은, 딘딘의 담백하고 부드러운 랩핑으로 다시 쓰여 졌다. 여기에 소야의 목소리까지 더해져 원곡과는 다른 담백한 매력을 보여준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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