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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택지에 ‘광명·시흥’...주민 반발에 매번 좌초, 이번엔 다를까?


입력 2021.02.25 05:00 수정 2021.02.25 13:31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보금자리지구도 해제, 결국 6번째 3기 신도시로 선정

광명 “이전보다 호재 분위기, 주변 주택하락은 걱정”

입지 자체는 최고, 교통문제대책·주민동의가 관건

6번째 3기 신도시로 조성되는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가 24일 경기 광명시 가학산에서 보이고 있다. ⓒ뉴시스 6번째 3기 신도시로 조성되는 경기 시흥시 과림동 일대가 24일 경기 광명시 가학산에서 보이고 있다. ⓒ뉴시스

신도시 신규공공택지 1순위 후보로 거론돼왔던 ‘광명 시흥’ 지구가 결국 6번째 3기 신도시로 추가 선정됐다.


광명시 광명동, 옥길동, 시흥시 과림동, 무지내동 금이동 일원에 1271만㎡(383만평), 7만가구의 주택이 공급된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3기 신도시 중 최대 규모로, 서울 여의도 면적의 4.3배에 달한다.


광명 시흥은 주민 반발 등으로 매번 신규택지 지정이 좌초됐던 곳이다.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9만8000가구 규모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됐다가 2015년 해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광명 시흥 지구의 입지가 탁월해 경기 서남부 지역 주택공급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점, 예상보다 공급물량이 많다는 점 등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주민동의문제와 교통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24일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시흥 광명은 6번째 3기 신도시로서 서남권 발전의 거점이 되는 자족도시로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명 시흥은 서울 인근 서남부권의 주택공급과 권역별 균형을 감안하고 교통여건 등을 고려해 선정됐다.


앞서 지정된 3기 신도시는 남양주왕숙(동북권), 하남교산(동남권), 고양창릉(서북권), 부천대장·인천계양(서부권) 등이다.


광명 시흥은 서울 여의도에서 12㎞ 거리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안쪽에 위치하며, 서울시 경계에서 최단거리 1㎞로 서울 주택수요가 흡수 가능하다.


이미 서울 여의도·서울역, 구로·금천구 등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2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이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2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 브리핑에서 윤성원 국토교통부 1차관이 기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입지 자체는 최고라는 평가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소장은 “입지 자체로만 본다면 서울 서남권과 붙어있어 서울과 같은 생활권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이미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이라고 평가했다.


왕숙 3기 신도시를 뛰어 넘는 대규모 물량에 경기 서남부지역 주택공급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 소장은 “물량 자체도 대규모고 GTX-B 교통망 확충 등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넓은 지역에 걸쳐 택지를 지정했고 생각보다 물량이 많다”며 “당장 서울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되기는 어렵겠으나, 경기 서남부지역 주택공급으로는 충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입주시점이 이전 3기 신도시와 맞물리면 일시적으로 공급이 늘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3기 신도시 입주를 탄력적으로 조정하지 않으면, 연착륙이 아니라 경착륙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신규 택지지구 지정에 대한 주민들의 반발을 얼마나 잠재울 수 있느냐다. 광명시 광명동의 A공인 대표는 “도시가 통으로 개발되니 이전보다는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면서도 “도시 자체는 뜨니 좋지만 공급폭탄으로 주변지역 주택가격이 하락할텐데, 이해관계가 모두 다르니 반대하는 주민도 많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흥시 과림동의 B공인 관계자는 “광명시에 비해 시흥시는 개발호재가 많지 않고 입지도 떨어지는 편이라 대체로 주민들의 여론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요즘 지자체들은 베드타운보다는 산업단지를 선호한다. 그것도 유해물질이 나오는 제조업보다는 첨단산업을 유치하고 싶어하는 추세”라며 “광명 택지지구 같은 경우는 반기는 주민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광명 시흥지구는 지역 주민의 반발이 크다는 지적에 김규철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이곳은 과거 보금자리주택 사업이 추진됐다가 이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개별정비사업 등이 추진됐으나 잘 되지 못했다. 지역 주민대책위 차원에서 정부의 통합 개발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지자체와도 협의하면서 충분히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도시를 만들고 여러 제기된 문제를 풀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신규택지지구는 주민동의에 상관없이 공공주택특별법을 적용하면 강제로 수용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규정 소장은 “물론 정부차원에서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면 사업추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그러나 정부는 주민과의 원만한 합의로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대책안 ⓒ국토교통부 교통대책안 ⓒ국토교통부

한편 광명 시흥 지구에 대한 또다른 복병으로는 ‘교통 문제’가 있다. 시장에서는 현재도 광명에서 서울로 나가는 서부간선도로의 교통난이 심각한데, 수만명의 인구를 더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라고 우려한다.


정부는 서울 도심까지 20분대 접근이 가능토록 철도 중심 대중교통 체계를 구축해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1·2·7호선, 현재 건설·계획 중인 신안산선, GTX-B, 예타 중인제2경인선(구로차량기지 이전노선 포함) 등을 연결하는 철도 교통망이 구축된다.


이렇게 되면 여의도 20분, 서울역 25분(GTX 환승), 강남역 45분(2호선 환승) 등이 예상된다.

김희정 기자 (hjkim051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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