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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자들에게 윤석열 주장(검수완박은 부패완판) 물어보니…


입력 2021.03.06 05:00 수정 2021.03.06 10:27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사법제도 개선 막을 이유 없어…문제는 개악(改惡) 부작용"

"설익고 조급한 개혁 추진, 文정권 비리수사 방해 의도 의구심…피해는 국민, 혜택은 범죄자에게"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사의를 표명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전격 사의를 표명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유언처럼 남기고 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은 부패완판(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할 것이다)"에 대해 실제 법학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법조 관계자는 "권력형 범죄 수사는 각종 압력에 저항하기 위해 수사·기소권을 모두 가진 강력한 수사 주체가 전제돼야 한다"며 "수사 기관을 쪼개면 다수가 연루된 범죄는 일관된 수사가 이뤄질 수 없다"며 윤 전 총장의 의견에 공감했다.


그는 이어 "검찰의 공과를 면밀히 따지고, 형사사법제도를 올바른 방향으로 개혁해야 한다는데 누구도 반대하지 않지만 어설픈 개혁은 비극을 부른다"며 "국민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수사·기소의 일체 혹은 분리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어 한쪽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수사·기소가 분리된 미국도 마약과 반부패 범죄는 검찰이 수사한다. 경찰은 수가 굉장히 많다 보니 부패와 유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은 5년 이상, 공수처 논의는 25년 이상 오랜 논의를 거쳤지만 중수청은 1년도 안 됐다. 지금처럼 추진하다가는 개혁이 아닌 개악이 될 것"이라며 "준비도 검토도 없이 밀어붙이는 건 월성원전 등 검찰 수사를 방해해 정권의 비리를 숨기려는 의도로 보이고, 실제 그 의도대로라면 부정부패가 판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하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미현 연세대 로스쿨 교수는 "영국은 중대부패수사청(SFO) 설립 등 제도 개선에 앞서 3년에 걸친 연구조사를 시행했다. 제도 개선을 서두르다 허점이 발생하면 그 혜택은 고스란히 범죄자들이 누리게 될 것"이라며 "중대범죄 수사권 박탈 법안을 6월 안에 전광석화로 통과시키겠다고 호언하는 패기와 오만의 근거는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검찰개혁 강경파로 꼽히는 박주민 의원은 5일 언론인터뷰를 통해 "(중수청 추진에 있어) 인위적인 속도 조절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 의원은 "3월 중 발의, 6월 중 처리는 변함없느냐"는 질문에 "큰 틀에서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다만 "의견수렴하고 세부적으로 다듬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소요될지 이런 부분이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의 시점이 4월 보궐선거 이후로 미뤄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섣부르게 보궐선거 이후가 될 것이다, 아니다 말씀드리기가 좀 애매하다"며 "당내 여러 가지 의견이나 전문가 의견수렴을 해야 하고, 그 다음 부처들 간 협의 이런 것들이 어느 정도 속도로 진행될지 여기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특히 "수사와 기소의 분리, 또 수사권남용의 방지를 위한 여러 기관들의 상호견제시스템 구축, 이런 것들은 굉장히 오랫동안 논의돼 왔고 윤석열 총장 때문에 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윤석열 총장 사의가 이 논의를 진행시키는데 영향을 미치거나 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청사 앞에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들이 놓여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4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청사 앞에 윤 총장을 응원하는 화환들이 놓여있다.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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