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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폭설에 '꽉'막힌 도로, 주범은 전기차?


입력 2021.03.03 05:00 수정 2021.03.02 23:40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저온에서 배터리 소모량 급증…도로 한복판서 '방전사태'

충전 인프라 및 비상대책 미흡…'그래도' 전기차인 이유는?

지난 1일 강원도 전역에 폭설이 내리면서 동해고속도로에 차량이 줄지어 있다. ⓒ고속도로CCTV 캡쳐 지난 1일 강원도 전역에 폭설이 내리면서 동해고속도로에 차량이 줄지어 있다. ⓒ고속도로CCTV 캡쳐

지난 1일 강원 영동지방에 내린 기습 폭설로 차량 수백 대가 8시간가량 고립되는 등 수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은 가운데, 전기차가 정체현상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온에서 배터리 소모량이 급증한 전기차가 도로 한복판에서 방전되는 경우가 잇따르면서 제설작업 및 차량 흐름 회복에 차질을 빚었다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전문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사용자 '그랜***'은 "방전된 전기차를 견인하거나 긴급충전 서비스를 호출해야 하는데 정체 구간이라 무용지물이었다"며 "톨게이트 부근 등에서 멈추니 답이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사용자 '책읽***'은 "도리가 없다, 견인차를 불러야 하지만 폭설로 길이 막혀 견인차가 못 온다"며 "가뜩이나 전기 충전소도 먼데 이동식 충전 서비스도 못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기차에 탑재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겨울철에 효율이 대폭 떨어진다. 액체인 전해질 사이를 리튬 이온이 오가며 전기를 발생시키는데, 온도가 낮아지면 전해질이 굳거나 얼면서 저항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실제 테슬라 전기차 열풍을 일으킨 '모델 3'는 기온이 낮아지면 주행거리가 39.6% 줄어들고, 아우디폭스바겐의 순수 전기차 'e-트론'은 주행거리가 50%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일 강원 속초 미시령 도로에 차량들이 폭설에 갇혀있다. ⓒ뉴시스 지난 1일 강원 속초 미시령 도로에 차량들이 폭설에 갇혀있다. ⓒ뉴시스

설상가상으로 히터를 켜면 주행거리는 더욱 급감한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은 엔진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열을 난방에 활용하지만, 전기차는 난방에도 배터리 전력을 고스란히 소모하는 탓이다.


이처럼 때아닌 기습폭설로 추위에 취약하고 충전 인프라가 미흡한 전기차의 약점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번 폭설 사태가 전기차 확대의 중요성을 더욱 일깨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염물질 배출량이 적은 전기차 이용을 확대해 이번 폭설과 같은 이상기후 현상을 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전문가들은 최근 잦은 폭설과 극한의 추위, 널뛰기 날씨 등이 반복되는 원인으로 배기가스 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를 지목하고 있다. 북극의 이상고온 현상으로 제트기류의 힘이 약해지면서 북극 소용돌이가 중위도 지역까지 이동해 기습 한파와 폭설을 몰고 왔다는 설명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환경문제가 전 세계적 이슈로 확산 되면서 각 국에서는 수송부문 석유 의존도 개선과 온실가스 배출 억제를 위해 전기차 등 친환경차 이용 확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전기차 보급으로 대기오염 및 이상기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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