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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화제성만큼 잡음도 많았던 ‘미스트롯2’가 떠안은 과제


입력 2021.03.06 14:30 수정 2021.03.06 14:31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꿈의 시청률 30% 넘기며 종영

트로트 오디션의 '원조'다운 화제성

공정성 의혹은 여전...진상위, 방통위에 전수조사 의뢰

ⓒTV조선 ⓒTV조선

‘미스트롯2’가 지난 4일 양지은을 최종 우승자(眞)로 선정하면서 경연을 마쳤다. 당초 트로트 프로그램의 범람으로 피로감이 높아진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20%가 넘는 시청률로 출발하면서 트로트 오디션의 ‘원조’다운 화제성을 입증했다. 물론 이 시청률에는 전작인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의 후광도 적잖이 영향을 미쳤지만 말이다.


방영 초기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화제성 면에서는 다소 뒤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런 분석이 나온 건 전 시즌의 임영웅, 송가인과 같은 독보적인 스타가 발견되지 않은 것과 연관이 있다. 이미 ‘미스트롯2’와 비슷한 형태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다수 생겨난 상황에서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견인해 줄 차별성은 보통 참가자에게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미스트롯2’는 꾸준히 시청률을 끌어올렸고, 닐슨코리아 기준 지난주인 2월 25일 방송에서 평균 시청률 30%를 넘겼다. 마지막 경연이었던 지난 4일은 31.448% 시청률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트로트 열풍’을 불러일으킨 원조답게, 식지 않은 트로트 오디션의 인기를 증명한 셈이다. 일각에선 ‘지겹다’ ‘한물갔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번 ‘미스트롯2’의 성공은 이런 평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다만 이 성공이 마냥 개운치만은 않게 느껴지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이 성공이 단순히 출연자와 프로그램 자체로 만든 화제성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프로그램의 화제성이 높아진 건 각종 ‘잡음’들이 큰 몫을 했다. 방송 전부터 불거졌던 논란들은, 회를 거듭할수록 몸집을 키웠고 또 다른 의혹으로 번져나가면서 ‘공정성’ 의혹을 부추겼다.


출연자의 과거사 논란을 시작으로 아동·청소년 출연진 가이드라인 위반, 심사위원의 심사평과 자격 논란, 경연의 공정성 의혹 등이 연이어 제기됐다. 특히 경연 막바지에 접어든 시점에서 문자 투표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한 지역 단체가 특정 후보에게 투표하도록 독려하는 문자 메시지를 주민들에게 보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가도 했다.


ⓒTV조선 ⓒTV조선

이에 앞서서는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진상규명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제작진이 경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은 ‘미스트롯2’에 출연했다가 탈락했다는 참가자들의 폭로를 바탕으로 “예심부터 선곡과 콘셉트, 의상 등 모두 제작진의 의견이 개입했고, 모든 시스템이 제작진의 승인 없이는 진행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이미 지원자 모집기간에 방송에 출연할 명단이 확정돼 있었다는 주장도 있었다.


‘미스트롯2’ 제작진은 진상규명위원회가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 ‘악성 허위 사실 유포’라고 주장했고 “근거 없는 사실과 무분별한 억측으로 프로그램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 심히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납득하지 못한 진상위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전수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방송은 마무리 됐지만, 여전히 논란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제작진은 “방통위 요청이 있을 시 필요한 모든 자료들을 제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논란들과 별개로 ‘연출 방향’이라는 또 다른 과제도 짊어지게 됐다. 학교 폭력(학폭) 논란에 휩싸인 진달래의 하차를 그렸던 과정이 대표적인 예다. 통상적으로 논란이 된 출연자에 대한 분량을 최소화한다. 최근 학폭 논란에 휩싸인 연예인들이 다수 프로그램에서 통편집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TV조선은 학폭 의혹을 인정한 진달래의 하차 과정을 자세히 묘사하면서 그를 위로하는 모습을 담아내 가해자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했다.


TV조선은 ‘미스트롯2’ 이후 또 트로트 오디션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높은 시청률을 보장하는 효자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의식한 자극적 연출은 분명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자타공인 ‘원조’의 품격을 지키려면, 자극적인 연출 보단 원조다운 차별성을 찾아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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